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미디어워치 (국내언론)


배너

[2015 연말기획] 방송사 토론프로그램 제 역할 했나?

쟁점 사안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이해의 장’ 외면…황근 선문대 교수, “안전한 주제와 흥미 지향이 프로그램 질 낮춰”

KBS·MBC·JTBC 가 올 한해 방송했던 토론 프로그램들을 살펴본 결과,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치는 뉴스 프로그램의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 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토론 프로그램은 ‘토론’의 형식으로 사실이나 사건들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깊이 있는 의견을 대중에게 전달해 특정 논제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으로 논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토론 프로그램이 수익성을 고려해 주로 심야 시간대에 편성되는 데다, 종합편성채널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출연해 거의 하루 종일 ‘토론’에 가까운 해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 같은 토론 프로그램이 나름의 매력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MBC <100분토론>은 2015년 한 해 동안 주제와 패널이 중복 구성되는 특징을 보였다. ‘국회법 개정안’ ‘교과서 국정화’ ‘민중총궐기’ 등 사회적 이슈와 정부 정책에 따른 파생적 상황이 발생하는 논제로, 2~3회 정도 연관주제를 상정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주제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패널 역시, 기본적으로 찬반 2+2 구조로 토론 진행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한 해 총 200여명의 패널 중 40여명은 2회 이상 출연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패널의 20%가 2회 이상 중복 출연했으며, 특히, 김진 논설위원은 2개월에 한번 꼴인 총 7회 패널로 참석해 100분 토론 전체 방송은 물론, 타 방송사 프로그램 중복 출연 패널에 비해 압도적인 횟수를 기록했다.

주제와 패널의 중복 구성이 깊이감을 더할 수는 있으나 다양성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100분토론>이 그나마 사회적 이슈와 정부 정책을 골고루 주제로 설정한 데 반해, KBS <심야토론>과 JTBC <밤샘토론>은 정부 정책으로만 올 한해 토론 주제가 설정됐다.



토론 프로그램 짓누르는 ‘형평의 원칙’의 명과 암, 공영방송 토론프로가 재미없는 이유?

<심야토론>의 경우 이 때문에 정부 정책에 대한 찬반 토론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는데, 시청자 게시판에는 거의 매회 패널들의 토론에 임하는 태도와 비논리성이 불만사항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패널들의 주장에 대한 논리와 근거가 부실하고, 상대방 의견은 듣지 않은 채 본인의 이야기에 목소리를 높이며 ‘논쟁’으로 방송이 마무리되거나, 방청객과 비교될 정도로 불량한 자세 등이 지적되는 등 토론의 내용보다는 패널들의 태도를 거론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함께, 토론 주제와 무관해 보이는 발언을 하며 정치색을 드러내는 패널들과 이를 제지하지 못하는 사회자에 대한 비판은 KBS의 공정성 논란에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심야토론>에서는 노동문제 관련 주제가 올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다뤄졌는데, ‘청년실업률 사상 최고, 대책은 없나?(3/27)’ ‘최저임금, 적정선은 얼마인가?(5/1)’ ‘임금피크제, 해법은 무엇인가?(7/17)’ ‘[특집] 일자리 대토론, 청년의 물음에 답하다(8/7)’ ‘노동개혁, 대타협 가능한가? (8/28)’ ‘시한 넘긴 노동개혁, 해법은 없나?(9/11)’ 등 총 6건이 적절한 시기에 주제로 선정됐다.

최근 좌편향 색을 뚜렷이 하고 있는 JTBC <밤샘토론>의 경우,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 브리핑 이후 토론이 시작되고 대학생 방청객이 스튜디오에서 패널들에 대한 현장 공감도를 조사한다. 프로그램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사실상, 친정부 성향의 패널들은 상대 패널들과의 ‘의견 교류’ 보다는 방청객들을 설득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다.

이 같은 3사의 토론 프로그램에 대해 황근 선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법률상 지나치게 형평성과 균형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주제와 패널이 중복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반드시 양쪽의 의견을 다루어야 하는 ‘형평의 원칙’ 이 방송에 적용되자, 중요한 사회의제를 다루지 않으려 하는 경향을 보여 결국 이 원칙이 폐지됐다는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이어, 정부가 하려고 하는 ‘무언가’를 주제로 하면 이런 것으로 시비를 걸기 힘들고, 패널 역시 일방적으로 한 쪽이 우세하면 균형감이 떨어져 공정성을 위반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방송국 입장에서는 주제와 패널을 선정하는 데 있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지나치게 강조되는 ‘형평성’ 때문에 주제와 패널들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한편, JTBC <밤샘토론>의 좌편향성에 대해서는 “JTBC의 경우 뉴스도 균형적으로 가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그나마 재미를 느끼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황 교수는 “시청자들의 재미를 자극해 시청률은 높일 수 있겠지만, 지상파에 비해 편향된 관점으로 ‘흥미 유발’을 지향하는 것이야말로 언론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비판적 견해를 내기도 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