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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신당, 한나라당과의 결별 혹은 결합

신당의 충청권 의원, 이회창 당 창당으로 동요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10일 자유신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겉으론 한나라당을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정치권에선 이 전 총재와 한나라당을 연결하는 '끈'이 오히려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회창 전 총재는 지난 12월 대선에 출마했다. 이 전 총재가 출마를 발표하기 전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인측은 이를 막기 위해 최대한의 '회유' 노력을 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출마를 선언했다. 만약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과 이 당선인측의 회유에 넘어갔다면 이 전 총재는 기껏해야 한나라당 원로 그룹의 '한명'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 전 총재는 출마 선언 이후 충청권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 이명박 당선인도 심 대표를 영입하려고 했으나 이 전 총재에게 뺏긴 것이다. 이 전 총재의 이번 대선 성적은 15% 이상의 득표율이었다. 거대 정당 한나라당이 이 전 총재의 출마 명분을 문제 삼으며 펼친 파상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값진 '승리'였다.

대선 이후 이 전 총재는 새로운 당을 만들기에 박차를 가한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총재의 신당은 오는 4.9 총선에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공천탈락자들을 비롯해 범여권 보수성향 인사들이 새로운 당으로 말을 갈아탈 경우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통합민주신당의 오제세 의원은 "신당의 충청권 의원 중 절반 정도가 자유신당행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이 전 총재는 자신의 대선출마 선언 이후 지금까지 성공적 정치 행보를 펼쳤다고 할 수 있다. 좀더 적나라하게 말해서 이 전 총재는 자신의 위상을 엄청 높였다. 동시에 강력한 자신의 세력을 구축했다. 그 결과 이 전 총재는 총선을 앞두고 크게 두가지 카드를 쥐게 됐다. 하나는 자유신당 간판으로 끝까지 총선전까지 치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신당 조직을 가지고 한나라당과 거래를 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이 전 총재가 자유신당 조직을 이끌고 한나라당에 들어가면서 당당하게 자신의 지분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인에게도 이러한 시나리오가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전 총재 입장에서도 특별히 손해볼 일도 없다.

한나라당과 이 당선인 입장에서는 보수진영의 분열을 막아 다가오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는 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차라리 이 전 총재 세력을 한나라당 안으로 끌어들여 당 안에서 공천을 정리해 총선에 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총재의 자유신당이 충청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과 이 당선인은 더이상 충청권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된다.

이러한 분석과 맞물려 최근 주목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 당선인측이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를 국무총리로 영입하려고 애쓰는 대목이다. 심 대표는 물론 "이회창 전 총재와의 신의.신뢰관계를 깰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심 대표는 여전히 '유효 카드'라는 게 정치권의 지적이다. 심 대표가 이날 자유신당 창당 발기인대회에 버젓이 참석했음에도 이러한 분석이 나오는 것은 심 대표를 매개로 한나라당과 자유신당이 합칠 수 있음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이 전 총재의 입장에서는 자유신당으로 한나라당과 싸우는 것이나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한나라당에 들어가 싸우는 것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더 낫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전 총재가 한나라당에서 지분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면 굳이 총선에서 피를 흘리며 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피를 흘리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진짜 승리라는 것이다.

이날 자유신당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당 발기인대회를 통해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국제주의의 이념과 가치를 실현하고 온전히 지켜내기 위해 진정한 보수주의를 지향한다"며 "이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들의 동참과 지지를 호소한다"는 요지의 발기 취지문을 밝혔다. 취지문에서 명백하게 '보수주의'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역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과의 결합을 암시하는 듯 하다.

무엇보다 자유신당의 앞 길이 어떠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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