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세 번째 태블릿PC’ 본체 조작 의혹 문제
박영수 특검의 이규철 특검보는 장시호 씨가 제출했다는, 최순실 씨의 것이라고 하는 ‘세번째 태블릿PC’(SM-T815 골드모델)을 2017년 1월 11일에 기자들 앞에서 공개했다.
헌데, ‘세번째 태블릿PC’가 과연 최순실 씨의 것이 맞는지 역시 또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첫째, ‘최순실 씨는 태블릿PC를 사용하지 않는다’거나 ‘최순실 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것을 못봤다’는 다섯명의 증언 문제.
‘세번째 태블릿PC’가 최순실 씨의 것이 맞다면 최순실 씨는 JTBC 의 ‘첫번째 태블릿PC’ 포함해 수년동안 늘 태블릿PC를 끼고 다녔다는데, 어떻게 이걸 봤다는 실명 지인은 하나도 없는가.
장시호 씨가 어떤 면에서 기존 증언을 뒤집기는 했지만, 장 씨의 태블릿PC 제출 취지는 최 씨가 맡긴 짐에 태블릿PC 가 섞여있더라는 것이지, 사용 목격 관련 증언을 직접적으로 뒤집었다고 보기는 어렵기도 하다.
둘째, ‘무결성’ 문제가 어떻게 정리됐는지 여전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
최순실 씨 본인도 아니고, 다른 사람인 장시호 씨가 장기간 보관하고 있었던 기기의 ‘무결성’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나.
장시호 씨는 여러 언론에 보도된 것과 같이 구속기간을 줄이고 형량을 줄이려는 유인을 갖고 있다. 장시호 씨가 자신의 아이를 빨리 보고 싶어 한다는 기사도 여럿 나왔다. 장시호 씨가 고영태 씨와 연분이 있다는 기사도 나온 바 있다. 이런 인사가 제출한 기기가 ‘무결성’을 갖고 있다고 그대로 믿으라는건가.
셋째, 검찰 압수수색 때는 발견하지 못하고 이제야 찾았다는 것 자체가 작위적인 문제.
태블릿PC 는 장시호 씨 집에는 없었고, 다른 장소에 있었다고 한다. 글쎄, 검찰 압수수색이라는게 원래 이런 수준 밖에 안되었던가.
넷째, 태블릿PC를 누가 개통했고, 누가 요금을 납부했는지 공개하지 않는 문제.
이거 수사협조 공문 보내면 하루만에 답이 온다. 앞서 김한수 전 행정관 태블릿PC 의 경우를 보라. 기자회견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박영수 특검은 개통자가 누군지 알면서도 얘기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통자가 최순실 씨가 아님은 확실해 보인다.
다섯째, 위치추적 정보를 조사하지 않은 문제.
앞서 JTBC 의 ‘첫번째 태블릿PC’와 관련해서는 무던히도 강조했던 사항 아닌가. 이규철 특검보는 이에 대해선 아예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섯째, 특검이 밝힌 최 씨의 사용기간과 태블릿PC 출고일자가 맞지 않는 문제.
특검은 해당 태블릿PC를 2015년 7월부터 사용됐다고 했지만, 해당 태블릿PC 는 실제로 8월 중순 이후에야 출시된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밝혔다.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태블릿PC를 어떻게 쓸 수 있나. 태블릿PC 뒤에 붙어있는 양산품 스티커로 봤을 때 시제품일 가능성도 없다.
일곱째, 제조일자와 제품번호를 공개하지 않는 문제.
특검은 해당 태블릿PC 가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사용됐다고 하는데, 이거랑 모순이 있는지 없는지 태블릿PC 제조일자, 제품번호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음에도 물론 특검은 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여덟째, 이메일 사용흔적과 태블릿PC 사용흔적이 동일한 것이냐는 문제.
검찰은 이메일 사용흔적을 기초로 2016년 7월부터 11월까지 해당 태블릿PC 가 사용된 것이라는데, 옛날 이메일은 그냥 ‘불러오기’ 하면 그만이다. 2017년에 새 컴퓨터를 구입하고 2010년 이메일 자료도 다 ‘불러오기’ 하면 그 컴퓨터는 2010년부터 사용한 것이 되는가.
