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한 후..점점 더 거대해져가는..배와 가슴... 거대해져가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
습니다..
그러나...배만 나오면 되지..왜 배꼽까지 같이 튀어나오는 것인지...-_-
가슴이 커지기만 하면 되지..왜 살이 터져 임신선이 그물처럼 생기는 것인지..-_-
점점 망가져가는..-_- 제 모습에 망연자실할 따름입니다..
한달전쯤엔 둘째동생이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기에 거대
한 배와 가슴을 끌어안고(?) 목욕탕에 갔더랬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다리의 때를 밀고 있을때..전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
었답니다..
제앞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5,6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셋...0.0 0.0 0.0
그녀들의 눈은 온통 제 배와 가슴을 향해 쏠려 있더군요..-_-
한순간..약장사처럼..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라고 할뻔 했으나...-_- 한아이의 어미
가 될 몸임을..^^;; 자각한 저는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답니다..
"왜..신기하니~? 언니 뱃속에 아기가 들어있어서 그래~"
"근데..찌찌는 왜 그래요?" ?0_0?
"으..응...아기가 먹을 우유가 들어있어서..."
"그럼 짜면 우유가 나오는 거예요??" *0_0*
난 젖소가 아니야, 이 지지배야..!! -_-++
제 심상치 않은 눈빛을 의식한듯..-_-;; 여자애 하나가 쪼르르 엄마인듯한 여자에게로
달려가더군요..
"엄마, 엄마~~~ 저기 저 언니~~ 찌찌에 금이 가 있어~~!!" -_-;;;;;
그 여자애가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외치는 바람에..모든 때밀던..여자
들의 눈길이..저에게로...아니, 제 가슴으로 향하더군요..
태연한척 물을 끼얹으며..자연스럽게 가슴을 가렸습니다..-_-;;
엄마가 없는 틈을 노려 그 여자애를 한대 쥐어박으려 했으나..-_-;; 제 험악한 눈길을
눈치챈듯.. 그 여자애는 엄마만 졸졸 쫓아다니더군요..
친구 경이에게서 전화가 왔더랬습니다..
"나 이번주 토요일날 수영장가기로 했어~ 저번주 일요일날 수영복 샀는데..
원피스로 사려다가 비키니샀어~~ 지금 안 입으면 언제 입어보겠니~ 호호홋~~"
"니..접히는 배를 생각해야지.." -_-
"숨만 좀 들이마시면 감쪽같이 접히지도 않아~" -_-;;
"배꼽은 어쩌구~??"
"내 배꼽이 얼마나 이쁜데~ 일자배꼽이잖아~"
"그래..일자는 일자지..-_- 한일자...(一) 오호호호호홋~~~~" -_-
"너~ 수영장 못가니까 심통나서 그러는거 다 알아~~ 쯧쯧..불쌍한 것..여름만 되면
물개처럼 물만 쫓아다니던 것이...얼마나 부럽겠니..쯧쯧..."
그녀는 예리했습니다..-_-
"그럼~ 수영장갔다와서 또 전화할께~~ 집에서 목욕이나 하고 있어~~ 호호홋~"
경의 전화를 끊은 후...한순간 호흡이 힘들어져..-_-;; 심호흡을 하며 뜨거워진 피를 식
혔습니다..
그리고..방으로 달려가 서랍속 고이 간직되어 있는...지난 신혼여행때 샀던 검정비키니
수영복을 꺼내들고 복받쳐오르는 설움을..-_-;; 애써 가라앉혔습니다..
비키니 수영복아...넌 내마음을 알겠지..어흐흐흐흑~~ -_-
갑자기 수영복을 입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건 바로 그때였습니다..
피가 한번씩 역류하기 시작하면..-_- 제정신을 차리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답니다..-_-;;
그래...집에서 수영장분위기를 내 보는거야~!
옷장서랍을 뒤져 물놀이용 공을 꺼내 힘껏 불어.. 부풀렸습니다..
예전엔 쉽게 부풀렸으나..출산일이 한달정도 남은 임신부의 폐활량으론.. 극도의 호
흡곤란과 헐떡임을 동반하는 힘든 작업이였습니다..헥헥~~ -_-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물놀이용 공 두개를 띄워놓고..복숭아도 여러개 동동~~
띄워놓고 비키니수영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_-
간신히 수영복을 갈아입은뒤..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습니다..
윗수영복사이로 무참히..삐져나온...가슴살들...-_-;;;;
거대한 배와 튀어나온 배꼽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아랫수영복...-_-;;;;;
애써 거울을 외면한채....수영모자를 쓰고 물안경까지 목에 걸었습니다..
카세트를 들고와 경쾌한 댄스음악을 틀어놓고나니...점점 기분이 들뜨기 시작하더군요..
아~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지??
