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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고건 전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종합)

지난 10일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뒤 침묵을 지키던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낮은 국정 지지도,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보수진영의 비판 등에 대해 직설적인 어휘로 속내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50여명이 참석한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민주평통) 상임위원회 회의에 참석, 20분으로 예정된 발언 시간을 50분이나 넘겨가며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풀어냈다.

노 대통령은 70여분 동안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때로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목소리를 한껏 높이기도 하고 탁자를 치기도 하는 등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b>◆"고건 전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b>

노무현 대통령은 대권주자 중의 한 명인 고건 전 총리에 대해 서로 다른 이념적 성향을 가진 각계각층을 포용하고자 기용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사였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우선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북정책 협의체제, 소위 각계각층의 대표적 지도자들 또는 원로들을 모아 놓으면 서로 통화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좌우대립을 너무 심하게 겪었고 전쟁까지 치르고 독재라는 세월을 거치는 동안 식민지 좌우대결, 군사독재, 이렇게 하는 동안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게 돼버렸다"며 "개념이 달라서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는다. 말을 다르게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것 한번 해보자고 맨 처음에 고건 총리를 기용했다"며 "고건 총리가 다리가 되어 그 쪽하고 나하고 가까워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그랬는데 오히려 저하고 저희 정부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 왕따가 되는 그런 체제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간에 선 사람이 양쪽을 끌어당기질 못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그런 결과가 되기도 한다"며 "(고건 총리는) 하여튼 실패한 인사다. 결과적으로 실패해 버린 인사다"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링컨 대통령의 포용 인사가 제가 김근태씨나 정동영씨를 내각에 기용한 그 정도하고 비슷한 수준"이라며 "링컨 대통령이 포용인사했다고 하는데, 저는 비슷하게 하고도 인사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사니까 힘들다"고 말했다. "링컨 흉내 좀 낼려고 (포용인사)해 봤는데 그게 잘 안 됐고 재미가 별로 없다"는 고백이다.

<b>◆"아내가 신문 보라고 해서 이틀에 한번씩 말다툼"</b>

노 대통령은 또 "요즘 제가 아내하고 이틀에 한번씩 말다툼한다. 저더러 아내가 신문을 보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신문 보고 나서 참모하고 대화를 하면 자꾸 엇나가는데 결국 제가 (신문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며 "그래서 보고를 먼저 받고 그 다음에 신문은 구문으로 다시 참고삼아 정리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럴 때 제 판단에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는 것만 받아먹을 수 있고 시민들의 폭넓은 다양한 정보는 차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서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정부가 실시간으로 정리해 보고서를 쓰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에 관련된 기사로서 그 말이 맞다, 사실도 맞고 의견이 맞을 때는 정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다음에 잘못된 것은 전부 고친다. 언제까지 시행령을 고치겠다, 이것은 법을 고쳐야 하니까 입법하겠다, 예산 조치하겠다, 우리가 처분으로 알아서 하겠다는 보고서를 쓰게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틀린 보도는 대강은 그냥 넘어가고, 좀 심하고 명맥한 것은 반드시 정정보도 요청하고 정정요청하고 듣지 않으면 정정보도 신청을 내고 신청해서 안 되면 청구까지 간다"며 "개인이 혼자 이 신문, 저 신문 뒤적이는 것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완벽하다"고 말했다.

<b>◆"원칙 없는 정부로 인식돼 슬프다"</b>

노무현 대통령은 "제가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 원칙인데 지금 국민들한테 원칙없는 정부로 인식되고 있어 슬프다"고 말했다.

또 "신뢰를 우리 사회적 가치의 최상의 가치로 본다고 얘기하고 다녔는데 정책 신뢰성이 계속 문제가 되니 이 또한 부끄러운 일"이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일관성도 신뢰라는 것과 사실은 비슷하게 맞붙어 있는 것이고 국민적 합의 등등 이런 것인데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소위 원칙들이, 참여정부 최대의 목표가 지금 이렇게 지적받고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좀 더 노력하겠다. 좀더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숙제다"라고 말한 뒤 "저는 결코 승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승복하지 않지만 아니라고 증명할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고향 친구, 학교 동창들은 저 대통령 만들려고 다니면서 친구들한테 표 찍으라고 했는제 지금 몰려 가지고 박살이 나고 있으니까 고향 친구들 만나기가 제일 미안하다"며 "이 친구들은 술자리 가서 괴롭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애로사항은 있지만 그 사람들 체면보다 더 큰게 국가의 미래라고 생각해서 그냥 그렇게 싸잡아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이가 잘한다 못한다 말 많고 이것은 왜 이랬냐 (그러는데) 그게 다 시어머니가 앉아서 며느리 밥상 차려 오는데 (잔소리 하는 것인데), 잔소리 하려면 잔소리할 거리가 없겠나. 그만 대강 봐서 그렇게 멍청한 것 같지는 않지 않나"라는 말도 했다.

이어 "국가 잘 되게 원칙대로 하는 것 말고는 다른 할 일도 없고 할 방법도 없는데 영 멍청하지 않으면 기왕에 뽑아 놨는데 국방, 외교, 통일 이것 다 저한테 맡겨줘라, 여러분이 이렇게 말 좀 한번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b>◆"장가 빨리 보내는 제도 개발 중"</b>

노 대통령은 국방개혁 2020이 군 인력을 줄이고 무기를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장가 빨리 보내는 정책, 이런 제도도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도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방개혁 2020은 돈 특별히 더 드는 것 없고 인력을 50만명으로 줄이는 것"이라며 "요새 아이들도 많이 안 낳는데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 그동안에 열심히 활동하고 장가를 일찍 보내야 아이를 일찍 낳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든 사회 제도를 장가 일찍 가고 시집 일찍 가는 제도로 전부 바꿔줘야 한다"며 "결혼 빨리 하게 하는 제도, 직장에 빨리 갈 수 있게 하는 제도 이런 제도로 전부 다 바꿔주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다 지체된다"고 지적했다.

