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파 방송으로 논란이 됐던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 ‘TV비평 시청자데스크’의 현상윤 PD로부터 “미디어 일반에 대한 전문성과 논리 정연한 비평이 뛰어나다”고 극찬을 받았던 미디어오늘 기자의 ‘KBS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방송에서 ‘미디어 평론가’로 소개된 미디어오늘 민동기 기자는 주로 공영방송의 뉴스보도, 그중에서도 특히 KBS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쓰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 일반에 대한 전문성과 논리 정연한 비평이 뛰어나다기보다는 진영논리에 충실한 편가르기식 비판으로 오히려 KBS 헐뜯기에 가까워 보인다.
예를 들어 16일 기사
기사는 먼저 지난 13일 KBS <뉴스9>에서 방송된 ‘이색시구 인기폭발’ 리포트를 언급하면서 “스포츠뉴스에서 소개해도 될 내용을 굳이 ‘간추린 단신’ 전에 별도 리포트로 보도했어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들지만, 주말 저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되는 대목이 있다.”면서 “하지만 15일 저녁 KBS <뉴스라인>에서까지 신수지 선수를 등장시킨 것은 분명 KBS의 ‘오버’이다. 이날 KBS <뉴스라인>은 ‘뉴스토크-화제의 시구 신수지, 제2의 도전’에서 신수지 선수를 인터뷰했다. 내용은 이틀 전 방송된 <뉴스9> ‘이색시구 인기폭발’과 거의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신수지 선수를 직접 스튜디오로 초청해(사전녹화)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 인터뷰 내용을 짤막하게 소개한 뒤 “이미 KBS <뉴스9>에서 이틀 전에 소개된 내용을 굳이 스튜디오로까지 초청해 비슷한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도 ‘오버’지만, 공영방송 뉴스 프로그램에서 오간 질문의 수준과 내용이 ‘비공영방송스러운’ 것은 유감”이라며 “시구 동작을 스튜디오에서까지 선보이게 하고 여기에 ‘눈앞에서 보니 믿을 수가 없다. 손연재 선수도 이런 거 할 수 있나’라는 앵커멘트는 오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기사는 이어 “뉴스가 딱딱하고 권위적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공영방송 뉴스라면 다뤄야 할 것을 제대로 다루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뉴스’를 선보이는 게 온당한 태도”라며 “하지만 KBS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는 제대로 다룬 적이 없고,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등면적 ‘NLL지도’ 또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보분야 전문가인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이 KBS와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까지 한 것은 KBS보도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은 ‘미디어 비평가’라는 민 기자의 본래 불만과 감정이 잘 드러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KBS ‘뉴스라인’의 뉴스토크 코너에 신수지의 출연이 부적절했다면 그 이유에 대해 비판해야 하는데, 민 기자는 갑자기 논지를 KBS 전체로 확대·비약시켜 KBS를 비난한 것이다.
기사는 마지막으로 “물론 이날 신수지 인터뷰가 이색시구에만 집중됐던 건 아니다. 체조선수로서 힘든 점,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도 인터뷰가 진행됐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사안을 제쳐놓고, 신수지 전 리듬체조 선수를 스튜디오로까지 불러내 인터뷰를 할 만큼 이번 사안이 중요했을까. ‘뉴스토크’가 소프트한 아이템을 종종 내보내긴 했지만 이날 ‘신수지 시구동작 재연’은 소프트 아이템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은 것 같다. KBS 한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뉴스가 아니라 코미디다.’”라고 썼다.
KBS 뉴스라인의 ‘뉴스토크’는 기존에 발레리나 강수진씨, 배우 이나영, 박찬욱 감독, 서강석 호남대 총장 등이 출연해 그들의 무용, 영화 작품 세계 등을 듣고 인터뷰를 나누기도 했던 본래 상당히 소프트한 코너다. 서 총장의 경우에는 호남대가 실시하고 있는 ‘건전한 신입생 환영회’에 관해 듣기도 하는 등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는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것과도 거리가 있는 코너다.
그런 코너에서 미국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도 깜짝 화제가 된 시구를 한 신수지를 인터뷰한 것이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인터뷰 대상자를 치켜세워주는 멘트를 다소 과장되게 했다고 해서 트집을 잡고, “질문의 수준과 내용이 ‘비공영방송스럽다’”고 지적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별 문젯거리로 보기 어려운 점을 시시콜콜히 지적한 민 기자의 비평 기사는 다만 뉴스라인 뉴스토크 시간에 신수지의 화제의 일루션 시구를 다뤘다는 이유로 KBS에 비난을 퍼부은 셈이다. 해당 코너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라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결과적으로 KBS를 비난하기 위한 공격 소재로 신수지 선수를 이용한 셈이다.
민 기자의 다른 KBS 비판 기사도 이런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국정원 규탄’이라는 야권 프레임에 맞춰 KBS 수신료 인상저지(“KBS 수신료 인상 아닌 거부운동을 벌여야”, “국민 81.9% KBS수신료 인상 반대” 등) 국정원 촛불 보도 미흡 등(면적 ‘NLL지도 공개’ 한줄 언급 없는 KBS MBC) 등 진영논리에 충실한 비판일 뿐, 공영방송 전체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