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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에 대한 자화자찬 서울 드라마 어워즈

국제적 권위 갖추기에는 아직 역부족


* 자유게시판의 훼드라님의 글입니다.

제2회 서울 드라마 어워즈가 어제 개최되었다. 서울 드라마 어워즈는 세계 각국의 우수한 드라마를 발굴, 육성하고 특히 국제 미디어 콘텐츠 산업의 붐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취지로 제정된 시상식으로 무엇보다도 세계 각국의 드라마 기술과 아이디어 교류를 통한 문화교류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제2회 서울 드라마 어워즈에 참가한 작품은 총 32개국 120편. 지난해 제1회 시상식 참가작이 29개국 105편임을 생각하면 소폭 늘어나거나 엇비슷한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작년 제1회 시상식을 준비할때는 한류붐이 일어난 동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약 8개국 정도의 참가를 예상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했던것보다 많은 29개국 참가할 정도로 세계 각국 드라마 제작자와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여준것에 주최측이 한껏 고무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이번 제2회 시상식에선 무리하게 초청장을 남발했으나 정작 세계 각국의 주요한 방송 관계자나 스타급 외국 연기자들이 불참을 통보해와 시작하기도 전에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상식 자체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남녀 연기자 수상자가 모두 불참 노른자위가 빠진 시상식이 되어버렸다.


국제적으로 권위를 갖춘 시상식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이 영화부문의 아카데미상, 그리고 방송프로그램에 주어지는 에미상이다. 그리고 에미상의 경우엔 처음엔 미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주는 시상식이었다가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 작품부문도 시상을 하는 제도로 차츰 변화시켜 나갔다고 한다. 한편 국제적으로 알려진 영화 시상식이나 방송 프로그램 부분 시상식은 많은나 오직 ' 드라마 '만을 위한 시상식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방송 3사를 비롯 한국 방송협회등이 ' 서울 드라마 어워즈 ' 같은 시상식 제도를 생각하게 된 것은 역시 한류에 그 뿌리가 있다하겠다. 한류열풍을 일으킨 핵심은 역시 드라마였고, 따라서 한국 드라마 및 대중예술 그리고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열리는 방송3사의 연말 시상식이라던가 대종상, 청룡 영화제 같은 영화제 시상식에 일본이나 중국등 아시아권의 관심도 높아만 갔다. 실제 2년전쯤 한 방송사의 연말 방송대상에서 수상을 한 중견 연기자는 일본,중국의 한류팬들이 대거 방청을 하러 온 모습을 보고는 ' 아카데미 시상식에 온 기분 '이란 소감을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시상식 제도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있어 시상식이 끝나고 나면 이런저런 비판에 시달려왔다. 방송사의 연말 송년파티나 다름없는 연기대상, 연예대상 행사, 공정성 시비에 곧잘 휘말리곤 하는 대종상과 청룡영화제등. 따라서 특히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 제도는 폐지, 혹은 통합하라는 의견이 그동안 종종 있어왔다.

그래서인지 조금 난데없이 등장한 ' 서울 드라마 어워즈 '에 대한 국내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거나 냉소적이다. 저녁 황금시간대에 생중계된 작년 1회 시상식의 경우엔 졸지에 결방된 몇몇 정규프로그램 시청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항의를 하는 일도 벌어졌다.

무엇보다도 한류에 대한 자화자찬 시상식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것이 ' 서울 드라마 어워즈 '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취지에서야 전 세계 드라마교류를 통한 문화교류, 드라마 제작 아이디어 및 기술 교환등을 밝히고 있긴 하지만 만약 한류가 없었다면 이런 시상식을 마련할 생각이나 했었겠느냐 하는 점이다. 한류열풍의 핵심은 역시 드라마였고 ' 드라마 왕국 '이란 비아냥을 들으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한국 드라마가 한류를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와 특히 한국 대중예술의 위상을 높이는데 단단히 한 몫 하지 않았느냐는 점에서. ' 드라마 왕국 '의 수도 서울에서 벌어지는 ' 전 세계 드라마 축제 '를 만들어보는 자신감 넘치는 공세적 기획을 한 셈인데.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류를 ꣁ놓고는 ' 서울 드라마 어워즈 '의 근본적 취지를 설명하기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1회 시상식때의 자화자찬 시상식이란 지적이 있어서인지 2회에서 한국작품은 단편 드라마부문, 청소년 드라마 부문, 미술감독상 부문 세 개만 수상을 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미술감독,촬영감독,음악감독상을 한,중,일 세 나라가 각기 하나씩 수상을 함으로써 마치 한중일 3국의 나눠먹기 시상식같은 모양새가 되기도 했다. 또한 시상기준을 국내외 시청자들이 얼마나 납득할수 있일지도 문제다. 가령 예를들어 장편드라마 후보였던 주몽이 작품상을 수상한 중국의 ' 와신상담 '이나 헨리8세를 소재로 했다는 미국의 ' 튜더스 '와 비교해 어느것이 더 우수한 작품이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한국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 이건 역으로 위성중계등을 통해 지켜볼 외국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아카데미나 에미상 같은 경우를 본따는게 어떨가 하는 제안도 있지만, 그와같은 방식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 국내 방송3사의 연말 시상식 제도야 권위가 떨어진지 오래고, 방송의날에 방송협회에서 주간하는 ' 한국방송대상 시상식 '을 국제적 시상제도로 바꾸는것도 제도나 구조적 측면에서 놓고 볼 때 여러 가지로 무리가 있다. 미국의 아카데미상이 시상식때마다 전세계적 관심을 불러모으는 것은 워낙 미국의 영화가 그만큼 전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왕국의 수도 서울에서 벌어지는 ' 전세계 드라마의 축제 '. 영화제 시상식이야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있고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시상식도 더러 있으나 방송프로 부문중 오직 드라마만을 위한 시상식은 지금까진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미국의 아카데미 영화제때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미국으로 쏠리는 것처럼 드라마 왕국에서 벌어지는 드라마 시상식에 전 세계 드라마 팬의 관심이 쏠리는 그런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정녕 요원하거나 한낱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것일까.

한류열풍 덕분에 연말의 방송3사 시상식이나 청룡영화제, 대종상 영화제등에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한류팬들의 관심이 쏠린지 오래된 시점에서 미국의 아카데미 영화제 같은 오작 드라마만의 시상식을 구상해본 그 아이디어만큼은 기발했다. 미디어 콘텐츠 산업을 향상시키고 드라마를 통한 전 세계인의 문화교류를 이루자는 취지와 지향점 역시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러나 전 세계 유일의 드라마 시상식인 ' 서울 드라마 어워즈 '는 출발부터 이러저러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한류에 대한 자화자찬 시상식이라는 비아냥이야 그런식으로라면 아카데미 영화제도 결국 미국의 자기나라 영화 자랑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를 통털어 드라마만의 시상식 제도는 전무했다는 점에 비추어보아도 또는 한류가 한국드라마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점에서도 ' 서울 드라마 어워즈 '는 국제적 권위를 갖춘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하기엔 많은 문제점과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나마 한가지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제3세계권 드라마에 대한 배려였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대중문화예술이 자국의 전파와 브라운관을 잠식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을 약소국의 드라마 제작자들. 특별상을 수상한 인도나 요르단 그리고 필리핀 작품 수상자의 수상소감은 그래도 서울 드라마 어워즈같은 시상제도가 생긴것에 대해 감사하는 진정성을 느낄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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