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초인이 신작 '선녀와 나무꾼'(작ㆍ연출 박정의)을 내달 2-11일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나무꾼이 지상에 내려와 목욕하던 선녀의 옷을 감춰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을 내용으로 하는 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브로 하되 가족이라는 허울 뒤에 감춰진 폭력을 되돌아보는 작품.
하늘과 땅이 왕래하던 옛날 옛적, 깊은 산 속에 늙은 어머니와 장성한 아들이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밤 산속에 총성이 울리고 사냥꾼들이 나타나 동물들을 마구 죽이고, 달아나던 사슴 한 마리가 노인의 치마폭에 숨어든다. 사냥꾼은 노인을 향해 총을 겨누고, 놀란 아들이 달려와 사냥꾼과 몸싸움을 하다 사냥꾼이 죽게 된다.
더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고자 길을 떠나던 중 노모는 목욕하는 선녀를 보게되고, 늦도록 장가를 못간 아들을 위해 선녀의 날개옷을 훔친다.
연극은 이후 선녀와 이들 모자가 한 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폭력을 그림으로써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 이기적인 폭력을 들춰낸다.
극은 연출가의 전작 '기차' '게르니카' 등과 마찬가지로 언어보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마임이스트 고재경이 나무꾼의 늙은 어미 역을 맡아 풍부한 움직임 연기를 보여주고, 나무꾼과 늙은 어미가 도망갈 때마다 조립식 움막을 해체해 옮기는 동작에서도 양식화된 움직임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음악 조선형, 무대 안태근, 의상 조혜정, 조명 콜린 딕, 출연 고재경 이상희 임해열 이종훈 이은성.
평일 8시(월 쉼), 토 4시ㆍ7시30분, 일 4시. 1만5천-2만원. ☎02-744-7304.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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