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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대홍수를 일으켜 인류를 멸망시키려다가 노아라는 사람에게 계획을 미리 알리고 방주를 만들어 가족들과 동물들을 태우도록 시켰다는 설화가 나온다. 이 홍수로 노아의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과 물고기를 제외한 방주에 타지 못한 모든 동물들이 죽었다고 적혀 있다.

전 지구가 물에 잠길 정도의 대홍수가 인류 역사 이래 일어났다는 주장은 현실성 없는 설화에 불과함을 현재는 상식적으로 쉽게 알 수 있지만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겠다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노아의 방주가 실제 있었다고 굳게 믿는다.

그 많은 물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갔는지, 수백만에서 수천만에 이르는 동물들을 태울 수가 있는지 답이 뻔한 이야기를 종교적인 맹신 때문에 이성을 억누르고 억지로 믿는다. 민물에 사는 동물들도 원래의 서식지와 다른 환경으로 옮기면 금방 죽는 종들이 많다. 현재 이렇게 다양한 인종과 유전적 다양성이 수천 년 전에 한 가족에서 출발했다는 주장은 진화생물학자들까지 당혹스럽게 만들 정도로 급진적인 진화를 주장하는 꼴이다.

과학적인 면을 차치하고서도, 인류를 창조했다는 신이라는 존재가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보다 더 잔인하고 광폭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도 기이하다. 세월호 참사로 수백 명이 바다에 잠겨 목숨을 잃었을 때 온 국민들이 비통해하고 참사에 책임을 지닌 사람들에게 분노했다. 그런데 아무리 큰 죄를 저질러도 사형을 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지 따지고 들 정도의 윤리 관념을 가진 시대에, 전 세계 사람들을 물에 빠트려 몰살시켰다는 설화를 믿으며 신을 숭배할 수 있는 것도 신기하다.
 



신화와 현실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

지구의 지형이 어떤지, 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다양한 동물들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었던 옛날 사람들은 그 설화를 사실로 믿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아의 방주와 홍수가 현실성이 없음을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지식을 발견해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홍수 설화를 믿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노아의 방주를 찾겠다고 나서고 찾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몇 년에 한 번씩 노아의 방주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구글 어스에 페루 지역에서 노아의 방주 사진이 찍혔다는 주장도 있었고, 2010년에서는 터키에서, 2006년에는 이란에서 노아의 방주가 발견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전에도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노아의 방주 해프닝와 비슷한 현상은 한의학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한의학은 ‘옳다’는 믿음이 우선시되다보니 마땅히 버려야 할 옛날 사람들의 미개한 생각을 자꾸 현대적 발견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한다.

지난 6월 30일 방송된 MBN <황금알> 프로그램에서 한의사들은 어혈에 대해 각각 다른 주장을 펼쳤다.

“죽은피이다,”, “죽은 피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며 활동성이 떨어진 적혈구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타박상을 어혈이라고 한다.”, “몸 밖으로 배출되는 핏덩어리도 어혈이다.”, “근육통도 어혈에 의해 발생한다.”, “어혈의 의미를 현대의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한중일 3국이 학회를 발족시켜 연구하고 있다.”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 논란으로 유명한 단국대 최원철 부총장은 더욱 차이가 큰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어혈은 암의 원인이 되며 혈액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특이한 모양의 ‘암성 어혈’을 발견해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모호한 한의학의 ‘어혈’ 개념 때문에 현재 한의사들은 제각각 어혈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마치 노아의 방주를 포기하지 못하고 “이것이 노아의 방주다, 저것이 노아의 방주다“라며 각자의 믿음에 따라 찾아 헤매는 광신자들과 비슷하다.
 



과학을 모르던 암흑기에 생긴 허위 개념일 뿐

왜 ‘어혈’이 옛날 사람들이 지식과 지혜의 부족으로 인해 상상해낸 잘못된 개념이라고 인정하지를 못할까?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절 우주가 흙, 공기, 물, 불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졌다는 4원소설 철학으로부터 인체가 열하고 습한 피, 차고 습한 점액, 열하고 건조한 황담즙, 차고 건조한 흑담즙 4가지 체액으로 구성되어 이것들의 조화가 깨져 병이 생긴다고 보았다. 4체액의 균형을 바로잡으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어서 피를 뽑아내거나 설사를 시키는 등의 방법을 썼다. 4체액설은 중세시대까지 약 1,500년간 서양의학의 정설로 굳어졌다.

그러나 중세 이후 유럽인들은 새로운 발견과 실험을 통해 4체액설이 틀렸음을 발견했다. 그들은 자기네 조상들의 우수성을 입증하겠다며 원시적인 개념을 억지로 붙잡고 늘어지지 않고, 지혜롭게 틀린 개념을 버리면서 더 새롭고 완전한 지식을 발전시켰다.

아마 4체액설이 유럽이 아닌 중국과 한국에서 통용되었다면 우리는 TV에서 피, 점액, 황담즙, 흑담즙을 현대의학적으로 꿰어맞추기 위해 각자의 억지 주장을 펼치는 한의사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왜 우리는 폐기된 과거의 서양의학보다 나을 것이 없는 한의학 혹은 중의학을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현대의 과학 지식으로 인해 노아의 방주처럼 옛날 사람들의 상상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음양오행, 오장육부, 기혈 순환, 사상체질, 어혈 따위의 미개한 개념들을 왜 놓지 못하고 집착하는 것일까? 조상들의 잘못된 믿음은 지나간 역사로 접어두고 새로운 지식과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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