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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與 '사즉시생 생즉시사' 명심해야

(서울=연합뉴스) 여권이 요동 치고 있다. 어수선한 연말 정국이 여권의 새판짜
기로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한 해를 반추하며 조용히 새 해를 계획해야 할 세밑 정
국이 정치판 난전으로 판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차기 대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
점에서 집권당이 공중 분해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
동영 전 의장은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을 창당키로 하고 내년초 전당대회에서 '평
화개혁세력과 미래세력의 대통합'을 결의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권내 '헤쳐모
여'가 급류를 타게 됐으며 당내 '통합신당파'와 '당 사수파'간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열린우리당 양대 계파 수장격인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이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만들기로 공개 선언한 셈이다. 이들 두 사람은 합의문에서 "국민은 지금 우리당에
절망하고 있다"며 "우리가 겪고 있는 진통은 지난 과정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
에 기초해서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발전시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질서를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으로 수렴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내 계
파를 양분하다시피한 두 사람이 신당 창당에 합의함으로써 당 사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및 친노세력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우리의 반세기 정당사에서 대선을 앞두고, 그것도 정상적인 정치상황에서 집권
당 스스로 자신을 해체한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바로 그런 초유의 사태가 이번 합
의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내 그런 움직임에 대한 정치권 셈법과 반
응은 각 당과 정파적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다른 정파나 정당의
반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다는 국민의 입장과 반응이 중요하다. 국민은
집권당이 대선을 앞두고 헤쳐 모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아니 국민은 당이 자신들
의 이해와 당리당략에 따라 분당과 합당을 되풀이하는 구태에 식상해 있다. 열린우
리당이 4년간 여당으로 집권했으면 다시 여당 자격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
치적 순리요 도리다.

그러나 정치상황은 국민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민주국가에서 정
당이 스스로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만드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다. 문제는 그런 정
치 행위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있다. 이들 두 사람이 내건 정치 슬로건은 "원칙있는 국민의 신당"이다. 새로 창당
되는 정당이 원칙있고 국민을 위하는 '국민의 신당'이기를 바랄 뿐이다. 다만 여당
내 새판짜기 싸움을 보노라면 '사즉시생 생즉시사'(死卽是生 生卽是死)라는 옛 말이
떠오른다. 대의명분이야 어떠하든 여당 해체와 신당 창당이 자신들이 살기위한 것이
라면 그것이 죽는 길이요 국민을 위해 죽으려는 것이라면 그것이 바로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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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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