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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사칭 논란 도정일 교수, “학위 목적 유학 아니었다”

‘박사학위’ 경력 사칭 이유 ‘남탓’ 일관…자변, “잘못 인정 사과 응분의 조치 취해야”

박사학위자가 아님에도 영문학 박사로 활동해 온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스타 칼리지 학장(현 경희대학교 명예교수)가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도 교수가 자신의 하와이대 유학 목적이 학위 그 자체가 아니었다고 말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도정일 교수는 22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부터 자신이 학력을 의도적으로 사칭한 것은 아니며, 단지, 당시 상황 상 자신의 학위 관련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 넘어간 것일 뿐이라 해명했다.

 

도 교수는 비교적 최근인 2014년 7월 자신이 기고한 중앙일보 칼럼에 학력이 ‘미국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로 나와 있었다. 도 교수는 이에 대해, “나도 깜짝 놀랐고 충격을 받아서 칼럼 쓰던 것을 중단했다. 너무 놀라서. 담당 기자가 내 학력을 소개하면서 그렇게 썼는데, 그걸 따지기도 뭐하고 그냥”이라고 답했다.


7월에 확인하고 즉각 이를 바로잡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도 교수는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넉 달이 그냥 지나갔다. 그 상태로 더 이상 칼럼을 써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칼럼을 중단했다. 12월 달인가 중단했다”고 답했다. 박사학위자도 아닌데 박사로서 소개받으며 스스로 칼럼을 게재한 것이 6개월 이라는 의미다.


도정일 교수는 “1984년 여름에 논문을 끝내고, 서둘러서 서울에 복귀했다. 그때는 이미 경희대학교 취업이 되어 있었다. 경희대 강의를 준비해야 했다. 가을학기 동안에 문헌 참고를 끝내고 뒤에 미주(각주) 붙이는 것들을 완벽하게 해서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와서 보니까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도정일 교수는 이어, “두 번째 학기에도 역시 마감을 서둘러서 못했다. 강의 부담이 컸고, 강의를 무려 다섯 개나 했다. 두 번에 걸쳐 마감을 지키지 못해서, 포기하다시피하고 만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잘못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중에 다시 정리할 기회가 있다면 하자’ 라고 쉽게 생각을 하고. 게으름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와이대 석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을 제출했으니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초기 주장과 달리, 도 교수는 논문을 완성해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박사학위자가 아닌 상황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무려 30여년간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 학위를 사칭한 셈 것이다.

 

도 교수는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공부하러 갈 때 나의 목적은, 학위 그 자체에 있지 않고 공부를 해보고 온다는 목적이었다. 논문을 통과시켰으니까, 끝난 것을 의미한다고. 형식적 욕구를 갖추는 일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논문 통과라고 한다면 공부했다는 증명이 되니까, 되지 않겠느냐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사’ 학위 자체에 목적을 두지 않았던 공부였으나, ‘박사’로서의 활동이라는 ‘덤’을 얻은 셈.


도 교수는 이어지는 질의에서도 ‘남’ 덕분에 박사학위자 행세를 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답하면서 오로지 본인에 대해서는 ‘게으름’만 이유로 들었다.

 

강의준비를 위해 논문 완성을 포기했다고 했지만, 강의 준비는 경희대학교 교수로서 가능한 것이다. 경희대 측이 1981년 당시, ‘논문이 통과됐으니 박사학위자나 다름없다’는 도 교수의 초기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한다면 도 교수는 자신을 박사학위자라 사칭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경희대 측은 최근까지 도 교수 학력을 1981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표기했었다. 또, 도 교수의 자필이력서를 열람했다는 같은 학교 모 교수는 도 교수가 1977년에 석사학위를, 1982년에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고 적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교수는 “학교 영문 홈페이지에 학위 취득시기가 1981년으로 나온 건, 학교 측의 기재 착오일 것. 내가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할 이유가 없다”며 반박했다. 자필이력서를 열람했다는 모 교수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 교수는 조선일보 인물 정보에 박사논문 통과시기가 1983년도로 기재돼 있었다는 지적에는 “1983년에 학위를 받을 것으로 확신하고 ‘1983년 통과’ 라고 썼던 것 같다”고 말해 스스로 제출한 학위정보임을 밝혔다.

