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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측, 경선용 선호도 여론조사에 강력 반발

한나라당 여론조사위원회의 일방적 조치, 박측 반발


한나라당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가 자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경선에서 국민 참여 수단으로 채택한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선호도 조사 방식으로 정하려 하자, 이에 대해 특정 후보 측이 경선불참까지 검토할 정도로 반발하면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다시 심각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한나라당 여론조사 전문가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갖고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의 설문 문항을 지지도가 아닌 선호도로 하기로 한 안건을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지도 조사를 원칙으로 제시했던 박근혜 후보 측은 선호도 안이 논의되자 회의를 거부하고 퇴장했으며 이에 전문가위원회는 남은 위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8-3으로 선호도 안아 채택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당의 발표가 있자 박근혜 후보 측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이런 상태로 여론조사 방식이 결정된다면 후보경선 불참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강경방침까지 흘리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게 흐르자 강용식 여론조사전문가위원장은 "제가 `누구를 뽑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는 절충안을 냈는데 한 캠프의 대리인이 퇴장하는 바람에 논의하지 못하고 결국 `누구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겠느냐'와 `누가 대통령 후보로 되는 게 좋으냐' 두 안을 놓고 투표해서 3대 8이 나왔다"면서 "절충안은 `뽑는 것'이라는 표현이 지지도와 선호도의 접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불끄기에 나섰으나 박 후보측의 반발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은 3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여론조사는 투표의사를 묻는 것인 만큼 지지도를 물어야 한다"면서 "투표 의사도 없고 무관심한 분은 인기가요 순위 정하듯이 들어본 사람을 대답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투표일 날 투표하지 않는 무관심층도 투표에 넣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후보경선을 선호도로 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이명박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을 거세게 비난했다. 이 후보 측의 박형준 캠프 대변인은 "그동안 경선 룰과 관련해 불리한 결정을 받았지만 따라갔다. 이번 결정도 우리가 원했던 재질문 조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면서 "작년 5.31 지방선거 때도 `지지도'가 아닌 `선호도'로 택했는데 `관행'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 측이 왜 반발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원칙은 어디 갔느냐"고 박 후보 측을 힐난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지지도 조사와 선호도 조사의 차이가 무엇이며, 왜 이 문제에 양 진영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충돌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선호도 조사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 정도의 문항이 될 수 있다. 반면 지지도 조사란 `한나라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 또는 ‘누구를 찍겠느냐?’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질문 방식은 문항에 따라 여론조사 대상자의 답변이 달라지게 된다.

여기서 여론조사상의 가장 큰 문제점인 '역선택'의 효과가 증대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한나라당 후보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싸우게 될 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쉽게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 즉 약체후보가 예선에서 이기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더 쉽게 설명하면 월드컵 아시아 예선이나 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먼저 결승에 올라 있고 상대 팀은 두 팀이 4강전을 앞두고 있을 때 그 두 팀 중 우리 대표팀이 더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결승에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직 여권은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결승에 오를 선수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예선전을 준비하는 단게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를 또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32강 조별예선 조편성을 앞두고 같은 조에 편성될 상대팀이 본선에 오른 32팀 중 약체팀으로만 같은 조에 편성되길 바라는 심정과 동일하다.

이를 놓고 전화 설문조사를 하면서 '어느 팀이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게 좋겠느냐?'라고 묻는다면 축구에 아주 작은 상식이라도 있는 사람은 32강 중 약체팀들을 고를 것이다. 바로 이를 '역선택'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당 경선을 여론조사로 하도록 결정한 이상 공정한 경선을 관리하여 가장 강한 후보를 선출해야 할 후보경선관리위원회는 이 '역선택' 예방이 가장 심사숙고해야 할 조건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이 설문문항을 '누가 되는 게 좋겠느냐?'라고 채택한다면 한나라당 집권을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역선택을 할 기회를 주는 바보짓을 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방식은 대의원, 당원, 일반국민 등이 참여하는 선거인단 직접투표 80%(18만4천709명)와 여론조사 20%를 합산, 총득표수를 산출, 다득표자를 후보로 지명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전체 직접 투표인단 18만4천709명의 평균 투표율을 약60~65%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투표율이 60%~65% 정도라면 약 11~12만표 정도가 전체 유효득표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여론조사 반영비율 20%란 직접 투표인단을 기준으로 하면 2만5천~3만표가 된다. 이를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한나라당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는 여론조사 방식을 정하면서 3개 여론조사 기관이 2천명씩 6천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뒤 이의 평균치를 경선 반영비율 20%로 하기로 했다. 이를 다시말하면 6,000명에게 전화로 투표하게 한 뒤, 이의 평균치를 산출하게 되므로 6천명이 3만표의 위력을 갖고 있는 것이며 이는 다시 1명의 지지의향이 직접투표자가 행사한 5표의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선호도로 물으면 여권이나 중도층의 지지가 높은 이 전 시장이, 지지도의 경우는 충성심이 강한 지지자가 많은 박 전 대표가 유리하다’ 면서 ‘양쪽 질문 모두 나름대로 다른 정보를 줄 뿐 정답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가인 (주)글로벌리서치 김규철 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헌태 소장의 발언이 현재의 추세를 거의 정확하게 말한 것으로 그 외 더 덧붙일 말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로 보건데 객관적인 위치에서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회에 조언한다면 “오늘 한나라당은 오는 12월 19일 치러질 대통령선거에 당의 후보로 출마할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투표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귀하가 한나라당 후보경선 참여 선거인단이라면 다음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설문 조항이 가장 타당할 것 같다.

이는 여론조사 대상자가 선택한 한 표가 직접투표자 5표의 위력을 지닌 만큼, 직접 투표장에 가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도 심사숙고하여 대답할 것이므로 이런 설문이 되어야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도 후보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공정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오늘(3일) 박관용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장은 심대한 파열음을 내고 있는 여론조사 설문 방식에 대한 최종 결정을 6일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박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네이션코리아, http://nakore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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