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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윌 스미스는 코미디와 드라마, 액션의 이미지를 모두 품고 있는 배우다. 생글생글 웃으며 흑인 특유의 리듬이 살아 있는 말투로 대사를 읊으면 영락 없는 동네 말썽꾸러기 청년이지만 가족을 지키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속 깊은 아버지이기도 하고, 결연한 표정으로 총을 집어들 때면 정의의 용사가 된다.
최근 SF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13일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 지역 홍보를 위해 홍콩을 방문한 그는 이 영화에선 어린 딸 윌로와, 지난해 '행복을 찾아서'에선 아들 제이드와 동반 출연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직업관과 인생관을 통틀어 설명했다.
"저는 배우라는 직업을 무척 사랑합니다. 이목을 너무 많이 끌긴 하지만 사랑받는 건 좋은 일이죠.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일을 아이들이 하게 된 것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말 그대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에게는 사람 사이의 유대감과 경험의 중요성, 성공을 위한 조언을 해 줍니다. 대개는 '아버지가 하는 대로 하라'고 가르치죠(웃음)"
'나는 전설이다'는 SF소설의 고전으로 꼽히는 로버트 매드슨의 동명 소설을 세 번째로 영화화한 작품. 그가 주연 배우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사람이 의외의 선택이라고 말하면서도 기대감을 보였다. 인류가 멸망하고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생존한 인간으로서 인류의 운명을 짊어진 주인공 로버트 네빌을 흑인 배우가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고, 전작들과는 또 다른 영화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를 '여름에 개봉하는 큰 영화'와 '가을에 개봉하는 좋은 영화'로 나눠 설명하며 겨울에 개봉하는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큰 영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중점적으로 그리고, 좋은 영화라면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집중을 하죠. 우리는 이 둘을 합한 크고 좋은 영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건 액션과 철학, 인간 심리를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각본을 쓴)제작자 아키바 골즈먼과 약 800시간을 함께 하며 장면 하나하나를 논의했다"며 네빌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하는 등 바이러스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 조사했습니다. 캐릭터 특성상 체중을 32파운드(약 15㎏)나 뺐는데 이렇게 마르게 된 건 16년 만에 처음입니다. 영화에는 봅 말리의 음악이 나오는데 제 아이디어예요. 앨범 제목이 '레전드(전설)'이기도 했지만 가사에 인종차별이나 증오, 시기심에 대한 경계가 담겨 있거든요."
그가 그린 주인공 네빌은 가족을 끔찍이 사랑하고, 사회는 무너졌어도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인류를 구할 백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반듯한 인물이다. 쉽게 절망에 빠지고 자포자기와 희망 사이에서 격렬히 갈등하는 원작의 네빌과는 사뭇 다르다.
달라진 캐릭터에 대해 그는 "소설과 영화는 각각 다른 사람들의 창조물"이라며 "작품 하나를 두고 각각의 해석이 다를 수 있으며 우리는 우리만의 생각으로 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설적인 인물이란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정신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겠죠. 마하트마 간디나 마틴 루터 킹, 넬슨 만델라가 가장 가까운 인물이 아닐까요? 저는 영화에서 사랑하는 개를 살리기 위해 어둠 속에 들어가면서 공포심과 애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것이 바로 삶의 모습이니까요."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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