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주의는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라는 호준석 앵커의 2년여전 교회에서의 발언을 놓고 YTN 기자협회가 “반공웅변대회 사회자가 YTN 앵커?”라며 트집을 잡은데 이어 우장균 전 노조위원장(현 웨더본부 편성제작팀장)이 호 앵커 공격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노조위원장은 18일 사내 게시판에 <호준석 앵커 글에 대한 반론>이란 제목으로 글으로 올리고 “저는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는 ‘반공’이 아니라 ‘민주주의’라 생각한다”며 “반공(anticommunism)은 민주주의 또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자체가 기본가치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수단이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개 수단이 한 나라의 기본가치가 되는 것은 그 나라의 품격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라며 “반공이 ‘대한민국의 기본가치’가 되거나 ‘대한민국의 국시’가 된다면 과거 군사독재 시절처럼 민주주의와 인권 탄압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 앵커는 앞서 자신을 공격한 YTN 기자협회의 비판글에 반박하면서, “반공주의는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라고 발언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반공'은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공산주의 정권인 북한의 세습 독재에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호 앵커 역시 반공주의를 그 자체 목적으로서 이념으로라기보다 북한의 세습 독재에 반대한다는 수단의 차원에서 반공주의가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라고 설명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우 전 노조위원장은 이는 쏙 빼놓은 채 마치 호 앵커가 반공을 그 자체의 목적으로서 지지한다는 식으로 몰아가면서, 인권탄압까지 거론했다. 이 대목은 우 전 노조위원장이 호 앵커의 발언 취지를 오독하고 비약한 견강부회식 해석으로 풀이된다.

우 전 노조위원장은 호 앵커 발언에 대한 자기식 해석을 전제로 글을 이어갔다. 그는 “군사정변을 일으킨 정치군인 박정희의 좌익 경력을 세탁하기 위해 박정희 조카 사위인 김종필이 ‘반공’이란 수단을 노림수로 써먹은 것”이라면서, 자신도 월남한 아버지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든 것처럼 남북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대한민국의 기본 가치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공이 ‘대한민국의 기본가치’가 되면 자칫 평등의 가치가 자유의 가치에 비해 위축돼 민주주의란 반석이 두 기둥에서 떨어져 금이 갈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라며 “저는 호준석 앵커가 교회의 장로로서 그 교회 행사인 반공 웅변대회 행사의 사회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공은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 공정성이란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호준석의 반공주의는 목적 그 자체다? 우장균의 위험한 단정

이처럼 호준석 앵커의 발언을 지적한 우장균 전 노조위원장 역시 “부적절한 편향 발언”이라는 기자협회의 비판 논리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호 앵커가 반공주의 발언을 어떤 취지와 맥락에서 사용했는지는 배제하고, 목적 그 자체로 여긴다고 섣불리 단정, 그걸 전제로 인권탄압 논리까지 엮는 비약까지 나아간 셈이다. 이 역시 상대방의 발언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반론하는 합리적 논쟁의 태도로는 보기 힘든 대목이다.

한편, YTN 내부에서는 호준석 앵커의 반공주의 발언을 놓고 노조 측의 잇단 비상식적 공격이 이어지면서 전과 달라진 YTN 사내 분위기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임 사장인 배석규 체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노조의 이 같은 ‘상식’에 대한 공격적 모습이 노조 친화적인 조준희 사장 체제의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우장균 전 노조위원장 역시 복직 후 1년여 만에 이 같은 종류의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노조위원장은 최근 부장급으로는 이례적으로 해외연수자에 지원, 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위원장은 2008년 구본홍 전 사장 선임에 반발해 출근 저지와 사장실 점거 농성을 주도했다가 해고된 YTN 기자 6명 가운데 한명으로, 2014년 11월 대법원 판결로 복직했다.

그러나 그는, 노조위원장 시절 정권실세를 YTN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한 활동을 일지 형식으로 기록을 남긴 탓에 노사 간 소송 시 재판과정에서 사측의 중요한 증거자료로 제출되도록 만든 당사자로, 일각에서는 그를 YTN 노조를 정치노조로 만든 주역 가운데 한명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