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미 통신원 = 대만의 마잉주(馬英九) 차기 총통이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中華臺北)'를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대만독립 노선의 목표로 지향해온 '타이완(Taiwan)'이라는 국명을 폐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 당선인은 7일 대만 중앙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타이완'이라는 국명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옵저버로 가입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현재로선 '차이니스 타이베이'보다 더 좋은 국명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중화민국의 타이베이 정부'라는 의미의 `차이니스 타이베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들어간 표현으로 과거 국민당 집권 기간에 한동안 사용됐었다.
마 당선인의 이런 실리적 입장은 명칭을 둘러싼 중국과의 불필요한 마찰 요인을 줄이고 양안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간 국제 외교적으로 위축된 대만의 입지를 회복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민진당이 주도하는 대만 정부는 마 당선인의 이런 입장에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총통부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명칭이 아니라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라면서 "'타이완' 명칭을 포기했는데도 양안관계에 구체적 진전이 없을 경우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셰즈웨이(謝志偉) 행정원 대변인도 "어떤 명칭을 써도 중국은 방해하기 마련"이라며 "올해 WHO 총회때 까지는 어디까지나 천 총통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마 당선인의 취임 직전인 오는 5월19일 개막하는 WHO 총회에서 천 총통은 또다시 `타이완' 명의로 가입 신청을 낼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재차 신청 불허를 주장, 가입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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