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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인혁당 사과’ 역사무지라고?...JTBC, “목적 없는 방송이었다”

‘AOA 역사무지’와 엮은 방송 의도 묻자 직접적인 답변 회피하면서 “팩트오류 없다” 주장 반복

인기 걸그룹 AOA멤버의 역사 무지에 대한 논란 속에 정치인들의 역사무지를 기획하고 이를 방송으로 구성, 보도한 ‘JTBC 정치부회의’가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부터 권고 처분을 받았다.

지난 5월 19일 해당 방송은 “그룹 AOA의 설현과 지민의 '역사 무지' 논란이 여전히 거세다…오늘 연예계에서 벌어진 이 일을 정치권에 한 번 접목을 해볼까한다”며 일부 정치인들의 과거 발언 영상을 편집해 보도했다. JTBC는 ‘정치부회의’를 ‘뉴스’ 카테고리에 넣어 보도프로그램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 사례로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당시 인혁당 사건 사과에 대한 입장을 물은 라디오인터뷰 내용을 꼽았다. 인터뷰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는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또 어떤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답을 제가 한번 한 적이 있습니다”라 답했고, 기자는 이를 “인혁당 사건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와 무죄의 두 판결이 나와서 사과할 의사가 없다, 라는 뜻”이라 해석했다.

기자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 인터뷰 시점 이전 이미 사법부의 재심으로 ‘무죄’가 선고됐음에도 박근혜 당시 후보가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몰랐거나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JTBC, AOA 멤버 역사 무지와 박 대통령 인혁당 역사 인식은 동급이다?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열린 의견진술 자리에는 정치부회의 진행자 이상복 JTBC 보도국 정치2부장이 출석했다.

이 부장은 방송에 대해 “어떤 발언이 논란이 됐고 실체적 진실을 살펴보는 것”이었다면서도 논란을 불렀던 정치인들의 발언 자체가 초점이었다는 애매모호한 설명을 했다. 또,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인혁당 사건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가 당시 이뤄졌다는 팩트에 대해, 이 부장은 “당사자의 사과는 논란을 뒷받침하는 팩트”라고 말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아직 논란 중인 것으로 보고 있는 속내를 비쳤다.

함귀용 심의위원은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한 일부 연예인들의 행태와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인혁당 사과’에 대한 입장이 동일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이에, 이 부장은 “한 개인이 도덕적으로 문제 있거나 무지한가가 아니라, 이런 정치인들의 발언이 논란을 빚은 사례들을 소개한 것”이라며 “단순 병렬은 아니다”라 답했다.

함귀용 위원은 다시, “박정희 대통령 통치 시절 불행한 사건에 대해 사과하라는 요구에 대해 사과를 했다. 그게 인혁당에 관련된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인식이다. 그런데 연예인의 발언을 주제로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다는 식으로 해 버리면 박근혜 대통령이 인혁당에 대해 역사적으로 무지하다고 (시청자들은) 볼 수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인터뷰 발언 이 후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이뤄졌으므로, 전체가 아닌 일부를 보도한 데 따른 시청자 오인을 짚은 것이다.

그러나 이 부장은 ‘단순한 정치권의 논란 발언 나열’ 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무식하다거나 비아냥댄 것은 정말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해, JTBC 입장만을 강하게 피력했다. 또, “당사자가 논란 당시의 입장과 반대되는 입장을 얘기했다면 당연히 설명해야 하나, 사과는 논란에 더해지는 팩트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했던 것이다”라 덧붙였다.

하남신 심의위원은 “모든 프로그램에는 데스크의 기획 의도가 있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했느냐”고 물었다.

의도성 짙은 기획 해놓고 한사코 ‘의도’ 없다는 JTBC…오죽하면 방심위원 “아무 생각 없이 방송하나?” 질타

이 부장은 “기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팩트 위주로 발언하고, 의도를 가지지 않는다. 의도로 비쳐질 수 있겠지만 특정한 목적을 정해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방송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남신 위원은 “비유에도 격이 있다”면서, “안중근 의사를 못 알아본 한 연예인의 역사무지를 정치인의 착각과 동일선상에서 비유한 기획의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도가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피해가 크다. 그만큼 보도나 방송에서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받아들여지는 방송의 의도는 정치폄하, 정치불신이다”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하남신 위원의 발언에 동감한다면서도 ‘의도’ 발언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남신 위원과 다소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부장은 “저희 프로는 예를 들어, 오늘 사드 논란이면 사드 관련 내용을 한다. 격이 맞거나 하는 부분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특정인을 모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 날의 이슈를 가지고 풀어낸 것이지, 목적을 가지고 (특정인을) 비하하거나 이데올로기를 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의도’성을 지나치게 부인한 나머지 심의위원으로부터 “아무 생각 없이 방송하느냐?”는 비판을 들었다.

이 부장은 하남신 위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도 역사 관련 논란이 많았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생각한다”는 수준으로 답해, ‘강변’이라는 질타를 부르기도 했다.

반면, 야권추천 심의위원들은 JTBC 옹호에 바빴다. 특히, 윤훈열 심의위원은 방송 내용에 대한 본인의 심의 없이, 이 부장의 발언을 반복 설명하면서 여타 심의위원들을 설득하려 했다.

윤훈열 위원은 ‘어떤 발언이 논란이 됐고 실체적 진실을 살펴보는 것’이라는 이 부장의 설명이 있었음에도 “(발언 내용의) 옳고 그름에 대한 것이 초점이 아니었다”고 다소 상충되는 발언으로 JTBC측을 변호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의견진술 차 참석한 채널A관계자는 문제성 발언을 낸 특정 패널을 출연정지시켰다면서 심의위원들의 선처를 호소해, JTBC 심의와 대조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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