"남북경색 실마리 인도적 지원 재개서 찾아야"
"인도지원-정치상황 연계는 부시 행정부도 안 해"
"6.15행사 평양 개최 北 안경호 위원장과 공감"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 "남북 경색 해결의 실마리는 어쨌든 우리가 북측에 약속했던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는 데서 찾아야 합니다. 정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약속된 쌀과 비료 등을 보내줄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창립 2주년을 맞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남측위)의 백낙청 상임대표는 3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색국면은 (남북) 쌍방에 모두 손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백 대표는 "당장 지원을 못 받는 북측이 주로 손해 보는 것 같지만 한반도의 평화를 전제로 동아시아와 세계에서 능동적 역할을 찾아야 할 남측도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북측의 핵실험으로 우리가 얼마나 화났나', '북녘 동포들의 고생이 얼마나 가슴 아픈가' 하는 식의 단순논리로 접근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지원을 계속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점을 이해하더라도 인도적 지원을 정치 상황에 명시적으로 연계시키는 일은 미국의 부시 행정부도 안 한 일이었다"며 "북측은 북측대로 이산가족 관련 사업을 재개하고 기존의 다른 합의사항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우리 정부가 의지만 확고하다면 남북 적십자회담을 먼저 성사시키는 등 (남북 경색) 타개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6자회담이 다 잘되고 북.미 관계가 풀린 다음에야 움직이겠다는 안일한 자세로는 북측과 미국 측 모두로부터 업신여김을 받고 평생 강대국들에 끌려다니는 신세를 못 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올해 대통령 선거와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다소간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미리부터 휘둘릴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6.15공동선언의 실천 사업은 정치상황의 변화에 구애됨이 없이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지난해 12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위원장 회동과 관련, "방문 목적은 (남북 간) 손상된 협력관계를 회복하는 동시에 제반 정세에 대해 북측 안경호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하는 것이었다"면서 "정세를 보는 시각은 남북 간 끝까지 상당한 차이가 있었지만 양쪽이 서로 할 말을 충분히 하는 가운데 관계 복원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애초 지난해 10월 하순 남.북.해외 공동위원장회의가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북한 핵실험 후 남측위에서 연기를 요구한 바 있다.
백 대표는 30일 북측위의 올해 6.15 및 8.15 공동행사 등 제안에 대해 "6.15 기념행사를 평양에서 하자는 것은 지난번 평양 방문 때 안경호 위원장과 공감한 사항이고, 8.15축전을 남측에서 하자는 제안을 공식적으로 전달해오면 해외 측과 함께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6.15민족공동위 회의를 빠른 시일 안에 열자는 공감이 남북위원장 회동에서 이뤄졌고 해외 측도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개최 시기와 장소에 관해서는 절충할 게 남았는데 늦어도 3월 중에는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측위 창립 2주년 기념행사와 정기총회를 3월7일에 열 계획이라며 "6.15민족공동위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몇 차례의 공동행사를 치르면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남측위가 극도로 다양한 의견을 지닌 집단과 인사들로 구성됐음에도 조직이 깨지지 않고 결속력을 높여왔다는 점"도 성과로 꼽았다.
백 대표는 이어 "경험도 경륜도 부족한 사람이 갑자기 불려 나와 상임대표를 맡은 지 2년이 됐다"면서 "내게는 시련의 시간이자 매사에 배우고, 더러는 성취하는 보람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측위는 3월 정기총회를 통해 제2기를 출범시킬 계획이며 백 대표가 상임대표 직을 연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hanarmd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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