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故) 김일성 주석의 95회 생일인 '태양절'(4.15)을 하루 앞두고 경축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 생일은 95회로 '꺾어지는 해'인데다 북한이 대외관계에서 해빙기를 맞는 상황에서 열려 평양을 중심으로 더욱 다채로운 문화.예술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이미 지난 10일 평양 광복거리에서 열린 초대형 김일성.김정일 벽화 준공식을 시작으로 제25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개막, 각종 충성맹세 모임, 영화상영순간(旬間) 개막 등의 행사가 잇따랐다.
13일에는 내외 인사를 대거 초청한 가운데 제9차 김일성화(花) 축전(4.13~19)과 인민군창건 75돌 경축 김일성화.김정일화전시회가 함께 개막돼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날 인민문화궁전에서는 내외 인사는 물론 김일성종합대학에 유학 중인 외국 학생들까지 초대된 가운데 연환공연 '만민의 태양 김일성 주석'을 선보였다.
이어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 셋째 날인 14일에는 평양에 초청된 중국, 러시아, 일본,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인도 등 각국의 예술단체가 단독 공연을 펼쳤다.
각종 문화행사로 무르익은 경축 분위기는 14일 저녁 생일 기념 중앙보고대회와 기념일인 15일 릉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아리랑' 공연(4.15~5.20)이 시작되면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각국의 생일 축하 사절도 속속 방문해 지금 북한에서는 어느 때보다 많은 외국 손님이 북적거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문화대표단은 13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영대 부위원장을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만경대, 주체사상탑, 김책공업종합대학 전자도서관 등을 둘러봤다.
같은 날 러시아 자유민주당 대표단은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일성 동상을 참배했으며 몽골 정부 문화대표단은 인민대학습당, 문화성 혁명사적관, 생일 기념 국가미술전람회장 등지를 참관했다.
또 평양 주재 이란대사관에서는 이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양형섭 부위원장, 림경만 무역상, 정영수 노동상 등을 초대해 축하 연회를 마련했다.
평양 거리는 이런 축제 분위기 속에서 한층 화려해졌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4일 "태양절을 맞으며 수도의 야경이 아름다운 꽃불 바다를 이루고 있다"면서 당창건기념탑과 동평양대극장, 주체사상탑, 대동문 등 주요 건물과 기념비에 '불장식'(네온사인)이 설치돼 평양 시민들의 기념사진 배경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시는 이와 함께 2천여㎡에 달하는 거리 화단을 조성해 꽃을 피우고 계절에 맞는 꽃 5만여 포기씩을 심을 계획까지 세웠다.
한편, 조선신보는 10일 올해 생일 행사에 대해 "선군혁명 총진군의 자랑찬 성과를 내외에 과시할 일대 계기점"이자 "승리자의 축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hanarmd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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