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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비평-①] KBS <시사기획 창> ‘청년의 집은 어디입니까’-청년도 청년 나름이다

청년 주거 빈곤, 무조건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라?

KBS 뉴스 보도와 일부 시사프로그램이 여전히 편향된 논조로, 제작 방송되고 있어 여론의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해 12월 1일 방송된 KBS 시사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청년의 집은 어디입니까’ 방송 역시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 주거 빈곤 139만 시대를 맞아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몰리는 청년세대의 현실과 주거 대책을 짚는 내용으로 제작이 됐다.

지난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6세에서 34세까지 청년 세대 139만명이 반지하나 옥탑방, 또는 고시원처럼 주택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어 이들의 주거 빈곤 문제를 기획한 자체는 의미 있다고 볼 수 있다.

‘청년의 집은 어디입니까’의 방송시간은 총 54분 정도로, 전반부 18분 정도는 청년 빈곤 현실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이후는 정부와 지자체의 사회적인 노력이 어느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짚었다.



청년도 청년 나름이다…부적절한 주거 빈곤 사례 ‘눈살’

하지만 문제는 청년 세대의 주거 문제를 바라보는 제작진의 접근 방식이다. 우선, 방송이 소개한 청년들의 사례 소개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반지하방에 거주하는 청년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하고 16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으며 학자금 대출과 월세, 공과금을 합쳐 1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반지하방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소개됐다.

제작진은 아침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는 고된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박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의 문제를 부각시켰다. 출연자 역시 백통이 넘는 이력서를 쓰고 난 뒤 어렵게 취업을 해 열심히 사는 모습이었고, 정부와 지자체 등의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끔 그려졌다.

그러나 옥탑방 거주 청년의 사례는 좀 다르게 보였다. 이 청년은 6개월 계약직의 사무보조 업무로 한달 급여가 1백만원 수준이었다. 동생과 함께 거주하는 이 청년은 지방 출신으로, 상경한 후 처음 취직한 곳을 그만두고 계약직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전 직장을 그만 둔 이유는 잦은 야근, 상사와의 불화, 낮은 임금 등이었다.



방송에서 소개된 이 청년은 방세 35만원, 공과금 5만원, 핸드폰 사용료까지 하면 50~60만원 수준이었다. 제작진은 또 라면을 먹는 청년에게 ‘일주일에 라면을 몇 번 정도나 먹느냐’고 물었고, 청년은 좋아하진 않지만 값이 싸서 일주일에 다섯 번은 먹는 것 같다고 대답하는 장면도 담겼다.

방송에 출연한 이 청년은 상당한 비만으로 보였는데, 과연 이 청년의 사례가 우리 사회가 나서서 주거 문제를 해결해줘야 할 사례인지는 의심스러웠다.

일단 직장을 그만 둔 이유도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었고, 핸드폰 요금을 많게는 20만원씩 납부하고 있는 이 청년이 자신이 선택한 생활방식이나 선택의 문제까지 사회가 나서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주거문제 해결해줘야 할 당위성을 찾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도 제작진은 일주일에 라면을 몇 번 먹느냐는 질문 등을 던지면서 동정심을 유도하는 느낌이었다.

삶에 대한 개척 의지 여부와 상관없이 청년이라는 이유로 열악한 곳에 살고 있다고 해서 그런 청년들의 문제까지 모두 국가와 사회가 해결해줘야 한다는 의식을 가진 사회주의자가 아니라면, 이 프로그램을 만든 정수영 기자는 사례 소개에 실패한 셈이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2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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