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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명의 새누리당 초선들은 왜 배신자가 되었나

[변희재의난중칼럼3] 박대통령의 기회주의적 공천 기준 탓

KBS의 문창극 조작음해 보도가 나온 바로 다음날, 새누리당의 김상민, 민현주, 윤명희, 이재영, 이종훈, 이자스민 의원 등 6인은, 그 조작음해 보도를 그대로 읊으며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중 윤명희 의원은 문창극 후보자의 연설 전문을 다 보지 않았다며 성명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한국자유연합의 김성욱 대표는 “거론된 인물의 면면(面面)에 놀랐다. 한 두명 외에는 이들이 새누리당 의원이란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저들은 종북(從北)난동, 이석기 RO 내란, 북한 도발, 6·4지방선거 등 수많은 국가적 위기 앞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잠자던 자들이 문창극 비판엔 왜 벌떼처럼 일어나는가? 보수주의(保守主義) 가치가 혐오스러워 견딜 수 없었던 것인가?”

2012년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새누리당의 초선 의원은 총 78명이다.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초선 의원들의 역할은 구 정치세력의 나태함을 질타하며 정치권의 새로운 개혁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 총선 서울 강남에서 당선된 뒤, 초선 의원으로서 지금의 강화된 정치자금법을 입법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물론 국민에 인기영합적인 비현실적인 법을 만들었다는 비판은 있지만, 구 정치권이 하지 못하는 자기 개혁을 초선의원의 힘으로 해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았다.

초선 의원의 또 다른 장점은 상대적으로 가치와 이념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2004년 총선에서 대거 108명의 초선의원이 당선된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들 임종인. 정청래 등 초선의원이 중심이 되어, 국가보안법 폐지, 사학법 개악 등의 이른바 4대 입법을 밀어붙였다. 애국노선의 기준으로 볼 때는 반역이었으나, 친노종북 세력의 입장에서는 그들만의 가치와 이념에 충실했다는 점에서는 초선의원의 역할을 제대로 한 셈이다.

조전혁, 진성호, 이명박 정권 말기에 북한인권법 등으로 초선의원 가치동맹 조직

이명박 정권 때의 한나라당에서도 초선의원들은 최소한의 제 역할은 해냈다. 정권 시작하자마자 MBC의 광우병 거짓난동에 걸려들어 좌초의 위기에 빠졌을 때, 조전혁 의원, 진성호 의원, 김용태 의원, 신지호 의원 등을 몸을 내던지며 거짓과 맞서싸웠다. 이들은 정권 말기에 한나라당 내에서 급격히 친노종북 세력과의 야합의 흐름이 노골화되자, 초선의원 15인과 함께 가치동맹을 조직 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북한인권법 제정 등 정통 애국 노선을 지켜나갔다.

2012년 총선 때 입성한 새민련의 초선 의원들도 지난 연말 국정원 손발을 자르기 위해 당 지도부를 집단적으로 압박하는 등, 그들만의 가치 실현에 충실하다. 청년대표로 뱃지를 단 김광진, 장하나 의원의 지속되는 반 대한민국적 노선과 발언을 보라. 반면 문제가 되는 건 무려 78명의 초선의원들이 입성한 새누리당이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비대위원장, 이상돈, 김종인, 이준석 비대위원 등이 주도하여, 이명박 정권 당시 친노종북 세력과 맞서 애국적 가치를 위해 투쟁해온 가치동맹의 주역들인 조전혁, 진성호, 신지호 등등을 숙청해버렸다. 그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이들을 낙천시킨 공식적인 명분은 전혀 없었다. 다들 암묵적으로 친노종북 세력에게 찍혔기 때문에 표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내쳤다는 것을 짐작했을 뿐이다. 그렇게 해서 자리가 나서 얹혀 들어온게 현재의 78명의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이다. 이중,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인물은 김진태 의원, 이노근 의원 두 명 정도이다. 나머지는 김성욱 대표의 지적대로 대부분 누군지조차 모를 정도로, 뒤에 숨어있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정권 두들겨 맞아도 멀찍이서 구경만

박근혜 정권 1년 6개월 동안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초선 의원들이 강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어야할 대표적인 정치적 사안들은 많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JTBC의 손석희가 주도하여 정부 실정으로 거짓음해가 시작되었을 때, 장외의 애국진영에선 국회선진화법과 법사위에 가로막혀 8가지의 선박 안전 관련법들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바로 이때, 과거의 초선의원들의 활동과 비교해본다면, 새누리당의 78명의 초선의원들이 앞장서서 1년 내내 국정원 손발 자르기에 골몰하며 선박, 민생 안전법 처리를 내팽겨친 국회에 대한 반성과 성찰, 자기 개혁을 주문했어야 했다. 나는 내심 최소한 10여명 정도는 국회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대참사를 방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표라도 내줄 줄 기대했다. 그러나 저들은 간단한 기자회견조차 하지 않고, 새민련과 친노종북 언론이 박근혜 정권을 두들겨패는 것을 멀찍이서 구경하며 자기들 몸이나 챙겼던 것이다.

어째서 왜 유독 2012년 총선 때 입성한 새누리당의 초선 의원들만 기존의 초선의원의 최소한의 역할조차 내팽겨친 채, 눈치보기와 뒤통수치기에 역력한 것일까. 특별하게 더 기회주의적인 인물이 많이 들어온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의 초선 의원들 중 과거 애국적 투쟁 경력을 갖춘 인물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저들이 입성할 때의 공천 기준이 더 심각한 원흉이다. 조금이라도 친노종북 세력에 찍히면 곧바로 숙청당하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고 들어왔다. 그들과 동료가 될 뻔했던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영조 대표도 한겨레신문의 광주사태 관련 거짓음해 보도 한방으로 낙마했다. 그걸 뻔히 보고, 그 기회주의적 기준에 적합해서 뱃지를 단 자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친노종북 세력 앞으로 돌진할 가능성은 처음부터 0%였다.

역시 문제는 박근혜 정권이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은 이명박 정권 때, 정권 말기로 가면서 정권을 위해 몸을 던진 사람들이 먼저 죽어나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 다음 총선은 2년 남았다. 1년 6개월 된 여당의 초선의원들이 앞장서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음해하며 내쫓으려 하고 있다. 2년 뒤 총선 때 어떤 꼴이 벌어질지는 안 봐도 훤하다.

하지만 어쩌랴. 바로 이러한 기회주의적 공천 기준으로 이들 기회주의 세력들을 끌어들인 주역이 박근혜 대통령이니, 누굴 탓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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