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송복규기자]
'며칠새 수천만원 뛴 아파트값' '곳곳에 들어선 유령상가' '이번에도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하는 서민들' '탈락한 신도시 후보지의 허탈한 모습'….
이달초 분당급 신도시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신도시 발표 후유증이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 남부 서너 곳이 후보지로 거론되다 발표 직전엔 '화성 동탄'이 유력하다는 정보가 돌면서 김이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신도시의 위력은 대단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신도시에 유독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발표 공식 때문이다. 정부가 신도시 개발 의사를 밝히면 언론과 부동산 시장은 신도시 맞추기 경쟁에 돌입한다. 이번 동탄2신도시때도 마찬가지였다.
수개월간 분당급 신도시라는 룰렛이 돌아갔고 구슬이 멈추는 곳마다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신도시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보다는 집값과 땅값이 올라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신도시가 어디인지에만 관심이 쏠린 것이다.
정부는 동탄2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마지막 신도시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부동산시장에서 돈 놓고 돈 먹기식 투기판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4년여간 5개가 넘는 수도권 신도시를 발표했고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새로운 개발 사업을 벌이지 않는게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수개월간 지겹게 예고됐던 참여정부의 '6월 신도시 발표 쇼'는 이제 끝났다. 강남 대체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납득할 수 없는 자료를 드밀며 대응하기보다는 신도시 후유증을 없앨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힘을 쏟는 것이 낫다.
평당 800만원대 아파트를 분양하겠다는 약속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국민들 머릿속엔 평당 700만원에 공급하겠다고 했다가 약속을 어긴 판교신도시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
송복규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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