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강경하게 대응하면서도 수만명의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본의 처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개인만이 아닌 국민적 태도이며 이는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아베 총리는 어떤 평가를 들어도 좋다는 듯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수만명의 아시아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동원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한편으로 북한이 냉전기간에 일본어 교육 등을 위해 자국민을 납치해간 행위에 대한 분노는 삭히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아이러니를 이해할만한 어떤 힌트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강제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아베 총리의 처사에 대해 일본내에서 어떤 반발도 없었고 유력 언론매체들은 아베의 입장을 지지하거나 이를 계속 고수하도록 힘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급기야 일본 정부는 지난 16일 열린 각의에서 군대 위안부 강제동원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런 행태와는 반대로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는 국민적으로 분노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급기야 지난주에 13살때인 1977년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 사건을 소재로 한 100만 달러 짜리 TV 광고를 내보냈다.
`일본의 전쟁책임 연구고증센터'를 공동 운영하고 있는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 쥬오대 교수는 "일본 국민은 인권에 대해 거의 관심이 없으며 다만 납치 문제에 대단히 감정적으로 대처하는데 그 이유는 희생자들이 자국민이기 때문이고 따라서 다른 아시아 여성들이 과거에 당한 것에 전혀 관심을 두지않고 있다"며 "북한에 대해 사과와 납치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그와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임스는 이어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강제했다는 문서화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행태는 취임후 무력해졌다는 당내 지적을 모면해보려는 처사라는 등의 여러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런 발언으로 인해 일본이 입을 대외적 이미지 손상을 아베 총리가 알고 있거나 걱정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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