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신용카드 통한 결제 필요 지적
영국 등 시행...미 대사관 "검토해보겠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편집위원 = 미국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 100달러를 신용카드나 인터넷뱅킹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주한 미국대사관과 미국 비자 수수료 대행업무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 등에 따르면, 미국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등록 절차에 필요한 핀(PIN) 번호 발급비로 11.20달러, 비자 수수료로 100달러 등 모두 111.20달러를 내야 한다.
이중 핀 번호 발급비는 인터넷 결제가 가능하지만 비자 수수료는 신한은행 전국 각 지점에 들러 현금을 내고 쿠폰을 구입한 뒤 비자 발급 신청서에 첨부해야 한다.
비자 발급 희망자들은 인터넷뱅킹이나 신용카드 결제가 활성화돼 있는 마당에 구태여 현금을 들고 은행창구에서 비자 쿠폰을 구입하는 것은 번거롭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자 발급 신청자들이 몰리면 은행창구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쿠폰 분실 우려조차 있다는 것이다.
비자 발급 경험이 있는 40대 회사원은 "핀 번호 발급 결제를 인터넷을 통해 하고 있으니 만큼 미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제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용카드 결제시 경우에 따라서는 수개월씩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비자 발급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현행 수수료 납부 제도를 시급히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초 대학 졸업을 앞두고 미국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미국 비자를 신청중이라는 20대 한 여성은 "비자 발급 수수료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수수료는 미국 정부가 정하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수수료 지불 방법은 인터넷뱅킹 등으로 다양화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자 수수료 대행업무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 담당자는 "시중은행 통합과정에서 대행업무를 맡고 있지만 솔직히 은행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고객 편의차원에서 수수료 수납을 대행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비자를 내려고 신한은행을 많이 찾게 되면 그만큼 은행으로서는 고객 유치 등에서 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 대사관 근처에 있어 비자 쿠폰을 많이 취급하는 신한은행 수송동지점 한 직원은 "비자 수수료를 인터넷 등을 통해 결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불만을 얘기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비자 수수료 가운데 신한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대행수수료 등을 제외한다면 비자 수수료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해 평균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한국인 수가 40만 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대사관이 현재 비자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금액은 무려 400억원에 육박한다.
주한 미국대사관 줄리아 R. 스탠리 총영사는 최근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영국 런던에서 인터넷을 통해 결제하고 예약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 결과를 보고 한국의 수수료 결제 프로그램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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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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