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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식: 형철아, 우리 알바하자. 꽤 괜찮은 건데 30만원두
넘게 벌 수 있다.

나: 엉. 대학이라고 다니는데 그래도 유흥비는 우리가
조달해야 할 거 아니냐? 근데, 먼 알반데?

희식: 엉. 동원훈련 알지? 예비군훈련 말야...

나: 허걱~ 나 군대에 대해 쥐뿔도 모리는데?

희식: 대충 해서 가면 된다던데...?

그렇게 해서 저는 '권혁태'란 사람 대신 입영통지서를 받아들고
중구청 앞에 집합을 했습니다.

혼자서 버스에 오른 저는 마냥 신이나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 룰루~ 나도 드뎌 군대를 체험한다네~"

버스가 훈련소에 도착했고, 내무반에 들어간 저는...

나: 어? 왜 권혁태란 이름이 안보이지? 어케 된거야?

방위: 선배님? 저 통지서좀 보여주시겠습니까?

나: 아...네. 여기있어요...

방위: 왜 존대말을 쓰십니까?

나: 사람이 사람한테 존대말 쓰는게 머 이상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선배가 후배한테 말을 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으례히 예비군은 말을 놓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방위: 선배님, 잘 못 오셨습니다. 다른 부대로 가야하는데...

그 때, 중대장이 들어왔고, 중대장은 껄껄 웃으며 " 훈련 받는데
아무 부대나 오면 어때? 내가 처리해주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 다음날.

"군장 꾸려서 연병장으로 집합" 이란 소리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흉내를 내 군장을 꾸렸습니다.

멋있는 자세로 연병장에 나가자,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기도
했고, 하하~ 웃음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나: 아쒸... 왜들 그러지? 내가 머 잘 못 했나?

아저씨: 이봐, 삽은 왜 여기에 매달고, 모포는 왜 밑에 묶어?

그렇게, 훈련은 시작되었고 급기야 사격훈련을 받는 날이
닥쳐오고 말았습니다.

▶ 사격장.

중대장은 멋있는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고, 예비군들은
일렬로 쭈욱 늘어서서 총을 지급받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나:(목표물을 사정없이 으깨버려야지... 난 사격엔 소질 있으니깐.)

조교: 아~ 선배님들, 사격하는 도중에 격발불량이나 다른 문제가
있으면 조용히 오른쪽 다리를 들어주십시오.

나: (다리는 무신... 내가 강아지냐? 후딱 총이나 쏘게 해줘...)

드디어 기다리던 내 차례가 되었습니다.

다른 예비군들과 더불어 엎드려쏴 자세를 하는 [좋은생각]...

나: 내, 비록 군대는 안갔다 왔지만 사격으로써 너희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불끈~~

철컥~ 방아쇠를 힘차게 당겼으나 경쾌한 탕~ 소리는 들리지
않고, 목표물에 날아가 적중해야할 총알도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나: (음...오른쪽 다리만 슬쩍 들으라고 했지?)

오른쪽 다리를 들자, 조교가 후다닥 다가왔습니다.

나: 이거...총이 안나가는데요?

조교: 허참... 선배님, 안전장치를 풀어야죠.

나: 안전장치가 몬데요?

조교: 여기 있잖아요. 이걸 풀어야 총이 발사되죠!!!
이제 쏴 보세요. 잘 나갈테니...

조교가 돌아가고 난 후, 다시금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철컥~!! 다시금 총알은 발사되지 않았고, 조교에게 살며시
묻기위해 총을 들고 벌떡 일어섰습니다.

나: 어? 중대장님이 왜 저러시지? 사람들은 왜들 이래???

중대장님은 의자에서 뛰어내려 바로 땅에 엎드렸고, 사람
들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손을 내저었습니다.

나: (휙~ 뒤를 돌아보며) 어? 어? 왜들 그러세요?

아저씨: (땅에 엎어지며) 쏘지마 제발...제발...

나: 아쒸... 사람들이 왜이래?

영문을 모르던 저는 총을 손에든 채로 뚜벅뚜벅 조교에게로
걸어갔습니다.

나: 조교... 이짜나요...

조교: (땅에 털썩 꿇어앉으며) 선배님... 전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나: 그게 아니고... (총을 조교에게 갖다대며) 이 총이...

조교: 악!!! 선배님... 엉엉~~~

그 때, 정체모를 사람에게 워커발로 뒤통수를 걷어차인 저는
개구라지 뻗듯 땅에 처박혔고, 사람들이 발에 밟힌채 제압
당했습니다.

중대장: 이노무 쉬키가 총을 겨누고 어딜 돌아다녀?

결국, 대리로 훈련에 들어온게 탄로났고, 중대장님은 껄껄
웃으시며 "니가 람보 흉내 내길래 박자 맞췄다"며 넘어갔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예비군이 된 지금 가끔씩 생각나는
일이었습니다.

수고하시는 국군장병 여러분과 군대를 경험한 모든 분들...
아무리 군가산점 어쩌고 떠들어도, 당신들의 고생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3년간의 나라를 위한 희생과 봉사가 다시는 도마위에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성열전(닉네임)



출처:다요기http://www.dayogi.com




2007년 01월 24일 10: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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