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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JTBC 뉴스룸, ‘광주인’과 ‘나머지 국민’으로 가르니 시원합니까?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편가르고’ ‘공격하고’ JTBC의 이중적 보도행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과 관련, 기존의 합창 방식을 결정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종편의 때리기가 18일에도 계속됐다.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은 이 곡에 대한 정치권 포함 야권의 반응은 충실히 전하면서도 이 곡의 제창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며 반대하는 측의 여론은 거의 무시하는 모양새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합창 방식 고수를 개인의 독단으로 몰고 가면서, 이른바 보수우파 진영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반대 여론은 사실상 묵살하고 있는 셈이다.

보훈처장이 개인의 독단에서 나온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란 곡에 대한 보수진영의 강한 반감이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반대 여론도 보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실제로 존재하는, 집단의 정서와 감정을 묵살한다고 사라질까? 그걸 무시하고 억누르고 덮는 게 정치권의 협치를 위한 것이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이 곡에 대한 보수의 반감에 ‘반감’을 갖고 있어도 언론은 보도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반대를 마치 5.18 민주화 운동 자체를 부인하는 것처럼 규정하고, 포용할 국민의 대상이 아닌 적대세력으로 치부하는 듯한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이 곡을 둘러싼 종편의 왜곡된 보도행태 가운데 JTBC는 가장 최정점을 보여준다. 뉴스룸은 이날도 종편4사 메인뉴스 가운데 가장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제창 불허, 국민의 뜻 반영"…보훈처장의 '이상한 논리'>, <[비하인드뉴스] 4·19는 가고 5·18은 안가고…>, <'제창' 거부 당한 기념식…'참석' 거부 당한 보훈처장>, <[밀착카메라] 곳곳서 터지는 울음…'덧나는 상처' 5·18 광주> 등 4꼭지의 리포트로 관련 소식을 전했고, 클로징 BGM으로는 영화 ‘화려한 휴가’ OST에 수록된 ‘별이 빛난 오후’를 틀었다.

뉴스룸의 특징은 ‘임을 위한 행진곡’를 반대하거나 제창 거부 의견을 가진 국민은 거의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점이다.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왜 합창이냐 제창이냐를 놓고 논란이 되어야 하는가? 이것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시민들이 선량한 시민이었느냐, 아니면 폭도였느냐를 가름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광주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며 “즉, 선량한 시민들이 정당하게 독재권력에 저항한 운동이라면 당연히 국민모두에게 그렇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뜻에서 제창이길 원한다는 것이고, 반대로 국가권력을 부당하게 공격한 것이라면 당시에 정부가 주장한대로 폭도가 되고 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합창을 고집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5·18 유족들의 항의로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고 코멘트 했다.



하지만, 손 앵커가 이 곡에 대해 코멘트하면서, 국민을 ‘광주인’과 나머지 국민으로 나누는 건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이런 언론의 ‘가르기’야 말로 국민분열적 보도행태 아닐까?

또한, 제창이면 5.18 당시 선량한 시민들이 독재권력에 저항한 운동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합창이면 국가권력을 부당하게 공격한 폭도로 보는 것이라는 취지로 비약한 이분법도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제창 반대 측이 전부 그런 시각을 가진 것도 아니여서다.

설사 ‘광주인’들이 그런 시각을 가졌다고 해도 그런 오해를 풀고 반대 측과 소통하는 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언론의 태도 아닐까?

‘임을 위한 행진곡’ 이슈로 전현직 대통령 ‘까고’ ‘망신주고’ 골고루 한 JTBC

국가보훈처의 합창 결정을 국민통합의 방해요소로 강도 높게 비판해온 뉴스룸과 손석희 앵커의 분열적 보도행태는 <[비하인드뉴스] 4·19는 가고 5·18은 안가고…>에서 절정을 이룬다.

기자는 리포트에서 “이명박 정부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이른바 보수정권 9년 동안을 살펴보니까, 4·19와 5·18을 대하는 태도에 좀 차이가 있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4.19는 거의 참석하고 5.18은 취임 첫해만 참석하고 모두 불참했다며 꼬집었다.

그러면서 손 앵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 뭐 그냥 정치권에서 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5·18 묘역과 뭔가 좀 악연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 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기자는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계속 불참을 하니까 그런 언론 보도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2005년 과거 서울시장 시절에 방문을 했는데요. 묘역 안에 있는 ‘유영봉안소’에서 저렇게 좀 상당히 즐거운, 해맑은 웃음을 보여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앵커가 다시 “해맑다는 표현은 그렇고요. 그냥 파안대소 정도로 하죠.”라고 하자, 기자는 “예, 2007년이죠. 대선주자로서 방문했을 때에는 묘비에 상석을 밟아가지고 좀 눈총을 받았고요. 또 '5·18 사태' 이런 식으로 표현해가지고 또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 앵커는 “저 사진은 워낙 또 유명한 사진이기도 합니다.”라며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룸은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제창 논란 이란 이슈로, 이른바 보수정권 전현직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따졌다. 더 나아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과거의 실수와 해프닝을 다시 언급하면서 ‘해맑은 웃음’ ‘파안대소’ 등으로 묘사했다. 지상파 방송사나 다른 종편사와는 다른 보도행태였다.



이 곡에 대한 합창제창 논란에서 벗어나 뉴스룸이 굳이 4.19와의 비교나 전현직 대통령들의 참석 여부 횟수를 따지고, 전직 대통령의 실수까지 소환한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이 전직 대통령 노골적인 망신주기에 가까운 보도까지 이어질 필요가 있었을까?

뉴스룸은 ‘임을 위한 행진곡’ 이슈에서도, 자칭 ‘균형있는 보도’를 자랑한 것과는 달리 여전히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멀어보였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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