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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수명과 조종사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엔진 핵심부품을 교체하지 않았는데도 교환한 것으로 거짓 기록한 사례가 추가로 드러나 공군이 당혹해 하고 있다.

엔진의 핵심 구성품인 '터빈 블레이드(날개) 지지대'에 이상이 있다는 경고와 함께 교체 지시가 내려졌음에도 정비 과정에서 정상인양 허위기재된 탓에 KF-16 전투기 한대가 지난달 13일 충남 서해 앞바다에 추락했다.

이어 이 사고를 계기로 이뤄진 점검 과정에서 사고기와 똑같이 `교체 지시'가 무시된 것은 물론 정상인 것으로 허위 기재된 사례가 적발됐다. 공군이 안전핀이 제거된 폭탄을 안고 있었다는 얘기다.

공군의 전투력을 발휘하는데 핵심 분야 중 하나인 군수지원부문에서 부품교체 지시가 무시된 것은 물론 정비기록도 허위 기재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KF-16 한대를 확보하려면 대당 가격만 4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전투기 1대가 영공방위 수호에 차지하는 역할을 따지면 이를 훨씬 상회하는 무상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조종사 양성 비용도 비행 자격별, 기종별로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소령 10년차 이상의 교관급 조종사를 기준으로 1인당 ▲F-5기 58억원 ▲F-4기 111억3천만원 ▲F-16기 95억8천만원 등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방부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정비사들이 정비기록을 허위로 기재한 것은 '업무상 매너리즘'에 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년에 몇 차례씩 엔진 부품을 뜯었다가 맞추고 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군수지원체계가 정보화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볼 때 '비리'가 개입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투기 엔진 부품 대부분이 미국에서 제작되고 업무 매뉴얼도 영어로 작성돼 이를 정확히 해독하지 못한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정비불량'을 가져오는 원인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열악한 정비분야의 업무실태를 잘 파악하고 있는 공군 수뇌부의 지휘감독 부실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성일 총장이 전날 '사퇴 발표문'에서 "일련의 잘못에 대해 누군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총장직을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한 것은 이런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비인력과 예산부족에 따른 구조적 한계, 정비특기 장교들의 진급률 저하 등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도 '정비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비인력은 공군 전체 인력 6만5천여명 가운데 2천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비 인력의 주축은 주로 부사관이다.

부사관들의 진급률은 타 특기와 비슷하지만 영관급 장교들은 훨씬 낮다는 게 공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군 정비사 출신 A씨는 "정비사들은 박봉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린다"며 "정비특기내 보급.의무.인사부문 어디 한 군데 아쉬운 소리 안 하고 사는 데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일일 장비 점검하고 대기하다가 수리해야 할 장비가 오면 TM(테크니컬 매뉴얼) 보면서 계속 장비 돌아갈 때까지 정비한다"며 "생산된 지 30~40년 지난 고물들 고치느라 퇴근도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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