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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본부 잇단 ‘소수 노조 비하’ 발언 ‘왜’?

MBC 복수 노조 협상 결과에 따라 본부노조 일반 조합원들에도 영향...본부노조에 불만 높은 조합원들 이탈 우려 때문이란 분석 나와

언론노조MBC본부(본부장 조능희, 이하 본부노조)가 임금과 노조전임자 타임오프제 등 단체협상안을 놓고 회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본부노조 측의 잇단 소수 노조 비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또한 본부노조 측의 이처럼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을 놓고도 본부노조의 영향력 축소를 우려한 초조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012년 파업을 주도한 정영하 전 본부장은 지난 22일 상암 MBC 신사옥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탄압 규탄 기자회견’에서 사측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정 전 본부장은 “회사가 만든 상황이 막장이어서 말도 거칠 것 같다. 협상 중에 (노조) 집행부를 다 발령 냈다. 노조가 임금 협상을 하자고 했더니 (회사는) 노조 없애기 안을 내놨다.”라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정말 열 받았다. 조합원들도 열 받았을 것이다. 완전 개막장 아닌가. 이게 협상을 하자는 건가. 노조 탄압이 아니라 노조 파괴다. 뿌리까지 뽑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공정방송노조와 MBC노동조합에게 요구한다. (사측의 개별 협상 시도는) 명백히 노조를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정말 노조라면 임협에 나서지 마십시오. 본인들이 추구하는 노조가 될지, 어용노조가 될 지는 본인들이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해, 회사와 협상에 나설 경우 다른 노조들을 ‘어용노조’로 규정하겠다며 위압적인 발언도 거침없이 내뱉었다.

조능희 본부장도 “서울에만 900여명 조합원이 있는 (MBC본부를 제쳐두고) 고작 120명 있는 기업노조하고만 협상을 한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이런 작태는 MBC본부 조합원들과 사원들을 능멸하는 짓”이라며 “자랑스러웠던 우리의 직장 MBC를 되찾을 때까지 끝까지 끈질기게 장렬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사측을 비판했다.

조 본부장이 MBC노동조합을 가리켜 ‘기업노조’로 칭한 부분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이는 ‘어용노조’로 호칭할 경우 법적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소송을 피하면서도 MBC노동조합에 대한 ‘어용노조’ 성격의 의미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본사 MBC 내에는 조합원 900여명의 본부노조와, 부장급 선임자 20여명으로 구성된 ‘공정방송노동조합’, 2012년 파업 이후 채용된 경력기자 등 120여명이 가입된 ‘MBC노동조합’ 세 개의 노조가 있다.

MBC는 본부노조 외, 공정노조와 MBC노동조합이 지난 달 교섭 신청을 해오면서 세 노조가 협의해 교섭대표 노조를 결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정해지지 않아 각각의 노조와 개별적으로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MBC가 사내 복수노조들과 개별협상에 나서면서 본부노조 입장에서는 기존 교섭대표노조로서 누리던 기득권의 지위를 사실상 잃게 돼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한 복수노조들의 협상결과가 본부노조 일반 조합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본부노조 측이 소수노조에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MBC의 한 관계자는 “본부노조가 소수 노조 협박에 나선 것은 소수 노조가 회사와 협상타결을 하게 되면, 협상 내용이나 결과가 본부노조 조합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타 노조가 조합원들의 이익을 더 충실히 반영한다는 판단이 선다면, 이로 인해 본부노조 집행부에 대한 일반 조합원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 있고, 이탈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본부노조의 위상이나 영향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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