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자들의 취재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취재 문호를 빠른 속도로 개방하고 있다.
중국은 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양회(兩會)를 취재하는 외국기자들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전인대 대표나 정협 위원들의 직접 인터뷰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오는 5일과 3일 각각 개막하는 전인대와 정협은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행사로 지금까지 외국기자들이 전인대 대표나 정협 위원들을 만나거나 인터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번 조치는 외국기자들에 대해 1월1일부터 당국의 여행 허가나 인터뷰 허가 없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취재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후 두번째로 나온 보도통제 완화조치다.
지금까지 양회를 취재하겠다고 중국 양회 프레스센터에 신고한 기자들은 중국 기자 1천413명과 홍콩.마카오.대만 기자 392명, 외국 기자 504명 등 모두 2천309명이다.
중국은 이와 함께 공산당 정부 수립 이후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전인대 대표들이 묵고 있는 호텔 등 숙박지 주소지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 양회 취재를 원하는 기자들이 프레스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이메일로 취재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등록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등 취재환경도 첨단화되고 있다.
과거 중국 양회를 취재하기 위해서는 개막 몇달 전에 각종 서류를 구비해 직접 취재신청서를 제출해야 했으며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인가가 나오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이와 관련, 전인대 대표나 정협 회원들은 처음으로 외국기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인터뷰를 해야 하는 어색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복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인대 대표인 쑹위화(宋玉華) 쓰촨(四川)성 더양(德陽)시 부시장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외국기자들과 한번도 인터뷰한 적이 없어 준비가 안돼 있다"고 말했다.
쑹 대표는 "외국기자들을 잘 몰라 조심스러워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양회를 계기로 외국 언론 응대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국내 금융정책이나 시장동향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등 세계 최대 뉴스 메이커로 급부상하면서 전 세계 기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의장국을 맡아 2.13 핵 타결에 크게 기여하는 등 국제정치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도 외국기자들이 중국으로 몰려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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