 

저술과 기고문 등에 소개된 학력사항에 대해 교정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도 교수는 “내가 책임을 져야 할, 내가 쓴 책들에는 (학력사항을) 틀림없이 썼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책들…예를 들면 10명, 8명 다인수 저자들이 글을 모아서, 출판을 낸 곳...뭐가 답답하냐면 출판사 직원들이 빠르게 처리하다가 잘못 정보를 기재한 것이다. 얼른 발견했더라면 고쳤을 것을 그렇게 된지도 모르고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자변)는 22일 성명을 통해 도정일 교수의 학위사칭 진상을 밝힐 것을 주장했다.


자변은 “한국 지식인 사회가 지적 정직성이 결여되어 있고 자체적인 정화능력조차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1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도정일 교수 학위사칭 건을 지적했다.


자변은 “학위 문제가 표면화된 이후 도정일 교수는 박사 학위만이 아니라 석사학위조차 없다는 것은 인정하나 스스로 학위를 사칭한 적이 없다고 변명한다”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응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선진적(先進的)인 자세이고, 도 교수가 지난 세월 강조해 온 정의, 도덕, 가치의 개념에도 부합하는 태도”라 일침을 놓았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이하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한국 지성 사회의 각성을 촉구한다"

-도정일 교수 학위 사칭의 진상을 밝혀라-


한국 지식인 사회가 지적 정직성이 결여되어 있고 자체적인 정화능력조차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1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 영어학과 교수로 30년을 재직하고 후마니타스 칼리지 학장을 역임한 도정일 교수가 1983년 경희대 임용 당시 및 이후 30년 간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적이 없음에도 학위 소지한 것인 양 사칭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으나, 경희대학교나 교수 사회에서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학위 문제가 표면화된 이후 도정일 교수는 박사 학위만이 아니라 석사학위조차 없다는 것은 인정하나 스스로 학위를 사칭한 적이 없다고 변명한다. 도교수는 네이버 인물검색란 등의 정보사항을 하와이대 석·박사과정 수료로 변경하고, 논문 최종심사 과정까지 통과했기에 사실상 학위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이며, 각주 보완과 마무리 행정절차만을 밟지 않았을 뿐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도 교수와 같은 경희대 한학성 교수는 도 교수가 지난 수십 년간 강의, 저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기고(寄稿) 등 활동을 하면서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음을 밝힌 적이 있다고 하고 있고, 도 교수가 경희대학교에 제출하여 학교에서 보관 중인 자필 이력서 가운데에는 1982년을 박사학위 연도로 기재한 것과 1977년을 석사학위 연도로 기재한 것 등이 다양하게 열람된다고 한다. 인터넷 상으로 검색되는 도 교수의 박사학위 연도와 학위논문 제목도 1981년, 1983년, 1984년 세 가지의 버전이 존재하는 실정이다. 자필 이력서와 학위논문 제목 업로드를 도 교수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고집하는 것은 무척이나 옹색한 일이다.


1984년 박사학위논문 최종심사 과정이 통과되었다는 도 교수의 주장과 달리 1985년말까지의 수강기록이 나온 도 교수의 성적증명서에는 논문 최종심사 통과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또한 심사위원 3인의 서명으로 심사를 통과했다던 도 교수의 기존 주장이 5인 전원의 서명으로 변경된 후, 전원 서명서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나아가, 1981년과 1983년 박사학위 수여를 주장하고 학위논문 제목을 유포했던 도교수의 기존 행동은 1984년 최종심사통과가 박사학위와 마찬가지라는 본인의 변명을 무색하게 한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응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선진적(先進的)인 자세이고, 도 교수가 지난 세월 강조해 온 정의, 도덕, 가치의 개념에도 부합하는 태도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심각한 지성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으며 그 핵심에는 지적 정직성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적 양심은 기존 입장의 변화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겸허한 인정 대신 은폐나 또 다른 거짓을 계속하여 자행함으로써 사망에 이르는 것이다. 참된 용기는 ‘위대한 퇴각’의 순간에 발휘되는 것이다. 지식계와 전문가 집단 내부에서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며 응분의 조치를 단행하는 문화, 커밍아웃한 자의 용기를 가상하게 여기며 이를 더욱 수준 높은 반성의 계기로 삼아 선진사회의 도래를 앞당기는 노력을 일층 경진해야 할 것이다.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는 도정일 교수를 비롯한 우리 사회 지식계 전반의 자정(自淨) 노력을 촉구하고, 그 진상 규명에 힘쓸 것을 천명하면서, 이러한 선진화 노력이 궁극적으로 한반도 자유통일의 초석이 되는 행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16년 9월 22일

자유와통일을 향한변호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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