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아랍권의 평화협상 대표로 선정된 이집트와 요르단의 외무장관을 초청했다.
리브니 장관은 3일 주례 각료회의에서 아흐메드 아불 가이트 이집트 외무장관과 압둘라 알-카티브 요르단 외무장관에게 이스라엘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장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리브니 장관은 또 두 장관에게 아랍연맹(AL)의 다른 대표들을 동행해도 좋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아랍권 외무장관들이 이스라엘을 집단 방문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초청장에 방문 날짜를 못박지 않았다며 두 나라는 아직까지 초청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리브니 장관은 지난달 10일 카이로를 방문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한 뒤 두 나라 외무장관과 별도의 접촉을 갖고 아랍권이 제시해 놓은 중동평화안을 논의했다.
리브니 장관은 당시 이집트와 요르단의 외무장관을 자국으로 초청해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아랍권 22개국의 모임인 아랍연맹은 지난 3월 사우디 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회원국 정상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에 제시할 평화안을 채택한 뒤 협상대표로 이집트와 요르단을 지정했다.
이 평화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의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땅을 모두 반환하고,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를 공정하게 해결하는 조건으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해 수교토록 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수교한 중동의 아랍국가는 협상대표로 지정된 이집트와 요르단 뿐이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 등 일부 점령지의 반환이 불가능하고, 유대인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귀환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며 평화안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대표인 이집트와 요르단은 지금까지는 이스라엘의 이런 요구를 거부했다.
(카이로=연합뉴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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