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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아웃, KBS 전여옥, MBC 박찬숙

아직도 한국방송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탄핵정국 당시의 일이다.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어느 보수논객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논리를 펼치는 과정에서 KBS를 국영방송이라 불렀다. 그러자 탄핵에 반대하는 진보지식인이 즉각 반론을 제기했다. 반론의 첫마디는 KBS는 국영방송이 아닌 공영방송이란 지적이었다.

국민과 시청자의 눈높이에 의거하면 공영과 국영의 차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KBS 한국방송이든, MBC 문화방송이건 최종 인사권은 실질적으로 청와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방송이야말로 집권세력이 배타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최고의 선전선동수단이자, 최대의 전리품이라는 뜻이다.

현 KBS 사장은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으로 재직했던 정연주씨다. 조중동을 조폭신문이라고 비판했던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문화방송의 수장은 노조위원장 출신의 최문순씨다. 두 분 전부 법적으로 규정된 임기와는 무관하게 조만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러날 것이 확실시된다.

국민원로는 정연주 사장과 최문순 사장 모두를 마뜩하지 않게 생각한다. 최문순 사장과 관련된 사건이라곤 삼순이 김선아와 금순이 한혜진을 불러서 함께 밥을 먹었다는 에피소드 정도다. 드라마 찍느라 고생하는 그들을 위로한다면서. 위로의 주체와 객체가 무척 헷갈리는 식사자리였다. 최사장 아니어도 한혜진과 김선아에게 밥 사주고 싶은 사내들은 한국땅에 억수로 널렸다.

강남좌파와 된장진보는 정연주 사장을 염두에 두고 착안된 개념처럼 느껴진다. 그가 정말로 한겨레 지면에서 대한민국 상위 1프로의 특권과 반칙을 맹렬히 질타하던 그 정연주란 말인가? 정사장의 대표적 업적 또한 최사장 못지않다. 미칠이 최정원과 두 번 연속 짝을 이뤄 한국방송 공식행사에 시상자로 등장하더라. 입이 귀밑에 걸린 채로. 치사하게 혼자서만 미칠이하고 팔짱 끼다니. 나 같은 범부는 벌써 2년째 서지혜 친필 사인 가보로 간직하고 있는데. 세상 참 불공평하네.

대선이 끝나자마자 KBS와 MBC 뉴스의 논조가 확 바뀐 모양이다. 어떻게 변했는지는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터. 그래도 소용없다. 어차피 잘릴 인간들은 다 잘린다. 이제 관건은 양 공영방송의 다음 우두머리로 누가 발탁되느냐 하는 것뿐이다.

호사가들의 관심은 한나라당의 전여옥 의원이 공영방송 총수로 과연 낙점되느냐에 모아지는 중이다. 나는 한국방송 사장으로 임명된 전여옥 의원이 가슴이 대담하게 파인 빨간 이브닝드레스 차림을 하고서는, 욘사마 배용준과 한류스타 비를 양옆에 나란히 대동하고 KBS 방송대상 시상식에 나타나는 광경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이러한 상상이 단지 우스개차원에 머무르지 않을 상황이 청계 이명박 선생의 대통령 선거 압승을 계기로 드디어 현실화됐다.

우선은 연말연시에 집중된 방송사들의 각종 행사들에 전여옥 의원이 출석했는지부터 점검해야 옳다. 행사장에 출현했다면 공영방송 대장이 되고픈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고 여겨도 탈이 없으리라. 문제는 공영방송 사장자리는 모든 정치인들이 탐내는 꽃보직 중의 꽃보직이라는 데 있다. 제도정치권에서의 위상이 초선의 전국구 의원에 불과한 전여옥에게까지 순서가 돌아올지 지극히 불투명한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원로는 전여옥 의원의 공영방송 사장직 입성 가능성을 대단히 높게 보는 편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공영방송 대표이사에 등극한 기록이 없다. 우리보다 우먼파워가 월등한 구미 선진국에서도 흔한 사례는 않을 듯싶다. 전여옥의 KBS 사장 취임은 한나라당의 업그레이드된 여성친화적 모습을 국민들에게 과시할 좋은 기회다. 신문업계의 경우는 장명수씨가 한국일보 사장에 취임한 적이 있다. 그는 현재까지도 여성 언론인으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요 중앙일간지 사장을 역임한 사람이다.

황소 같은 뚝심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의 소유자만이 여의도 방송가를 일거에 평정할 수가 있다. 지난 10년간 잃어버렸던 방송권력을 완벽히 되찾기 위해서는 거의 학살 수준의 인적 청산과 대대적 물갈이가 요구된다. 강심장을 가진 악역만이 새로운 정권의 방송사령탑에 적임자라는 의미다. 방송사 고위간부들 얼굴에 결재서류 집어던지며 독하게 굴 수 있는 인간은 한나라당과 범보수진영 안에서도 그리 많지 않다.

전여옥이 KBS로 간다면 MBC는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을 1순위로 꼽으련다. 박의원은 전여옥 의원에 필적하는 철의 여인이다. 노무현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 탓에 방송국에서 쫓껴났다는 원한과 억울함으로 똘똘 뭉쳐있을 걸로 짐작된다. 청계 이명박 선생은 KBS 전여옥, MBC 박찬숙의 여성 쌍끌이 체제를 통해 한나라당의 방송독점에 대한 비난여론을 가라앉히려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국 종사자들 입장에선 참으로 죽을 맛이겠지만.

전여옥-박찬숙 투톱 시스템은 여성계 전체를 균형 있게 아우를 수 있는 포석을 겸한다. 전여옥 의원은 이대 나온 여자고, 박찬숙 의원은 이화여대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숙명여대를 졸업한 연유에서다. 박찬숙이 KBS로, 전여옥이 MBC로 교통정리될 개연성은 굉장히 희박하다. 박근혜 전 대표와 밀접한 관계인 정수장학회는 문화방송의 대주주의 하나다. 전여옥을 자신의 등에 비수를 꽂은 결단코 용서 못할 배신자로 간주하는 박전대표가 그녀의 MBC 연착륙을 수수방관할 리 만무하다.

연초에는 각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일제 개편이 단행된다. 독립신문 대표 신혜식이 공중파 라디오의 진행자로 기용될지를 예의주시해보자. 조갑제 몫으로 할당될 텔레비전 시사프로 갯수도 꼼꼼하게 세어보고. 김어준 총수는 팔자에 없던 방송인 생활 접고 인터넷으로 복귀할 확률이 크다. SBS는 KBS와 MBC보다도 정치권력의 이동에 훨씬 민감할 테니까. 김총수가 예전만큼의 날카로운 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전여옥 의원과 박찬숙 의원을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하마평에 올려놨으니 나한테도 뭔가 반대급부가 떨어지겠지. 누님들 저 예쁘죠? 많이는 안 바랍니다. ‘며느리 전성시대’의 주연배우 이수경과, ‘MBC 스포츠뉴스’ 진행하는 손정은 아나운서의 대형 브로마이드 한 장 퀵서비스로 보내주세요! 손아나운서가 미디어몹에서 알바 뛸 때 우연히 마주친 경험이 있다. 그때 사인이라도 좀 받아놓을 걸 그랬다. 요즘처럼 출세할지 어찌 알았겠는가? 오늘 당신이 무신경하게 대면했던 사람이 내일은 슈퍼스타가 되어있을 수도 있음을 명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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