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인은 젊고 에너지 넘쳐"
(제천=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한국 영화인들은 젊고 힘과 에너지가 넘칩니다."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마련하는 영화음악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영화음악감독 가와이 겐지 씨가 11일 오후 제천에 도착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도 영화음악아카데미에 참여했지만 서울에서 열렸고, 제천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의 영화음악가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겐지 감독은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제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조성우 음악감독과 대담을 나눈 이후 조 위원장과 교류해왔다.
그는 2004년 '남극일기' '야수' 등 한국영화의 음악을 맡기도 했으며 '칠검' '묵공'의 아시아 합작영화의 음악감독을 맡아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
다음은 겐지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 자리에는 전진수 프로그래머가 동석했다.
--제천음악영화제의 성격에 대해 알고 있나.
▲지난해에 이미 서울에서 공연도 하고 영화음악아카데미에 참가한 적이 있다. 조성우 위원장과 2005년부터 개인적인 인연을 맺고 있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두 사람이 공통점이 참 많다. 술도 좋아하고, 쓰는 기계도 비슷하고. 그런데 음악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겐지 감독은 애니메이션이나 공포영화 장르를 주로 해왔고, 조 감독은 감성적인 선율, 로맨틱한 영화를 주로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어떤 계기로 한국 영화에 참여하게 됐나.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이 음악을 의뢰해왔다. 개인적으로 내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특별히 일본 영화음악이라는, 그래서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영화 속에 음악이 잘 녹아난 건가.
▲일본 영화 만들 때랑 다르지 않았다. 감독도 그걸 바랐다. 평소대로 만들었을 뿐이다. 평소 시나리오에 충실하고 감독의 의견을 존중해 작업한다.
--'칠검' '묵공' 등 아시아 합작영화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현재 아시아 각국에서 합작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 스태프로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홍콩에서 특히 이런 식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범아시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시도는 훌륭한 거다. 내 경우 '칠검' 때 알게 된 일본 이케시 프로듀서와의 인연으로 '묵공'에도 참여하게 됐는데 좀 더 발전된 모습이었다. 아직 나 역시 개인적 차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시스템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앞으로 갖춰질 것이라 본다.
--영화음악가로서 한국 영화음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멜로디 라인이 확실하게 잡혀 있다. 한국 분들은 참 낭만적인 것 같다(웃음).
--음악으로 기억나는 한국 영화는.
▲영화는 아니지만 드라마 '겨울 연가'와 역시 배용준이 출연했던 영화 '외출'이다. '외출'은 조 위원장이 만들었다.
--'공각기동대' 등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과 '링' '검은 물밑에서' 등 공포영화에 주로 참여했는데 좋아하는 장르가 공포와 애니메이션인가.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이런 말 하면 좀 웃겠지만 난 영화를 잘 보는 편이 아니다. 내가 맡은 영화만 본다(웃음). 관객으로서는 청룽(成龍)의 영화를 좋아한다.
(전 프로그래머는 "1년에 영화만 6~7편, 드라마까지 합하면 10편이 넘는 작품을 쓰기 때문에 사실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인들의 특징은 무엇인 것 같은가.
▲영화 스태프들이 젊고, 그래서 힘이 넘치며 에너제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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