욕조에 몸을 담그고 물에 둥둥 떠오른 복숭아를 건져 아삭아삭 씹어먹으며... 전 마
침내 물안경을 끼고 잠수까지 했습니다..-_-;;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른채.. 그렇게 복숭아 5개를 먹어치우고 잠수를 수십차
례 반복했을때였습니다..
욕실문이 갑자기 벌컥~ 열리며...경악에 찬 남편 이모씨의 모습이 제 시야에 나타나더군요.. !0.0!
"어...어...오빠..와..왔어..?? 왜...벨 안 눌렀어..?"
"벨 안누르긴~!! 아무리 벨을 눌러도 문 안열어줘서 난 큰일난줄 알았어~!!"
욕실가득 울려퍼지는 댄스음악과...수십차례의 잠수로 인해..퇴근한 남편이 벨누르는
소리를 전 듣지 못했던 것입니다..
시끄럽게 켜져있던 댄스음악을 끄고...찬찬히 제 모습을 살펴보던 남편 이모씨..
"큰일이 나긴 난것같다...-_- 너.. 더위 먹었냐??"
"호.호.호.홋~~~ 더위는 무슨....수영장 분위기 좀 내보려고..." -_-
"제발..니가 아기가진 임신부라는 사실 좀 망각하지 마." -_-;;
그랬습니다..-_-
전 한순간..제가 아기를 가진 임신부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더랬습니다..
"휴우~~ 너랑 살다보니까...'평범'이란 단어가 그립다...좀 평범하게 살 순 없는거야??
욕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한 줄 알고 얼마나 놀랬는데..문 안열어줘서...그리
구..그 수영복 도대체 뭐야..-_- 아무리 입고 싶어도 니 몸생각을 해야지..-_- 물안경은 도대체 왜 끼고 있는건데??
욕실에 널려 있는 이 복숭아씨들은 다 뭐고?? 나중에 나오다가 복숭아씨 밟아서 넘어지면 어쩌려고 바닥에 다 던져놓은 거야..어쩌구..저쩌구..." -_-
그의 잔소리가 계속 될것같은 조짐이 보여..꾀병을 부리기로 했습니다..-_-
"아~~! 배 아퍼!!"
"왜...왜그래..!!"
"몰라...배가 갑자기 막 땡기면서 아퍼..."
고등학교다닐때...전 연극부의 잘 나가던 연극부원이였더랬습니다..-_-;;
혼비백산한 남편 이모씨..절 부축해서 침대로 옮겨주더군요..
"찬물에 그렇게 오래 몸을 담그고 있으니까 그렇지!! 병원에 갈까??"
"아,아니~ 괜찮아..좀 쉬면 괜찮겠지..아....배야...." -_-;;;
남편 이모씨가 엉망이 된 욕실을 치우는 동안...-_- 전 침대위를 뒹굴뒹굴거리며 놀고 있었더랬습니다...-_-;;;
저도 제가 사악한...아내라는 걸 인정합니다...-_-
그러다..침대옆 협탁에 놓인 자두를 발견했습니다..0.0
남편 이모씨가 퇴근하며 사온 자두였습니다...
자두를 아작아작~~차근히 해치우고 있는데...왠지..싸늘한 한기가 온몸을 감싸더군요...
"너...배 아프다며..?"
남편 이모씨가 바람을 뺀 비치볼두개와 물안경을 손에 든채 방문앞에서..싸늘한.. 눈길로 절 쳐다보고 있더군요..-_-+
"으..응...자두..먹으니까..조..좀..괜찮아져서......호.호.호...자두가 차암~ 맛있네..." -_-;;;;;
삐진 남편 이모씨를 뒤로 한채..-_- 먹다 남은 자두를 냉장고에 넣고 있는데.. 정말 배가 싸아~~하게 아파오기 시작하더군요..
좀 참으면 나아지려니 했는데..계속 아파오는 배...
"오, 오빠!! 나..배 아퍼~!!"
거들떠 보지도 않는 남편 이모씨..-_-
"정말이야~!! 배 아프다니까..!!
"자두 먹어봐~ 아까처럼 금방 나을테니까." -_-;;
정말 '늑대와 소년'은 불후의 명작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_-
딴딴하게 굳어져 아픈 배를 움켜쥐고 산부인과에 전화를 걸었더랬습니다..
아기를 낳을때가 되가면..종종 올 수 있는 가진통이라고 하더군요..
한번 불신의 늪에 빠진 남편 이모씨는...제가 배가 아팠다는 사실을 끝까지.. 믿지 않았습니다..-_-
어쨌든..비록 끝이 좋진 않았지만...모처럼 수영장분위기를 만끽하며 즐긴..^^;; 하루였습니다...
내년 여름엔 지금 뱃속에 들어있는 제아기와 함께 수영장에 갈 수 있을테죠..^^
생각만 해도 짜릿~~흐뭇~~행복해집니다..^^
댐그리워 (닉네임)
(출처: 다요기 http://www.dayogi.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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