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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시리아를 동맹으로 끌어들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리아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이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붕괴하면서 중동아랍권에서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유일한 국가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해온 레바논에서는 2005년 2월 라피크 알-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당한 뒤 시리아 군대가 철수하고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섰다.

이 때문에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있긴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보면 레바논은 이스라엘의 위협세력이 아니다.

레바논에서는 특히 미국의 지원을 받는 정부 군이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무장세력 소탕전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반적인 위협요인도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직접 대치하는 팔레스타인의 경우 온건파(파타당)와 강경파(하마스) 간의 내분이 심화해 이스라엘을 제대로 위협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땅 점령을 거부하며 전쟁까지 했던 이집트와 요르단은 각각 1978년과 1994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음으로써 이스라엘의 든든한 보호막이 됐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주변의 환경변화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바로 시리아 끌어안기이다.

이스라엘이 최근 들어 일단을 드러낸 시리아 포용정책의 핵심은 어르기와 협박으로 요약된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6일 주재한 안보내각 회의에서 시리아와의 평화를 원한다며 조건 없이 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발언은 그동안 올메르트 총리가 밝혀왔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지만 이스라엘이 시리아 포용정책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되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달 하순 자신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국방장관 출신인 샤울 모파즈 부총리를 최근 미국으로 보내 시리아와의 평화협상 가능성을 조율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지난 1990년대 평화협상의 원칙에 관한 합의를 이뤘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골란고원 문제를 놓고 온전한 반환을 요구하는 시리아와 골란고원에 대한 실질적 점령을 유지하려는 이스라엘의 입장이 충돌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메르트 총리는 지난해 레바논전쟁 이후 골란고원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수 차례 시사하는 등 다소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양보하면 시리아는 이집트나 요르단처럼 이스라엘의 동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자원의 보고이자 군사적 요충지인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이 고스란히 내줄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조건 없이 시리아와 평화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올메르트 총리의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스라엘 우익 진영은 골란고원을 반환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골란고원을 20년 이상 장기 조차하는 협정을 맺은 뒤 양국 간 신뢰회복 상황에 맞춰 반환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골란고원을 당장 내주자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올메르트 총리가 시리아와의 평화협상 문제를 작년의 레바논 전쟁으로 망가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카드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이스라엘은 또 시리아에 대한 협박도 병행하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정세를 오판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실수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시리아가 접경지역에 병력과 무기를 증강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하는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네게브 사막에서 시리아 침공을 염두에 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시리아의 병력증강 조치는 방어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모스 야들린 이스라엘 군 정보국장은 지난 5일 크네세트(의회)에서, 시리아가 접경지역에서 군사력 증강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는 방어용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퇴임을 앞둔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은 6일 군 라디오 방송 회견에서 시리아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안보위기론을 부채질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 중단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재개하자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하고 있고, 올메르트 총리도 최근 들어 시리아와의 평화교섭에 긍정적인 입장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의 막후 교섭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이란과 시리아를 떼어놓기 위해 시리아 포용정책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동맹으로 뭉치는 데는 현실적인 장애가 많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대한 지원 중단을 선결과제로 요구하고 있고, 시리아는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골란고원의 온전한 반환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대화를 시작하더라도 이들 쟁점에서 타협점을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연합뉴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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