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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박정자 무대에서 '부상투혼'

연극 '신의 아그네스'


*사진설명 :중견 배우 박정자(65) ⓒ연합

중견 배우 박정자(65)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크게 다친 몸으로 무대에서 연기 투혼을 불살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저녁 정동극장에서 막이 오른 연극 '신의 아그네스'(원작 존 필미어, 연출 박정희).

베테랑 배우 박정자와 손숙이 같은 작품으로 15년 만에 한 무대에서 서서 화제를 모아서인지 극장은 일찌감치 360여 관객들로 꽉 들어찼다.

하지만 관객들은 공연 도중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미리암 수녀 역을 맡은 박정자가 공연 중간 대본으로 추정되는 종이를 들고 연기하는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

연기력으로 보나 무대 경험으로 보나 한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박정자가 공연 도중 대사를 못외워 대본을 본다는 것은 관객에게는 일종의 충격이었다.

의문은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때 정신과 의사 리빙스턴 박사 역을 한 손숙의 설명으로 풀렸다.

손숙은 "박정자씨가 어제 밤 크게 다쳐 오늘 공연을 못할 뻔 했는데, 공연 첫날부터 빠질 수 없다며 무대에 올라 투혼을 보여줬다"면서 "어찌됐건 미흡한 공연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제서야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뜨거운 박수로 박정자의 '부상 투혼'에 화답했다.

박정자는 개막 바로 전날인 8일 정동극장에서 마지막 연습을 마친 뒤 귀가하다 빙판길에 넘어지며 얼굴과 입 등에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입술과 입 안쪽 부위를 10바늘이나 꿰매고, 이마와 무릎 등에도 심각한 타박상을 입어 담당 의사가 공연 강행을 만류했을 정도.

하지만 박정자는 "공연에 빠지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진통제를 먹고 이날 무대에 섰다. 중간에 대사를 잊어버린 것은 진통제 복용의 여파였다.

이 연극 홍보를 맡은 플래너코리아 관계자는 "분장을 지우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해 공연을 못할 줄 알았다"면서 "박정자씨의 출연 의지가 워낙 확고해 앞으로도 공연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극은 내달 7일까지 계속된다.

 

(서울=연합뉴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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