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동생들은 유난히 포도를 좋아합니다.
예전글에서 언급한 적도 있지만 어릴적엔 포도가 간식일 경우 알맹이를
일일이 다 떼어내서 "dyam 다섯개, 둘째 다섯개, 셋째 다섯개..어쩌구.."하고
누가 한알이라도 더 먹을까 눈이 벌개서(?) 똑같은 갯수로 나눠서 먹곤
했답니다..-_-;;
그리고, 우린 포도알맹이로 도박도(?) 했더랬습니다..
"야, 5개씩 걸고 가위바위보해서 이긴 사람이 가져가기 하자." -_-;;
가위바위보를 해서 제가 이기면 그냥 그걸로 끝나는 거지만..제가 지는
사태가 발생되면..사건의 양상이 좀 달라집니다..-_-;
"야, 이번엔 10개 걸고 하자." -_-;;
그런날은 계속 가위바위보를 지게 되더라구요..-_-;;
판알은(?) 계속 올라가고..-돈 거는건 아니니까 판돈이 아니라..판알이겠죠? ^^;;-
어느순간 제 포도알맹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동생들에게로 다 가버리곤 했습니다..-_-;
"다섯개씩만 돌려주라~" -치사하다는 건 저도 인정합니다..-_-;;-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야." -_-;;;;;
"다음에 엄마가 포도주면 갚을께(?)~~~" -_-;;
"저번에 빌려갔던(?) 포도알부터 갚으시지~" -_-;;;;;;
끝내 저는 동생들을 구타해(?) 포도를 빼앗아오곤 했답니다..-_-;;
포도몇알로 인해 전 인륜을 저버리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곤 했습니다..-_-
요즘엔 물론 포도알맹이를 나누거나 하진 않지만...그래도 가끔 엄마가 포도를
한박스씩 사오곤 하면 우린 일명 '포도신사협정'(?) 같은걸 맺곤 합니다.
하루에 일인당 포도 한송이 이상은 먹지 말것...외부로 포도를 유출하지(?)
말것...혼자서 몰래 포도를 먹다 들킬시엔 포도 2근을 사다놓을것..등등..-_-;;
포도한박스가 하루만에 바닥을 보이는 일이 일어나는걸 방지하기 위해 만든
조약은(?) 서로의 감시하에(?) 충실히 지켜졌습니다..
하지만..모든 조약에는 헛점이 있듯이..^^;; 전 그저께부터 이 '포도신사협정'을
위반하기 시작했답니다..^^;;
밤에 몰래 포도를 싸놓고 가방에 넣어서 회사로 가져오기로 했죠..^^;;
포도에 미친(?) 저는 이미..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 '포도신사협정'을
깰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랴...-_-;;;
그녀에게 죄가 있다면 단지 포도를 너무나 사랑했다는 죄뿐...-_-;;;
하지만, '포도신사협정'을 깬 결과는..비참했습니다..-_-;;
포도를 가방에 넣고 룰루랄라 신나게 출근을 하는것 까지는 좋았습니다..
지하철에 사람이 장난이 아니게 많이 타더군요..
제가 오징어가 되는건 상관없었습니다..-_-;;
하지만..약하디 약한(?) 포도들의 몸뚱아리는(?) 상관이 있었습니다...Y_Y
"어? 어디서 포도냄새가 나네?"
"증말~ 음~ 향기좋다~ 포도 먹고 싶다, 그치?"
그녀들이 그런 얘기를 하고 있을때...제 포도들은 가방안에서 뭉그러지고,
터지고..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_-;; 향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_-;
예전에 들었던...새우젓파는 할머니가 복잡한 버스를 타서 새우젓이 사람들에게
눌리자..."젓터져요~!! 젓터진다니까~!!"라고 했다는..-_-;;; 그때 그 할머니의
심정을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_-;;;;
회사에 와서 가방을 열어보니 포도는..줄기만 제 형태를 갖추고 있을뿐...
비닐봉지안에서 흉칙한(?) 모습으로 장렬히(?) 압사해있더군요..
그리고..어제..저는 다시 포도수송작전을(?) 세웠습니다..-_-;;
조그만 종이쇼핑백에 포도를 넣어서 회사로 가져오기로 했죠..^^;;
그러나...이번결과는 더욱더 비참했습니다..-_-;;
어제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열심히 쇼핑백을 이러저리 돌리고
안 눌리게 하려고 했으나..서울역에서 사람들이 왕창 내리는 순간...쇼핑백이
내리는 사람들에게 끼여서 딸려가더군요..
전 열심히 쇼핑백손잡이를 잡아당겼습니다..
그순간..부욱~하는 소리와 함께 제손엔 쇼핑백 손잡이만 남은채...포도들은
제게 슬픈 작별을(?) 고하더군요..
쇼핑백몸체만(?) 플랫폼에 떨어졌고..사람들은 우루루 타면서 마구마구 포도를
짓밟더군요..
저는 얼른 그 포도가 든 쇼핑백이 제것이 아닌것 처럼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
손잡이를 슬그머니 놓아버렸답니다..-_-;;
포도들아..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안...녕...-_-;;;
그리고..오늘...저는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포도를 챙겨서 나왔습니다..
-끝까지 포기않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한국여인의 표본같죠? ^^;;;;;-
역시 새벽엔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저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포도들을 저희 회사로 데려온 뒤(?) 냉장고안에 넣어두었
답니다..^^;;
기다려라, 포도들아..점심먹고나서 후식으로 먹어주마..음화화화홧~~ -_-;;;
그리고 전 오전에 회사일로 인해 외출을 했더랬습니다..
일을 마치고 회사에 돌아온 제 눈앞에 펼쳐진 끔찍한 현장...!!!
부장님과 이대리님이 포도를 거의 먹어치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0.0
"이..포..도는..이 포도를...이럴수가..어떻게..이 포도를..어쩌면..포도를.."
-흥분하면 버버벅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dyam- -_-;;;
"어, 왔구만~ 일루 와서 포도 좀 먹어봐~ 맛있네~ 김대리가 사다놓은
모양이야." -분위기를 파악못하고 있는 부장님..- -_-;;;
저는 왜 이렇게 세상에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는지...깨달을 수 있었습니다..-_-;;;
"어...이거..dyam씨 거예요?" -눈치하나로 먹고 살았다고 주장하는 이대리님..-_-
역시 눈치는 빨랐습니다...-_-;;;-
"하.하.하...난 또 김대리가 사다놓은줄 알고..하..하...이거..참.."
부장님이 너무 미안해하시길래...그냥 참았습니다..-_-
그래..이렇게 내가 한번 참음으로 인해 살인통계율을 낮출수 있다...-_-;;;
하지만..참길 잘했습니다~ ^^
부장님이 점심시간에 포도를 10송이나 사오셨더군요..^^;;
"포도껍데기를 어찌나 애절한(?) 눈으로 쳐다보던지..미안해서 사왔지.." ^^;;;
지금 회사냉장고안에는 포도 다섯송이가 얌전히 모셔져(?) 있습니다~
그동안 포도수송작전은 비록 실패했지만..^^;; 더 큰 성과가 있었기에..
전 행복하답니다..^^;;;
댐사랑(닉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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