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형석기자][[금융강국KOREA]신용카드는 은행미래다 (5)은행별전략 - IBK카드]
"조용하게 유효고객 위주의 영업으로 성장, 수익,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카드사업에서 소리 소문없이 실속을 챙기고 있는 기업은행의 카드사업 영업전략에 대한 유희태 신용카드사업단 부행장(사진)의 설명이다.
카드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IBK 기업은행은 독립사업 기반구축을 확고히 하기 위해 올해말까지 '회원 500만명, 이용대금 15조원, 시장점유율 0.8%포인트 개선'을 달성, 메이저 카드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출혈경쟁보다 '실속' 챙기는데 주력
카드대란 직후 카드사들은 건전성 등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리스크관리 시스템의 구축과 신규회원 모집시 적용하는 신청평점시스템의 지속적인 개선으로 과거와 같은 부실 요인이 상당히 해소된 상태다. 따라서 각 카드사들은 타사 고객 뺏어오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외형보다는 실속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유 부행장은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1명당 3.8~4장씩 신용카드를 소유하고 있다. 각 카드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다른 카드사들의 고객을 빼앗는 현상만 가져올 것"이라며 "기업은행은 건전하게 성장하고 수익성을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국내 카드시장이 포화됐다는 점을 감안해, 과당경쟁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카드사와 달리 무리하게 신규고객을 확보하기 보다는 휴면회원 활성화 등 적극적인 유효회원 증대를 위한 마케팅에 애쓰고 있다.
유 부행장은 "어떤 카드사든 직원들간에 신용카드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을 하다 보니 유효회원 아닌 고객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드 제작비용 등 모든 비용을 합하면 신용카드 한 장 발급하는데 거의 2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만들면 써야 한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직원들의 카드 영업을 돕기 위해 녹취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의 앞선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신규회원에 대한 초기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통한 휴면회원의 관리 강화 등 내실위주의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경쟁사 대비 적은 채널..'상품개발'로 극복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입장 때문에 적극적인 광고나 카드 모집인을 앞세운 공격적인 영업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칫 공격적 영업이 카드업계의 과당경쟁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기업은행 임직원들은 은행 업무를 하면서 카드 영업도 하고 있다. 이는 지점수가 적은 기업은행으로써는 약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새로운 상품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렸다.
유 부행장은 "기업은행 지점수는 은행들 가운데 가장 적다. 고객과의 접점이 적어서 채널이 약하다"며 "채널을 강화하는 카드인 '세이브 카드' 등 다각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 휴대폰을 구입하면서 자동이체를 하면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모바일 세이브카드를 통하면 SK텔레콤 채널이 기업은행의 채널이 된다"며 "자동차, 전화, 내비게이션 등 여러 상품과 관련된 세이브 카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채널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제휴영업을 통해 기업은행 고객이 아닌 사람들은 고객으로 만든다는 설명이다.
반면 직원들의 영업이 카드 고객의 연체율 관리와 유효 회원수 증가라는 측면에서는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유 부행장은 "신용카드 모집인은 수당을 받기 위해 카드를 만들기 때문에 직원들이 유치하는 고객보다 연체를 하거나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은행 직원들은 창구에 찾아온 고객의 신용등급과 정보를 활용해 카드 영업을 하기 때문에 더 안정적이고 유효회원도 많게 된다"고 설명했다.
◇ 올들어 유효회원 24% 증가, 이용대금 31% 늘어
기업은행은 유효회원 확대에 주력한 결과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5월말 현재 총회원수는 418만6000명으로 지난해말보다 35만7000명 늘었으며 이달 들어 회원수 420만명을 돌파했다. 이용대금도 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5000억원, 31.3%나 증가했다.
유효회원수에 있어서도 전년동기 대비 총회원수 증가율 18.8% 보다 5.4%포인트 높은 24.2%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의 개선과 안정적인 사후관리시스템 구축에 힘입어 카드채권 총 연체율도 1.58%로, 지난해말 보다 0.47%포인트 개선되는 등 안정적인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유 부행장은 "지난해말 기업은행이 전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연체율을 기록했고 최근에 연체율이 더욱 호전됐다"며 "기업은행의 앞선 IT시스템으로 전체 고객을 관리하고 카드 발급시 신중을 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카드 '수성', 개인카드 '확대'
유 부행장은 "기업카드 부문은 '수성' 차원에서 까다롭고 요구사항이 많아진 개인고객 부문은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카드 디자인도 새롭게 해 영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체에 대한 정책금융기관으로, 다른은행에 비해 로열티 높은 중소기업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래관계를 맺고 있다. 이같은 관계는 카드부문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기업은행은 기업카드 부문에서 우위에 있다.
유 부행장은 "기업과 거래시 금리 형성이 대출금 규모와 이자만 가지고 따지는 게 아니다"라며 "카드를 많이 쓰면 금리를 낮춰주는 등 카드와 은행업무가 같이 굴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량기업과의 제휴관계를 통해 기업과 은행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제휴카드부문은 기업은행의 최대 장점중 하나다. 세이브카드는 이런 장점을 활용한 상품이다.
기업부문의 우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개인회원 부문은 거래업체의 최고경영자(CEO), 임직원 등 안방고객 유치 및 신상품 개발을 통한 우량고객 확대 전략으로 개인부문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그룹차원의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전문계 카드사에 비해 브랜드 전략이 상대적으로 미약하기 때문에 감성마케팅, 신규브랜드의 효과적인 광고캠페인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차별적인 브랜드 개발이라는 기존형식을 탈피하고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구축 등의 전략개발을 통해 체계적인 브랜드 구축을 모색할 예정이다.
유 부행장은 "세이브카드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상품 개발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 출시한 연구비 카드, 조만간 출시할 목회자 카드 등 새로운 블루오션과 틈새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형석기자 c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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