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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편파판정, 송영길의 인천시청 과욕이 원흉

이시영, 복싱인, 인천시민 모두가 피해자 될 수도


배우 겸 복서 이시영(31·인천시청)이 편파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이시영은 24일 충주실내체육관서 열린 복싱 여자 48Kg급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다솜(19·수원태풍체)을 22-20 판정으로 꺾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수많은 누리꾼들은 이시영이 경기 내용 면에서 뒤졌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김다솜 소속 수원태풍무에타이체육관은 “편파 판정으로 태극마크를 빼앗겼다”며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에 정식으로 항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었다. 이에 부담을 느꼈는지, 김다솜 측은 항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복싱연맹은 “아마추어 복싱은 정확한 기술에 의한 타격이 중요하다”면서 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경기 주심이었던 대천체육관 조종득 관장도 연합뉴스에 “유효타는 이시영이 많았다. 이시영이 맞은 펀치의 상당수는 오픈블로우 반칙이었다”고 해명했다.

국제채점 기준, 점차 체중실린 강타만 인정하는 프로권투 스타일로 변화

그러나 실제 이시영과 김다솜의 경기와 국제기준의 채점 기준을 살펴보면, 복싱연맹의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아마복싱 대표팀은 2007년 시카고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6년만에 노메달의 수모를 겪는다. 당시 연합뉴스의 기사를 보면 라이트급 32강 전에서 패배한 김정원 선수의 “국내대회에서는 국내 룰 따르다가 국제대회에서는 국제 룰을 따르려니까 너무 힘드네요"라는 발언이 인용되어있다. 연합뉴스는 이렇게 해설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국내외 판정은 기준이 크게 달랐다. 대표적인 것이 물러서며 내던지는 잽을 점수로 인정하느냐 여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선 국내 선수들이 자주 구사하는 이 펀치를 전혀 점수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복부에 빗맞은 펀치나 가드 위로 던지는 펀치도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한국 복서들이 자주 구사하는 잽 연타가 아니라 힘이 실린 정타에만 점수를 주고 있었다. 한방을 때려도 제대로 때리라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 선수, 코치들은 "사실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도 마찬가지였다"며 "국제대회 룰이 힘이 실린 정타 위주로 바뀐 지 오래됐는데도 한국만 유독 옛날 방식의 판정을 고집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마복싱의 채점기준이 바뀐 데에는 대한민국의 역할도 컸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밴텀급의 변정일이 불가리아의 흐리스토프에 억울한 판정패를 당하고, 반면 라이트미들급의 박시헌은 정반대로 세계 최고의 복서 로이존스에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승을 거두는 등, 판정시비로 얼룩졌다. 그러자 세계아마복싱연맹은 기존의 라운드 당 20점 만점의 주관식 채점에서, 펀치 한방, 한방을 계산하는 컴퓨터 방식 채점을 도입한다.

이 방식이 도입되자, 아마복싱은 프로복싱과 거리가 멀어지며, 톡톡 치기만 해도 점수가 올라가는 펜싱복싱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아마복싱의 인기도 크게 하락한다. 그러자 2000년 초반부터 세계아마복싱은 점차 1988년 서울올림픽 이전의 프로 스타일로 조금씩 회귀하기 시작했고, 그 변곡점이 2007년 시카고 세계선수권대회였던 것이다.

김다솜의 오픈블로우는 고의적 반칙성 전혀 없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채점 기준 역시 체중실린 정타에만 점수를 주는 방식이었다. 그로 인해 세계적인 선수들도 좀처럼 20점을 넘을 수 없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라이트급 결승이었던 한국의 한순철과 우크라이나의 로마첸코의 결승전은 이시영과 김다솜의 복사판 경기였다. 키가 큰 한순철이 잽을 위주로 아웃복싱을 펼쳤지만, 체중이 실리지 않아 점수를 얻지 못하고, 단신의 로마첸코의 강타가 점수로 인정되어, 결국 9:20으로 패배했던 것이다.

