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이 지난 3일과 4일 MBN 방송을 통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근혜 당선인의 비서실장으로 누가 임명될 지에 대해 흥미로운 전망을 내놨다.
비서실장으로 친박 핵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양 회장은 특히 이정현 인수위원회 정무팀장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양 회장은 먼저 3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박 당선인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질긴 인연이 있고, 대통령을 위해 불도저처럼 밀고 나갈 수 있는 정무감각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필수 요소들을 꼽았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양 회장은 이정현 정무팀장을 언급하며 “이 정무팀장이 특징적인 면이 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당 사람으로서 정치와 정무 감각을 익힌 분이고, 홍보, 공보 단장을 하면서 감각도 갖춘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라며 “이분을 주목하게 되는데, 야당의 김부겸 의원이 대구에 출마한 것처럼 이 정무팀장은 서울지역 당선가능성 높은 곳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음에도 광주로 가서 두 자릿수의 높은 득표로 지지를 얻었다. 여러 가지면에서 투혼이라든가, 돌격성, 일을 밀고 가는 추진력, 친화력 등이 뛰어나 이 분이 의외로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후보자 피고 다루듯 하는 국회 청문위원부터 검증하고 청문회 임해야 검증 논리 성립”
양 회장은 박 당선인이 김용준 총리 지명자의 사퇴로 인해 언론검증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점, 또 다시 불통 논란이 일고 있는 인사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박 당선인의 신상털기라는 말은 개인의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검증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의견을 비춘 정도로 이해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면서 “인사스타일이 약간 변화했다지만, 물리적 변화이지 화학적 변화는 아니다. 이번에는 시간도 급하고 제도적 장치도 부족하기 때문에 소위 파견공무원 요청 등 검증을 필요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그러면서 “우리 청문회법도 200여 가지의 프리테스트라고 부를만한 검증요소가 있고, 국세청, 국정원 등 관계기관에 의뢰해 검증하는 것도 있지만, 이번 총리후보는 다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식으로 설마 하다가 그렇게 된 느낌”이라며 “헌재소장, 법원장까지 다 하고, 또 대선공동선대위원장까지 하면서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됐는데 별 이야기가 없었다. 그래서 착각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은 가정부 뿐 아니라 아파트를 렌트하면 이웃 주민들까지 다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검증한다. 고위공직자가 될 사람들은 젊었을 때부터 생활태도를 정리해야 한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왔지만, 그래도 청문회에서 후보자를 앞에 앉혀 두고 국회의원들이 피고 다루듯 굉장히 공격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청문을 저렇게 하는 저 국회의원들부터 고도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야 도덕성 검증 논리가 성립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제에 청문회에 서는 여야 청문 위원들도 일단 검증을 받고 청문회에 선다면 후보자 검증이 좀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박근혜 인사스타일, 국익과 애국심 강조하는 게 닮았다”
한편 양 회장은 4일 방송 MBN 뉴스투데이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딸인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의 유사점과 차이점 등에 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두 사람의 공통점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국가관, 애국심 등에서 모두 닮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밀봉인사 논란에 관해서는 특히 “인사라는 것 자체가 특징이 보안성을 필요로 한다”며 “요즘 밀봉인사라는 얘기를 하는데,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인사라는 건 보안과 등가성이 있지 않나. 김용준 후보자 해프닝도 언론에 많이 노출된 김 전 후보자에 대해 당연히 괜찮다라고 착각, 착시한 부분이 있는데, 이런 걸 가지고 인사논란 얘기하는 건 좀 심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특징짓는 일례를 들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애국심, 국가이익에 관점을 두고 접근했다. 예컨대 야당의 김영선 의원을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주일대사로 발령을 냈다. 한일협정이 맺어지고 주일대사가 끝나고는 다시 통일원 장관으로 중용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포용력 있게, 상대가 반대 측에 서 있어도 국가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인사를 하는 스타일이다. 또 5.16 때 반대에 있던 1군사령관 이한림 장군도 과감히 기용해 중용했다. 포용력을 두말할 것도 없고, 가치관으로 따지면 애국심, 국가이익 이런 부분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또 박 전 대통령과 박 당선인의 유사점으로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신뢰, 의리 있는 부분이 많다”고 꼽았다.
박 당선인이 2인자를 두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박 당선인에 대해서만은 유별나게 2인자를 두지 않는다고 인사스타일을 따지는 것 같은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그 누가 2인자를 키웠나? 아무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런 2인자를 두지 않는다는 지적이 권력분점으로 가는 최근 정치지형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좋은 질문”이라며 “박 당선인은 틀림없이 포용인사로 나갈 것으로 본다. 지금은 초기단계, 출발점에 선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일은(김용준 총리 지명자 사퇴) 출범전의 일이니까, 막상 출범하게 되면 열린 인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회장은 이 방송에서도 비서실장으로 개인적 느낌임을 강조하면서, 역시 이정현 정무팀장이 비서실장으로 유력해 보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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