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 프래지어(30)가 캠퍼스 커플인 대니얼(29)과 4년전 결혼할 당시 그의 연봉은 아내보다 1만 달러가 적었다.
테네시주 안티오크에 사는 이들 부부간 격차는 이제 더욱 벌어져 약품 실험 연구원인 대니얼의 연봉은 9만 달러가 된 반면에 경리사원인 남편 아론은 아내의 약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 부부는 이런 현상이 요즘 시대에 보편적으로 일어난다고 믿고 있으며 대니얼은 더욱 열심히 요리하는 등 각자의 집안 일을 하는데 소홀하지 않으며 아론은 앞으로 아이가 생길 경우 자신이 우선적으로 아이를 돌볼 것을 다짐하고 있다.
프래지어 부부 처럼 여성에 대한 교육확대 및 일자리 패턴의 변화 등에 힘입어 아내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거나 남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오는 경우가 점점 흔해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가정 유지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센서스국에 따르면 맞벌이를 하고 있는 가정 가운데 아내의 수입이 더 많은 경우는 지난 1987년 전체의 17.8%였던 것이 이제는 25.3%로 늘었다.
대학 졸업 여성들의 연봉이 남성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데, 지난 1979년과 비교해 여성 연봉은 34.4% 인상된 반면 남성은 21.7%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들과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지면서 20~30대 여성들의 학사 취득 비율이 남성을 능가함에 따라 고용주들도 더 많이 배운 여성을 기꺼이 채용하고 있다.
이중 25~29세의 경우 학력차가 가장 두드러져 여성은 32.2%가 학사학위 취득자인데 반해 남성은 25.5%에 머물렀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강해져 2003-2004학기의 전체 학사 학위 취득자 가운데 여성이 57.4%를 차지했으나 10년후인 2013-2014학기에는 60%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의학 및 법학의 경우도 거의 절반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의 고소득 전문직 진출은 확대되고 있다.
더구나 20~30대의 젊은 남성들은 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가사 및 육아의 책임을 기꺼이 떠안으면서 적은 수입의 남편으로 안주하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결혼과 성의 역할에 관한 여러 책을 저술한 스테파니 쿤츠씨는 "남자들은 아내가 더 벌어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하고 여자들은 자신을 부양해줄 남자를 찾아야 한다는 구세대 개념을 버리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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