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의 논문 표절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의 모 학과 교수가 리포트를 표절한 제자들에게 무더기로 경고조치를 취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대 모 학과장인 A교수와 B교수는 16일 B교수가 강의를 맡고 있는 전공필수 과목 수강생 80여명 가운데 동료 학생의 것을 베끼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한 자료를 그대로 옮겨 리포트를 제출한 학생 39명에 대해 공개 경고조치를 취했다.
B교수가 학생들의 리포트를 검사하는 과정에 전체 문장의 80-90%가 일치하는 리포트가 수두룩하게 나오자 B교수가 1차 심사를 한 뒤 A교수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2차 심사를 거쳐 '뼈를 깎는 심정으로' 리포트를 표절한 제자를 가려냈다고 한다.
A교수 등은 경고문에서 "진리가 학습되고, 무엇이 옳은 것인가를 가르쳐야 할 대학의 연구활동에서 조작과 표절, 중복이라는 비리가 자행되는 것은 대학 전체가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 또 하나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은 학생들의 부정행위"라고 지적했다.
A교수 등은 "학생들이 과제물을 제출하면서 타인의 결과물을 도용하거나 절취, 표절하는 행위들이 부끄러움 없이 자행되는 등 대학이 진리의 학습장이 아니라 '거짓의 연습장'이 되고 있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A교수 등은 그러나 문제의 학생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을 감안, 다른 불이익은 주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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