아홉째, 정유라의 사진과 승마장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 문제.
JTBC 가 언급한 최순실 씨의 익명 지인들에 따르면, 최 씨는 태블릿PC를 맨날 들고다니면서 승마장 사진과 정유라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물론 ‘첫번째 태블릿PC’에 그런 사진은 없다. 그렇다면 ‘세번째 태블릿PC’에라도 이것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맨날 들고 다니면서 사진촬영을 했다는데 말이다. ‘세번째 태블릿PC’는 전화기능도 있으므로 승마장 사진과 정유라 사진은 더더욱 있어야 한다.
물론 ‘세번째 태블릿PC’에도 그런 사진은 없어 보인다. 있다면 특검이 이를 언급하지 않거나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JTBC 에서 내세운 익명 지인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번 ‘세번째 태블릿PC’가 조작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세번째 태블릿PC’에도 승마장 사진과 정유라 사진이 없는 것이라면 JTBC 의 익명 지인들이 조작의 산물일가능성이 높아진다.
열째, 특검이 이런 의혹이 제기된지 20일 동안 반박을 못하고 침묵을 하고 있다는 문제.
JTBC 랑 비슷한 행태다. 6일 동안 디지털포렌식 등 첨단수사를 했단다. 그런데, 수사의 기초인 개통자와 개통날짜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세번째 태블릿PC’는 사실 ‘첫번째 태블릿PC’ 관련 국민적 의혹을 잠재운다는 목적과 관계되어 있다. 정말 완벽한 증거를 들이밀어도 모자랄 판에 기자회견 첫날부터 지적을 당하고, 20일 동안 반박을 못한다? 이규철 특검보는 분명 최 씨의 태블릿PC 임을 2만% 확신한다고 했다.
고작 이런 수준에 불과한게 대한민국 수사기관인가?
JTBC 는 손용석 팀장이 ‘첫번째 태블릿PC’와 관련 공개했던 입수경위가 왜 심수미 기자가 제시한 입수경위와 맞지 않는지 당장 해명해야 한다.
그리고, 특검은 ‘세번째 태블릿PC’와 관련 의문사항을 해소하고 직권남용을 한 것으로 보이는 김한수 전 행정관을 당장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
[논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 조작의 당사자들을 제외한, JTBC 관계자와 검찰 관계자, 특검 관계자는 왜 각각 태블릿PC를 최순실 씨의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가. 분업화의 함정에 빠져있을 공산이 커보인다. JTBC 측은 태블릿PC 가 최순실 씨의 것이라는 자신들의 독자적 증거에는 완전히 확신을 못가질 수 있다. 검찰도 자신들의 독자적인 증거에는 완전히 확신을 못가질 수 있다. 특검도 자신들의 독자적 증거에는 완전히 확신을 못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각각 자신들의 독자적인 증거에 대해서는 확신을 못가지면서도, 왜 최순실 씨의 태블릿PC 라고 다들 굳게 믿고 있다는 말인가. 여기서 JTBC 측은 검찰이 최순실 씨의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강력하게 믿고 있다. 검찰이 설마 틀리겠냐는 생각에 JTBC 측은 자신들의 독자적 증거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사소하게 보이거나, 약한 증거도 더 강력하게 보일 수 있다. 물론, 검찰은 오히려 이 반대일 수가 있다. 더구나 대통령이 사과를 했잖은가. 특검의 경우는 ‘세번째 태블릿PC’의 문제는 이미 파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특검이 ‘첫번째 태블릿PC’와 관련 JTBC 와 검찰이 엉터리 결론을 내놓은게 절대 아니라고 믿고 있다면, 지금 ‘세번째 태블릿PC’의 문제는 사소해보일 것이다. 또 일단은 삼성 수사가 중요한게 아니겠는가. 결정적으로, JTBC 와 검찰, 특검은 이미 여론을 뒤집어 놨고 호랑이 등에 탄 셈이다.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어마어마한 상황이 펼쳐진다. 빨리 대통령 탄핵이나 시켜야지, 그런 상상하기도 무서운 생각을 할 틈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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