여자복싱 역시 마찬가지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여자복싱은 남성 못지 않은 체중실린 강타를 교환하며 난타전을 벌이기 일쑤였다. 특히 이시영이 국제무대에 데뷔하겠다는 51킬로그램급 결승전에 영국의 아담스와 중국의 런천칭의 다운이 속출하는 난타전은 세계 복싱팬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국제아마복싱연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올 하반기부터는 아예 헤드기어를 벗고, 프로식 라운드당 10점 만점을 주관식 채점을 도입하고, 2016년 브라질 리오 올림픽 때부터는 프로선수의 출전도 허용하는 등, 전면 프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준의 채점을 했다면 체중 실린 정타가 거의 없었던 이시영의 경우는 10점을 넘기도 어려웠던 경기였다. 이는 너무 명백한 사안이다 보니, 아마복싱연맹에선, 김다솜의 오픈블로우를 지적하지만, 동영상을 확인해보면, 김다솜의 오픈블로우는 거리가 멀어 주먹이 스치는 수준이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픈블로우는 손바닥이나 손목으로 상대의 피부를 찢는 반칙으로 규제되는 반면 김다솜의 경우에는 고의적 반칙성 오픈블로는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명백한 편파판정으로 이시영의 손이 올라가니, 복싱 외적인 흥행성과 권력의 입김이 작동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시영은 2012년 전국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 48㎏급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제33회 회장배 전국 아마추어복싱대회’ 우승, ‘제42회 서울시장배 아마추어복싱대회’ 우승 등 배우 못지않게 복싱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송영길의 인천시청, 이시영에 특A급 대우한뒤,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과도한 목표 세워

그러자 송영길 시장의 인천시청은 이시영을 2014년 아시안게임 홍보모델로 발탁한데 이어, 실업팀 A급 대우(연봉 6천만원 이상)로 인천시청 복싱팀에 입단시킨다. 인천시청과 이시영은 입단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출전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한민국에선 아마복싱 실업팀이 존재하여, 사실상 복싱으로 생계를 해결하는 준 프로급이다. 각 실업팀의 선수들은 대개 소속팀으로부터 직업적인 연봉을 받고, 그 대신, 각종 국내외 대회 메달에 도전한다. 연예인으로서 취미로 복싱대회에 참여하던 이시영 역시 인천시청으로부터 A급 연봉을 받는 이상, 복서로서의 실적을 올려야 하는 전문선수가 된 셈이다.

실제로 인천시청에선 오는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 인천 대표 선수로 출전시킨 뒤, 12월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 '태극마크'에 도전하고, 자신이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인천시청은 일단 이시영이 현재 체급인 48㎏급에서 8월에 열리는 국제대회에 내보내 기량을 쌓도록 한 뒤, 10월 전국체전부터 51㎏급으로 체급을 올려 내년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러한 인천시청의 이시영 아시안게임 출전 프로젝트로 볼 때, 이번 4월의 국가대표에 반드시 선발되어야 했던 것이다. 그래야 8월의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10월 전국체전부터는 아시안게임 체급인 51킬로그램으로 출전할 수 있다.

경량급 아마복서로서 서른을 넘은 나이,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긴 무리

최근 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인천시로서는 이시영에게 특A급 대우를 해주었다면, 그 만큼의 실적을 올려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다. 그러니 연예인으로서 복싱을 잘한다는 찬사를 받았던 이시영도 전문선수로서의 성과를 내야하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시영은 아마복서로서는 은퇴할 나이인 30세를 훌쩍 넘겼다. 30세의 나이에 10대 후반과 20대 초중반의 전문선수와 선수권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송영길 시장은 비단 이시영 뿐 아니라, 직접 나서서 이천수를 인천유나이티드에 영입하는 등, 스포츠 스타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현재까지 이천수의 경우는 성공적이라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시영의 경우처럼 스포츠논리를 뛰어넘어, 정치적 후광효과를 노리는 무리한 실적을 요구하게 될 때, 언제든지 사고가 터질 위험이 있다. 인천시청이 인천시민의 세금으로 인천시민에 약속한 이시영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무명의 다른 복서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수도 있는 것이다.

인천시청이 과도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이시영 문제는 여기서 끝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10월의 전국체전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또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시영이 복싱을 잘하는 여배우로서, 복싱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복싱 활성화에 봉사하는 모델에 머물렀다면, 그러한 사회체육인으로 인천 아시안게임 홍보대사 역할만을 했다면, 이시영과 복싱인, 그리고 인천시 모두에 더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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