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북핵6자회담에서 전략적 가치가 감소한 5MW급 원자로 등 영변핵시설은 협상카드로 활용하겠지만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얻은 10여개의 핵무기나 플루토늄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가 31일 전망했다.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초기 국무부 대북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이날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의 시설에 대한 협상과, 핵무기 프로그램의 결과물인 플루토늄 및 핵무기에 대한 협상을 구분해서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리처드 소장은 "영변 원자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으로부터 이미 10여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 북한에게 핵무기 한두 개를 더 갖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동결을 시사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전략적 가치가 감소한 영변 핵시설을 협상카드로 쓰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영변핵시설은 단지 1년에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정도로, 품질에 대한 의문도 계속 제기돼 왔다"며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영변 핵시설 동결문제를 갖고 협상에 나설 것이며 성사된다면 북한으로선 훌륭한 거래"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나 플루토늄에 대해선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미가 북핵 6자회담을 내달 열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미국이 북한과 베를린에서 양자협상을 갖고 북한이 요구해온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해결을 약속한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북접근법이 바뀐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프리처드 소장은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가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베를린에서 만난 데 대해 "내가 알기로는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과 부시 대통령이 직접 승인해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앞으로 힐 수석대표가 명실상부한 협상대표로서 작년 9.19 공동성명을 만들어낼 때처럼 협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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