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중간 수사 결과 연말 정국을 뒤흔든 이른바 정윤회 문건이 실체가 없는 허위문건이라는 발표를 한 가운데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측과 찌라시일뿐 이라고 일축하는 측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는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와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출연해 각각 설전을 벌였다. 노 전 대표는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대통령께서 직접 문건 내용은 찌라시고 국기를 흔드는 사건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검찰에 수사 방향을 제시한 것이 아닌가”라며 “검찰의 수사 결과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결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했기에 오히려 파문이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진 위원은 “조응천, 박관천 두 사람이 찌라시 문건을 왜 만들었는지 그 동기를 파헤치는 게 이 수사의 핵심이었는데, 두 사람이 각각 개인적 야심과 이득을 위해 저질렀다는 부분은 명백히 밝혀졌다”면서 “유진룡 전 장관이 제기한 의혹 부분은 유 전 장관이 왜 그런 의혹을 들고 나왔는지 떳떳하게 밝히도록 언론이 그를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 전 대표는 “유 전 장관의 행위를 도덕적으로 질타는 할 수 있지만, 그것과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가 하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조응천, 박관천이 자신의 출세를 위해 저지른 짓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구두로도 보고할 수 있는 일을 왜 굳이 역사에 남는 대통령기록물로 허위로 작성해 남겼느냐는 것”이라며 “거짓말하는 사람은 보통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서, 또 들통난 경우에도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법인데 검찰 수사는 거짓말을 한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거짓말을 만천하가 알 수 있도록, 스스로가 감출 수 없도록 기록물로 못을 박아놨다는 앞뒤 안 맞는 행위를 한 것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위원은 “그럼 과거 김대업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병무청 관련 사실들을 조작한건 자기가 드러날 걸 알고 그런 거짓말과 사기극을 벌였겠나? 세월호 사건 때 벌어졌던 다이빙벨은 또 어떤가”라며 “청와대 공식 보고서를 만들었으니 사기극으로 볼 수 없다는 건 논리에 안 맞는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은 한 경위 자살과 관련해 청와대 회유설과 관련해선 “청와대가 회유했던 안 했던 한 경위가 자백한 건 회유가 아니라 USB 파일이 발견돼 자백한 것”이라며 “대통령 하나 뽑아놓고 찌라시 같은 사소한 것으로 계속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고 청와대를 흔들어 댄다. 대통령은 권력으로 따지면 고래와 같은 존재인데, 잘못이 있으면 작살로 찔러 고래를 잡아야지 무슨 찌라시 같은 바늘로 계속 찌른다. 이건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대통령과 청와대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겠다는 냉소주의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두 논객은 이번 사건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청와대 내부 공직기강 문제에 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노 전 대표는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 소문이 진실이냐를 떠나서 이렇게 이 정도 됐으면 대통령께서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계속 국정을 수행하는 한 의혹, 불신, 이런 건 계속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서실장과 함께 정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은 “야당과 언론은 대통령이 15년 동안 가깝게 쓰고 성실성과 충성심을 인정하는 사람들을 자르라고 할 땐 범법행위나 도덕적인 잘못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며 “노회찬 대표를 포함해 정치권 중진들도 10여년간 자신이 데리고 있던 측근이 있을 것 아니냐. 누가 근거도 없이 그 사람들 자르라고 하면 자르겠느냐?”고 반문했다. 문건 사건 논란 만으로 대통령 측근을 자르라는 것은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보연 기자 boyeon24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