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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영암기자][편집자주]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는 지난달 29일부터 6월 7일까지 싱가포르 홍콩 런던 뉴욕 등 4개도시에서 '상장법인 합동 글로벌 IR'을 주최했다.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 NHN 성광벤드 등 33개 상장법인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끝마쳤다. 이번 4개도시 IR에 동행한 <머니투데이>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주도주 부상여부와 한국증시의 2000대 진입 가능성에 대한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의견을 두차례에 걸쳐 나눠 소개한다.

[[합동 글로벌IR-上]설명회장 한산…"실적개선 불확실, 저평가도 아니다"]

"그동안 수십차례 투자설명회(IR)에 참가했지만 이번처럼 삼성전자 IR이 한산한 것은 처음 본다."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 호텔에서 열린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주최의 '상장법인 합동 글로벌 IR'에 참석한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의 소감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현지 분위기가 악화됐지만 이번처럼 IR이 진행되는 동안 담배피우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출신이라고 밝힌 유럽계 대형 자산운용사의 팀장급 펀드매니저도 "삼성전자 측의 주장과 달리 하반기에도 주가반등을 이끌 특별한 모멘텀을 찾기 힘들어 대만 인도의 IT업체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싱가포르에서 나타난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무관심은 홍콩 런던 뉴욕까지 이어졌다.

홍콩에서는 대우조선해양에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겼다. 당초 아일랜드 상그리라 호텔 39층의 10평 남짓한 '일대일 미팅룸'에서 열리기로 된 대우조선해양의 IR는 홍콩 주재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20평규모의 중회의실로 옮겨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당초 예정대로 '일대일 미팅룸'에서 IR을 진행했다.

심지어 런던에서는 기관투자가 대상의 프리젠테이션(PT)이 취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4일 아침 8시 30분 (현지시간) 그로스버너하우스 호텔에서 잡혀 있던 유럽 기관투자가 대상의 PT가 무산됐다. 삼성전자와 런던 IR 후원사인 현대증권 측은 "삼성전자가 KRX 행사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런던에서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수차례 IR을 개최했고 이날 PT시간이 너무 빨랐기 때문에 참석이 저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KRX측의 한 관계자는 "2~3년전만 해도 조찬을 겸해서 PT를 하더라도 유럽 기관투자가들이 많이 참석했다"며 "삼성전자의 PT가 참석자가 적어 취소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있었던 삼성전자의 IR은 후원사인 삼성증권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으로 이전 3개 도시보다 참석율이 높았다. 하지만 50석의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하는 등 과거보다 미국 월가의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줄었다는 게 이날 행사를 준비했던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 DRAM 가격 반등 지속성 불확실, 밸류에이션 매력도 없어 외면
삼성전자가 KRX주최의 이번 IR에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최우선 관심대상에서 벗어난 이유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설명된다.

싱가포르의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켓에서의 사업위상 약화를 첫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의 주장과 달리 하반기 반도체 시황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핸드폰과 LCD부문도 시장지배력을 상실하고 있다. 가전분야도 일본업체의 부활로 삼성전자가 이전의 명성을 되찾을 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LG전자가 고가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주가반등에 성공했지만 삼성전자는 고가전략과 저가전략 모두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은 시장지배력 약화가 삼성전자를 외면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유럽계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도 가치평가(Valuation) 측면에서도 삼성전자는 별다른 투자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IT기업들도 올들어 시장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가 이들 업체에 비해 현저히 싸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점도 악재"라고 지적했다. 즉 이들 시장의 IT업체들은 분기당 10~20%이상 고속성장 하고 있어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성장주' 투자의 동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매출성장률이 이들보다 현저히 낮아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대상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대안처에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몰려가고 있다는 것.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야크 소재 본사에서 만난 푸르덴셜 투자은행의 이코노미스트 겸 투자전략가인 존 프레빈 박사도 ""글로벌 IT경기는 순이익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매력이 높지만 한국IT업종은 계절적 요인에 의해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내 IT기업의 하반기 주도주 부상 주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욕IR을 후원한 삼성증권 뉴욕현지법인 관계자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월가 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순매수를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고 인정했다. 삼성증권 뉴욕현지법인 한 관계자는 "뉴욕IR을 준비하면서 접촉한 월가 기관투자가들의 상당수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DRAM 가격이 반등하면 하이닉스, TFT-LCD와 핸드폰 시황이 좋으면 LGPL과 LG전자를 매수하겠다는 게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월가 투자가들의 지배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IR 공식행사가 끝난후 만난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국계 임원은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한국증시의 저평가 종목에 주로 투자한 후 적정가치에 도달하면 매도한다"며 "삼성전자는 현가격이 결코 저평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현가격대에서도 별로 투자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용기'있는 장기 투자가만 매수, 단기 반등은 어렵다 공감대
물론 이들도 삼성전자가 한국증시를 대표하기 때문에 무작정 외면하기 힘들다고 인정한다. 특히 런던에서 만난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삼성브랜드와 매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능력( 물론 올 2분기는 어렵겠지만)을 감안한다면 삼성전자를 계속 외면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장기성 기관투자가들을 55만원을 전후로 편입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게 런던과 뉴욕의 현지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당순자산가치와 대비하면 현주가가 싸다고 판단한 일부 장기성 펀드에서 매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에 대해 '매우 용기있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있다"며 현지분위기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또한 "뉴욕 IR에 참석한 기관투자가의 80%를 차지하는 헤지펀드에서는 단기 반등모멘텀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소재 헤지펀드 매니저도 "삼성전자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DRAM 가격 회복은 말할 것도 없고 글로벌 마켓의 불확실성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감이 해소되는 등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제거돼야 삼성전자 등 IT 업종에 대한 매수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안정되지 않는 한 삼성전자에 대한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박영암기자 pya8401@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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