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아줌마'들이 가가호호 방문, 화장품을 직접 파는 '방문판매'(방판) 위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위축은 커녕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멀티숍' '브랜드숍' '드러그스토어' 등 21세기 유통혁명 시대를 맞아 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유통 채널이 대거 등장했지만 방판은 여전히 최강 유통채널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4일 국내 최대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방판(직판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6%에 달했다.
이는 2위 전문점(25.6%), 3위 백화점(20.9%)를 능가하는 것으로 최강 유통채널로 더욱 입지를 굳혔다.
특히 방판 점유율은 전년대비 1.5%포인트 증가해 정체 상태에 빠진 전문점 및 백화점과 크게 대조됐다. 방판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방판, 불황에 강하다=방판이 여전히 강력한 유통채널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데는 방판이 불황에 강하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2003년 화장품 시장은 경기침체에 타격을 입고 6.7% 감소했다. 그러나 방판은 오히려 9.3% 늘어났다. 주부 등 유휴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덜 탄다.
'아모레 아줌마'로 상징되는 아모레퍼시픽도 97년 IMF 위기로 방판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95년 출시된 헤라와 97년 출시된 한방 브랜드 설화수는 방판에 힘입어 빅히트를 거뒀다. 설화수와 헤라는 각각 4000억원,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메가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전문화'된 방판, '전문성'과 '감성'을 입다=속도가 생명인 디지털 시대에 방판은 차별화된 특징으로 입지를 더욱 넓히고 있다.
방판은 시중 판매, 온라인 판매와는 다른 고유의 장점이 있다는 것. 우선 과거에 비해 전문화가 크게 이뤄졌다.
화장품업체들은 방문 판매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 전문성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아모레퍼시픽은 방판 조직인 '아모레 카운슬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이미지 제고에 애를 썼다. 효율적 고객관리, 재고관리를 위해 개인별로 PDA도 지급했다. LG생건도 '오휘 컨설턴트'라는 방판 조직을 운영하며 고객만족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성'과 더불어 고객 감성을 파고드는 감성 마케팅 전략도 방판의 주된 매력 중 하나다.
판매원은 스킨 케어 관련된 기본 분야는 물론, 대화법, 고객 라이프 스타일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두루 교육받는다. 이를통해 감성 교류차원에서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박희진기자 be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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