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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오락가락’한 사법존중 잣대 ‘헷갈리네’

한명숙 판결엔 “법원 정치화” 맹비난하더니 고영주 이사장엔 “마음에 안 들면 법원도 좌경화됐다고 비난하는 사람” 강동원 ‘대선개표조작’ 파문엔 또 “대법원이 3년 가까이 판결 안 해” 불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의 법원에 대한 시각이 오락가락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안에 따라 법원을 비난하기도, 또는 법원 존중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잣대가 종잡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표는 지난 8월 20일 대법원이 한명숙 의원에 대해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3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자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실망이 아주 크다”며 법원을 비난했다.

문 대표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며 “요즘 일련의 사건 판결들을 보면 검찰의 정치화에 이어서 법원까지 정치화됐다는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면서, “대법원이 잘못된 항소심의 판결을 그대로 추인한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사법부만큼은 정의와 인권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가 돼 주길 기대했지만, 오늘 그 기대가 무너졌다.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라고 거듭 아쉬움을 표한바 있다.

문 대표는 또한 향후 당 차원의 대응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번 사건에 관해서 대법원 판결은 종결 판결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야당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겠나”라면서도 “근원적으로는 사법의 민주화와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사법의 독립을 확보해 나가는 정치적 노력들과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한명숙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을 비난했던 문 대표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사법부 비판’에는 전혀 다른 잣대를 갖다 댔다.

문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고영주 이사장은 나뿐 아니라 많은 무고한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몰았던 분이다. 마음에 안 들면 법원도 좌경화됐다고 비난했죠”라며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극단적인 편향이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표의 이 같은 비판은 지난 2일 방문진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영주 이사장이 문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비판한 자신의 발언 사실을 인정하면서 “문재인, 제1야당 대표와 한명숙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받고 사법부 전체를 부정했는데 거기에 비하면 ‘사법부가 일부 좌경화됐다’는 제 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상관없다”고 했던 고 이사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한명숙 전 의원에 대한 사법부 판결을 맹비난했던 문 대표가, 정작 자신은 고 이사장에게 “마음에 안 들면 법원도 좌경화됐다고 비난한다”며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는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강동원 의원의 대선개표조작발언 문제에 대해선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의혹 제기한 사람들이 소송 제기했는데 대법원이 3년 가까이 판결하지 않고 있어”

문 대표는 “대선불복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 18대 대선은 부정선거가 아니라는 당의 입장을 앞세우면서도 법원을 탓하는 듯한 묘한 여운을 남겼다.

문 대표는 15일 청년경제 구상과 관련, 성북구 정릉동을 찾은 자리에서 강 의원 관련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당 내에서는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좀 상식적이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출당 등 강력조치를 요구하는 새누리당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 불거진 의혹을 좀 제기했다고 출당과 제명을 시켜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략적인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선거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는데 3년 가까이 대법원에서 판결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근거가 없다면 빨리 판결을 내려서 의혹을 해소시켜야 하는데, 판결이 없다보니 이들이 여전히 의혹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 법원이 정치적 판단으로 판결을 미루고 있다고 문 대표가 비판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명숙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 당시 문 대표가 “요즘 일련의 사건 판결들을 보면 검찰의 정치화에 이어서 법원까지 정치화됐다는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며 ‘법원의 정치화’ 주장을 꺼낸 것과도 맥락이 닿아 보인다.

이처럼 법원에 대해 문 대표가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데 대해 박한명 시사미디어평론가(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본인, 자기편 위주의 편리한 시각으로 법원을 바라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야권의 강력한 대선주자로서 이런 태도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문재인 대표가 한명숙 전 의원 판결에 대해선 못 믿겠다는 취지로, 또 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 문제와 관련해선 법원을 믿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여당도 한명숙 전 의원 판결은 법원을 믿어야 한다고 했는데, 박원순 아들 병역 의혹에 대해서는 못 믿겠다는 식으로 말한다”면서 “정치권 전체가 아전인수로 자기들한테 유리한 판결은 믿어야 한다고 하고 불리한 것은 법원의 정치적 농간이라는 식으로 그때그때 잣대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문 대표도 그런 모습에서 별다르지 않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그런 모습은) 국민의 보편적 신뢰를 받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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