국방개혁을 통해 군 인력을 줄이는 것과 관련, 노 대통령은 "북한하고만 싸우려면 지상전이 많을 수도 있으니까 떼거리가 많은 게 제일 좋은 것이지만 우리 안보를 전방위 안보로 생각한다면 떼로 안 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사람 밥 먹이고 옷 입히고 막사 짓고 사람한테 들어가는 것 다 아끼고 아주 성능 좋은 무기를 개발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국방개혁이란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b>◆"내가 대한민국 군대 더 나쁘게 한 것이 뭐가 있나"</b>

아울러 "대한민국 군대, 노무현 대통령이 더 나쁘게 한 것이 뭐가 있냐"며 "군 인사, 장성 인사 몇 번씩이나 했는데 신문에 한줄도 쓸 것이 없다. 요새 신문기자들 쓸 것이 없어서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행기를 1조4000억원 짜리 공중 조기경보 통제기인가 그것을 사는데 부패니 뒷거래니 한 마디도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군 안에서 자살사고, 총기사고 많이 났는데 아주 노력해서 빨리 고치겠다"며 "지금 군 인사, 군수조달, 군내 예산 집행의 투명성, 이런 것들은 대폭 달라졌다. 병영생활 문화도 아주 빠르게 개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금 민자유치해 막사 전부 다 지어서 고치고 전역 군인들 취업도 평등권 문제 걸리기 ??문에 애로가 있지만 전역 군인들 취업하는 것도 대책을 세워줘야 군 구조를 개선할 것 아닌가"라며 "지금 전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사회개혁도 제가 하는 게 좀 빠른가보다. 전부 어지럽다고 한다"며 "그래서 국방부 문민화까지 한꺼번에 해치우면 곤란할 것 같아서 문민화는 다음에 하자. 장관 임명하는 것만 하면 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b>◆"김정일 '멀쩡할 걸' 하면 그날로 박살나는 것"</b>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둘러싼 이념 논쟁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노 대통령은 "장관 지명해 국회 청문회 보내면 6.25가 남침이오, 북침이오 묻는데 (이건) 내가 6.25 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 모르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할만한 사고력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전제가 붙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참 억울하다. 저는 제정신이다"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지금 한국을 향해서 도발적 행위를 한다는 것은 바로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저희더러 사상 검증을 하는 것"이라며 이재정 통일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6.25가 남침이냐, 북침이냐라는 질문이 나온 것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김정일 위원장이) 저 죽을 짓까지 무릅쓸 만큼 돌아버린 거냐, 이것까지 우리는 합의를 못 이루고 있다"며 "저 사람 제정신 맞아, 어떤 사람은 설마 제정신이겠지, 어떤 사람은 걔 완전히 돌았어 이런 건데 그래서 '멀쩡할 걸' 그러면 그날로 박살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쟁을 안나게 하는 억지력의 판단 기준이 정상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할거냐, 돌아버린 사람을 기준으로 할거냐(인데) 이 문제를 가지고 우리 한국이 얼마만큼 심각하게 싸우고 있는지 아나"라고 반문했다.

<b>◆"왜 국민 겁주지 않았냐며 얼마나 구박을 주는지…"</b>

노 대통령은 "우리는 안보도 좀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며 "조용하게 안보하면 되는데 정부가 안보, 안보하고 나팔을 계속 불어야 안심이 되는 국민의식, 이것이 정말 참 힘들다"는 고백도 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예로 들며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중략) 한국으로 그 미사일이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 않느냐"며 "그날 큰일이 나는 것이 아닌데 정부가 나서서 국민 여러분, 미사일을 쐈습니다, 라면 사십시오, 방독면 챙기십시오, 이것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아침에 보고를 받고 긴급히 안보상임회의를 소집하자고 했는데 하지 맙시다, 그래서 11시에 한번 모이자, 관계장관 간담회로 하자고 했다"며 "새벽 5시에 모이나 저녁 11시에 모이나 그 일 처리에는 아무 차이도 없는데 왜 북 치고 장구 치고 국민한테 겁주지 않았냐며 나를 얼마나 구박을 주는지.."라고 말했다.

<b>◆"노무현 하는 것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것 아니겠나"</b>

노 대통령은 전직 국방장관들이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를 반대한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전쟁과 유사시에 전작권도 없는 사람이, 어느 시설에 폭격할 것인지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나라가 중국과 북한한테 무슨 할말이 있나"라며 "이것(전작권)은 외교상 실리에 매우 중요한 문제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유사시가 없을 거니까 그런 걱정 할 것이 뭐가 있냐 그럴 바에야 전작권이 있기는 왜 있어야 하나"라며 "몰라서 딴소리하는 건지, 알고도 딴소리하는 건지 모르지만 나는 그분들이 외교안보의 기본원리조차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명색이 국방장관을 지낸 사람들이 북한문제, 북한의 유사시에 한-중 간에 긴밀한 관계가 생긴다는 사실을 모를리 있었겠나"며 "그런데 알면서 전작권 환수를 지금까지 할 엄두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을까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모든 것이 노무현 하는 것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흔들어라 이거지요. 흔들어라.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 그래서 그렇게 됐다"고 지적했다.

권성희기자 shkwo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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