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류의 위기, 한국영화의 위기와 MBC 100분 토론을 통해 ‘가요계 위기’가 대두될 만큼 대중문화계 전반에 걸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해였다.
빅뉴스에서는 올 2006년 대중문화계를 되돌아보고 대중문화산업계의 전반적인 현주소를 되짚어 보기 위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번 대중문화좌담회에는 문화평론가인 김헌식, 김원 그리고 본지의 변희재 대표가 참석했다.
▲전반적인 대중문화계의 문제점
변희재 대표(이하 변희재) : 한국의 대중문화가 현실적인 지표에서 떠나 있는 것 같다. 포털들도 여전히 대중문화 담론을 쥐고 있는 느낌이다. 두분이 느끼는 올 한해 한국 대중문화를 포괄적으로 되짚어 결산해 본다면?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 올한해 한국 대중문화는 한마디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무것도 되지 않은 한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시상식 폐지 소식만 보더라도 소위 힘있는 소속사들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당당히 밝힌 것은 기획사의 힘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드라마 시장도 ‘한류’, 특히 일본을 너무 의식해 제작되다 보니 일본에서도 흥행하지 못하고 국내에서도 흥행하지 못하는 현상을 보였고 영화도 마찬가지다. 결과가 없다는 것이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문제점이다. 또 국내 포털이 여전히 모든 대중문화 담론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 진다.
김원 문화평론가(이하 김원) : 드라마만 봐도 드라마의 주체성이 전혀 없다. ‘한류’라는 것이 준비기간 없이 운좋게 발생된 것이기 때문에 지속시킬만한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다. 사실 드라마 동영상이 전부일뿐 ‘한류’마케팅에 들어가는 자금에 비해 성과는 거의 없다.
가요 시상의 권위가 없어진 것도 결국 가요가 돈이 안되니까 시상식의 의미도 없어진 것이다. 주요 포털들이 영화와 드라마에 집중하는 현상은 결국 드라마와 영화가 돈이 된다는 결론인데 이마저도 갈피를 못잡고 우왕좌왕하다보니 양쪽다 잃어버린 결과라고 본다.
▲ 국내 가요시장에 관한 문제점
변희재 : 국내 음악분야의 문제점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수 있다. 그렇다고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들의 파이가 작아진 것은 아닐 텐데 음악시장의 문제점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김원 : 국내 가요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면 수준있는 대중음악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거품이 빠지면 많은 수익이 남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음악을 할 사람만 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이마저도 기대할수 없다. 음악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수준을 넘어서 장래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음악을 하면서 많이 벌지는 않더라도 노래하면서 살수 있는 환경이 없어져 버렸다.
김헌식 : 디지털 환경이라는 자체가 음반의 구매, 즉 직접적인 소비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음악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여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음반소비는 사실상 어렵다. 이러한 상황은 이전의 가요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디지털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전의 가요시장은 스타시스템에 의해 시장이 부풀려지고 한류등으로 한국의 대중음악이 호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모든 것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결국 환경과 체재가 변하면서 음악시장의 위기가 온 것이지 음악 자체의 위기는 아니다.
변희재 : 디지털 환경이 유가의 콘텐츠를 무가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주요 포털에도 유료로 제공되는 음악이 있지만 블로그나 미니홈피등을 통한 배경음악만 소비해도 음악을 굳이 구매하지 않게 되는 것 아닌가. 또한 검색을 통해 모든 음악을 들을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은 이제 포털에서 공짜로 듣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디지털 환경에서 유통구조를 개선한다면 음악시장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보는가
김헌식 : 디지털 환경의 음악유통구조에서 포털이 블로그등에 음악을 띄울수 있도록 한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구조다. 물론 제일 처음 음원을 구매하는 사람은 구매자에 속하지만 곧이어 수많은 펌질과 즐겨찾기로 인해 유료로서의 콘텐츠는 사라진다. 블로그나 미니홈피 몇 개만 즐겨찾기 해 놓으면 음악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이러한 환경은 저작권문제를 아무리 철저하게 관리한다해도 포털의 환경에서는 음악을 소비할 수 없게 된다.
김원 : 블로그나 검색을 통하면 마치 수많은 컴필레이션 음반을 듣는 것 같다. 포털의 경우 구하기도 어려운 음악들도 블로그를 통해 쉽게 들을 수 있을 정도다. 가끔 전문가적 수준으로 정리된 음악블로그들도 눈에 띄는데 사실 구매보다 ‘펌질’이 쉬우니까 퍼오는거 아니겠는가
* 다음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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