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학전문지 네이처지(誌)에 게재됐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복제주장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판명나 전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지난 2002년 네이처에 게재됐던 미국 과학자의 또다른 줄기세포 관련 논문도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미국 미네소타대학 조사위원회가 이 대학 캐서린 버페일리 교수(여)의 지난 2002년 네이처지 게재 논문에서 중대한 오류가 있는 데이터를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버페일리 교수는 당시 네이처지에 실린 논문에서 성체줄기세포가 다른 신체기관의 주요한 근육형태로 변환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 주장을 근거로 낙태반대론자들은 성체줄기세포도 줄기세포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할 필요가 없다고 내세워왔다.
과학전문지인 `뉴사이언티스트'는 이달 호에서 네이처지에 실린 버페일리 교수의 논문에 사용된 일련의 그래프들이 버페일리 교수가 또다른 과학전문지에 실은 논문에서 다른 쥐의 것이라고 언급했던 그래프들과 같은 것임을 밝혀냈다.
미네소타대학은 조사위원회를 구성, 조사에 나선 결과 버페일리 교수가 같은 자료를 서로 다른 논문에서 중복 사용한 것과 세포 표면에 나타난 단백질을 설명하는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나 고의적인 비리는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버페일리 교수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 지, 왜 일어났는 지 모른다"면서 당시 동시에 두 개 논문의 출간을 준비하느라 자료가 섞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네이처지에 서한을 보내 데이터가 잘못됐음을 인정했으나 그 논문의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재평가를 위해 당초 논문심사단에게 논문을 다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어 그는 다른 연구팀이 자신의 연구결과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최근에 몇몇 연구팀이 이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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