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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대하는 YTN노조 집행부 인사의 ‘황당’ 요구

“YTN 6층 노조 사무실에 와서 ‘제가 박주연입니다’ 하고 인사하면 취재 응하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시국선언 관련 본지 취재를 기피해온 YTN 노조(지부장 권영희) 집행부 인사가 ‘당신이 진짜 박주연인지 알 수 없으니 취재에 응할 수 없다’며 취재 기피 및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성호 노조 사무국장은 11일 통화에서 이 같이 말한 뒤 기자에게 한사코 YTN 노조 사무실로 방문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사무실에 들러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취재에 응해주겠다는 것이다.

YTN은 언론노조 시국선언 관련 여러 구설에 오른바 있다. 노조는 350여명의 조합원 전원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는데, 이 과정에서 동의절차를 분명히 밟지 않아 일반 조합원들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시국선언을 강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평소 민주주의와 공정성을 강조하는 노조 집행부가 일선 조합원들의 의사를 정확히 묻지 않고 독단적으로 강행한 것은 반민주적이라는 비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측의 경우 취재 결과, 당초 노조가 시국선언 참여를 위해 서명을 독려하는 등 사실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분은 조준희 사장 체제가 회사 구성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조차 방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사측은 노조의 시국선언 참여도 상황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가 언론의 문제제기와 취재가 시작되자 서둘러 대응 방침을 밝혔었다.

지난 4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정치사회적으로 첨예하게 갈린 논쟁거리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YTN노조가 특정 입장을 견지하며 참여하는 것은 YTN 공정성과 중립성을 해치는 행위로 보고 있다”며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사규에 따라 엄정 대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측은 엄포와 달리 이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언론인의 교과서 시국선언 참여는 부적절하다는 여론을 의식해 단순한 보여주기 쇼로 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이성호 노조 사무국장 “지금 통화하는 박주연 기자님이 기자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이런 가운데 YTN 노조는 시국선언 관련 취재차 전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한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다가 이성호 사무국장이 연락을 해와 “(내가)전화 통화하는 분 박주연 기자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취재에 응할 수 없으니 노조 사무실로 오시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사무국장은 ‘기자의 취재 내용이 기사로 나가고 있다’ ‘전화 취재가 가능한데 왜 굳이 노조 사무실로 와야 응해주겠다는 것이냐’ 등의 질문에 “취재할 게 있으면 전화로 하지 마시고 와서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건 아니다. 박주연 기자님이 기자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고...제가 누군지도 모르고...”라며 “취재라는 게 그렇잖나. 전화로 하기보다 와서 얼굴 맞대고 질문을 던지면 저희가 답변할 수 있는 건 하는 것이고”라고 말했다.

YTN에 갈일이 있으면 가겠다는 기자의 답변에도 “아니 오시라. 이분이(전화 통화하는 분이) 박주연 기자인지 아닌지 제가 어떻게 아나?”라면서, 기사가 나가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시 “글쎄요 그건 제가...다른 분이 (취재)해서 토스해서 할 수도 있는 거고...한번 오세요. 오셔서 궁금한 거 물어보시라..그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차 YTN 노조 측의 이 같은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질문에 “누군지 알고... 답변을 못하겠다. 기자님이신지 아닌지도 모르고...”라며 “얼굴 보면서 이야기하자. 아무 때나 오시라. 6층 사무실로 오셔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시라”고 했다.

이 사무국장은 ‘굳이 노조 사무실에 꼭 와서 질문하라는 이야기는 듣기에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하자 “그게 아니고 오셔서 질문 궁금한 거 물어보시고 거기에 대해 최대한 답변 드릴 수 있으면 답변하면 좋죠. 한 번도 오신 적 없잖나”라며 “그래도 한 번은 오셔서 ‘제가 박주연입니다’ 하고 인사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노조 사무실에 와서 이른바 ‘얼굴 도장’을 찍고 질문을 해야 취재에 응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의 대표적 보도전문채널이자 언론사인 YTN의 노조에 몸담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기자로서, 언론을 대하는 태도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영방송사의 한 노조 관계자는 “경찰이 주로 쓰는 수법인데, 보통 답변하기 싫을 때 흔히 쓰는 수법으로 기자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비상식적인 답변”이라며 “기자는 상대가 기자 아닌 일반인이라도 그런 식의 말을 한다는 건 어설픈 것이다. 결국 예민한 질문에 답하기 싫다는 뜻”이라고 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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