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지명자의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지명자의 가족까지 청문회에 참석하도록 허용한 것과 관련해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이 19일 “가정파괴 청문회가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양 회장은 이날 TV조선 신율의 시사열차에 출연해 “청문회 자체가 후보자를 점잖게 격상시켜 검증하는 게 아니고 격하시켜서 문제를 끄집어내 본질을 해체시키는 작업이니까 결국 가족을 데려다 놓고 가정을 파괴하는 것이지 무슨 인사청문회로서 정당성이 있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양 회장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잘 굴러왔다. 청문회가 제도적으로 조금 변화해야 된다는 것이지 마치 증류수처럼 맑아야 된다는 차원에서 서치라이트를 비추는 식은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그래서 인사청문회 모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0문항의 자술서를 기본으로 하는 서류검증을 하고 도덕성 검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청문위원들이 후보자를 마치 피고처럼 다루고 공격하지 않나”며 “청문위원에 나서는 국회의원들도 아무리 선출직이라 하지만 그 사람들도 소정의 검증절차를 받게 해야 한다. 그 후 후보자를 검증하도록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현 인사청문회가 부실하기 때문에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과거 김태호 경남지사도 청문회에 나와 속된말로 한마디에 날아가지 않았느냐”며 “지금도 대한민국 인사청문회는 무섭다. 강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인사청문회 모델을 현실적으로 정립해야 한다”며 “검증을 어느 수준에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어느 기간까지 할 것인지, 또 허용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 인지 등 검증모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그러면서 “얼마 전 김황식 총리의 예가 보도되지 않았나. 그때 국회의원들 하는 태도를 보라. 됐으니 나가라 마라하고 총리는 할 말을 더 하겠다 하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 “지금 국회의원들 수준이 이렇다. 일부라고 해두자. 청문회라고 다 발전되어 가는 게 아니다. 선출직이란 말 그대로 선출된 것이지 도덕성이랑 연계해서 생각할 순 없는 것”이라며 후보자를 검증하는 국회의 도덕성 수준이 높지 않다고 힐난했다.
양 회장은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와 관련해 무기중개업체 로비스트 활동 의혹 등 여러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자질미달이라는 데 공감을 표하면서도 “그렇다고 하여 검증이란 부분이 가족들을 앞에 세워놓고 한다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비인격적인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인사청문회에 내정자 가족까지 참석하는 것은 부작용이 많다며 반대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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