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순천지청에 의해 밝혀진 전남 순천의 모 대학 사학재단 비리는 가히 충격적이다.
초급대학이긴 하나 소위 지성의 산실이라 자부하는 대학의 총장이 65억이란 교비를 이용해 미술품을 구입하고 대학 부설 유치원 원장에게 월급을 더 주고 돈을 돌려받는 치졸한 수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하니, 그 행태가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 재산인 미술품 등을 판매하면서 실제보다 더 싸게 판 것처럼 속여 매수인으로부터 3억 원을 법인에 기부하도록 해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한다. 무슨 이유로 고가의 미술품을 그리 구입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학 돈을 쌈지 돈 쓰듯이 사용한 것이다.
교과부가 감사에서 법인이 부당하게 집행한 돈을 대학에 다시 입금시켜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수년간 이행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고 한다.
대학에서 파면사유에 해당한 문제를 일으킨 직원을 파면하지 않고 급여까지 지급해 온 사실마저 드러났다.
드러난 사실을 종합해 보면 사학재단이 재단 이사장의 손아귀에 놀아 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수업권이 제대로 보장 받을리 만무하다. 그런 학생들은 졸업후 대개 지역에 자리잡는다. 이런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해당 지역의 '도덕지수'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이런 학생들이 지역이 가야할 길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할 수 있을까? 지역의 미래와 정치에 대해선 과연 어느정도 생각을 갖고 있을까?
순천지역 대학들의 문제점은 이번만이 아니다.
몇 년전인가 순천대학교에서도 해당교수가 연구비를 횡령해 돈을 빼돌린 사건이 터져 지역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또 2년 전에는 순천대학교 총장이 과거 비리에 연루돼 자살하는 사건마저 발생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잊혀질만하면 터지는 대학비리로 인해 순천지역 지식사회는 썩었다는 평가가 나온 지도 오래다.
문제는 이번에 드러난 비리가 굳이 이 대학만이 아니다는 점이다.
조만간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겠지만, 광양지역 모 대학 역시 '거악척결' 차원에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지식사회가 이렇게 썩어 있다보니, 지역이 썩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정치도 썩기 마련이다.
지역사회가 가야할 비전을 제시하고 지역이 잘못된 길을 갈 땐 과감히 채찍을 들어야 할 지식사회가 이렇게 타락한 배경에는 '지나친 온정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선후배와 친인척 등의 관계로 엮어져 있다보니,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 는 식으로 부정비리를 적발하고도 눈을 감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를 문제 삼으면 지역에선 인정머리 없는 야박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주위에서 오히려 왕따 당하기 일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리사실이 외부에 의해 드러나기 전까지는 안에서 푹 묵혀질 수밖에 없다.
주위에 비판과 견제가 없다보니 관행화 돼 토착비리가 된다.외부의 견제가 없다보니고름이 터져나오기 전까지 안에서 푹 곪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때가 되다보면 고름이 터져 나오듯이 비리가 외부에 노출되기 시작한다.
고름부위를 짜내기 위해선 의사가 칼을 들이대 환부를 도려내야 하듯이 검찰이 나서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밖에 없게 된 게 작금의 지역현실이 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학도 교과부 감사에서 교비 부당사용이 지적되자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한 점은 이런 부정비리가 판을 치고 있지만, 순천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세력은 소위 ‘진보’를 표방하고 세력이다는 점이다. 진보의 가장 큰 생명력은 ‘도덕성’임에도 말이다.
진보세력을 표방하는 이상한 정치세력에 열광하는 순천지역 대학들의 이상한 부정비리
참으로 이상한 순천시와 이상한 대학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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