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국내각’과 관련, 청와대가 “여야가 합의하면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가운데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현 정부의 정책이 수정되지 않는 한, 성사되고 어렵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10일 CBS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거국내각이 우선 되려면, 노무현 대통령이 시행하고 있는 내외 여러 가지 주요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거나 폐지해야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가 “국회에서 계류되어 있는 몇 가지 법안, 현안에 대해서 여야가 합의처리하고 그 다음에 거국내각 구성방식에 대해서 합의하라”는 전제조건을 밝힌 가운데, 조 의원은 “여야 합의가 안 되서 법안이 처리 안 되는 게 아니”라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야당 간의 의견차이로 그게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전효숙 헌재소장 문제를 언급하며 “그게 열린우리당과 야당의 문제가 아니라 노 대통령의 코드인사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고. 사법 개혁, 국방개혁 사업 만해도 그것이 현 정권에서 시작된 것”이라도 말했다.
조 의원은 초당적 거국내각을 제의하는 것에 대해 “워낙 국란을 당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그 동안에 정책을 잘못해서 국민의 지지도 못 받고 10%대까지 떨어지고 도저히 대통령직을 수행 하지 못할 형편이 됐기 때문에, 국가를 생각해서 우리 야당도 나서 내각에 참여해 도와주자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거국내각 구성과 관련 9일 논평을 내고 "청와대가 거국내각 구성 수용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노 대통령을 향해 "내각의 구성 권한은 항상 강조한 것처럼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이므로 여야의 합의 요청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하여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어렵더라도 DJ와 독립해야”
조 의원은 노 대통령이 DJ의 사저를 찾아가 회동한 것에 대해 정치적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물론 가끔 조언은 구할 수 있지만 일단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본인도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전직 대통령을 왜 찾아가서 여러 가지 억측이나 추측을 키워서 정쟁에 휩쓸리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 의원은 “어렵지만 어떻게 정치인이 편한 길만 택해 가겠냐”면서 민주당이 DJ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그 분(DJ)의 기본철학이나 기본노선은 계승하고 발전시키되 그 분은 이선에 계시고 저희들은 일선에 있지 않냐”면서 “우리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 분한테 자꾸 의존하고 그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말 독립해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에 “해 나가야 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 번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이제까지 꿋꿋하게 의석은 몇 석 안 되지만 계속 해나가고 있고 시대도 자꾸 변하기 때문에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 길로 나가야한다고 생각 한다”며 거듭 강조했다.
고건 오락가락 행보, “진일보 했다"
최근 신당창당 의사를 밝히고,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등 현 정부와 거리두기에 나선 고건 총리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정계개편 논의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본다”면서도 “노무현 정권과의 관계라든가 여야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 전 총리가 8일 안동대 강연에서 DJ의 햇볕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번에 햇볕정책에 관해서 그래도 조금 더 전 보다는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조금 더 기본적인 입장을 밝혔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우선 정치라는 건 여와 야로 나눠서 하는 것인데 그 입장을 분명히 하고, 그 다음으로 본인이 대선후보로 나가고 싶다면 노무현 정권을 승계하는 것이냐, 교체하는 것이냐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 않고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거나 그런 뜻을 가지고 있다면 저의 생각하고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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